위그노연구원 한국본부 개관예배
죽음 무릅쓰고 신앙 지켰으며
광야로 쫓기면서도 예배 드려
지금 한국교회가 본받을 모습
사단법인 유럽 위그노연구원(공동대표 성원용·장광수 목사, 이하 연구원) 한국본부 개관예배가 7월 12일 오후 3시부터 파주 헤이리 예술의마을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개최됐다.
위그노연구원은 16-18세기 300년 동안 극심한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복음을 붙들고 예배와 개혁신앙을 지키며 순교의 길을 걸으면서 교회와 세계 역사를 변화시켰던 위그노의 숭고하고 위대한 역사를 연구해 ‘위그노처럼 믿고 위그노처럼 살기’를 실현하기 위해 창립됐다.
이를 위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는 대한민국 교회에 새로운 영적 부흥의 불씨가 된다 △전 세계에 흩어진 750만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와 선교지에 영적 대부흥의 불길을 일으킨다 △유럽 개신교회와 협력해 유럽 재부흥을 꾀하고 그들과 세계 선교에 이바지한다 △팬데믹으로 사역 현장에서 동력을 잃어가는 목회자와 선교사들에게 영적 대각성과 재헌신 기회를 제공한다 △다음 세대 젊은이들을 위한 아카데미를 개설해 영성·지성·인성을 고루 갖춘 미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 △세미나·문서·출판 등을 통해 종교개혁의 역사와 교훈을 전파한다 등을 실천할 계획이다.
이날 개관예배에서는 장광수 공동대표 사회로 연구원 아태지역 대표 장순현 선교사의 기도, 하프타임 코리아 박호근 대표의 성경봉독, 연구원 이사 서은영 목사의 특별찬양 후 연구원 이사장이자 예장 통합 부총회장인 김의식 목사가 ‘종말론적 위그노 신앙(벧전 4:7-11)’을 주제로 설교했다.
이후 안재형 목사(성령이운행하시는교회), 후원이사 손성기 목사의 축사, 이승민·김선덕 교수의 축가, 성원용 공동대표의 환영사 후 이사 김태원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위그노(Huguenot)는 16-18세기 프랑스 칼뱅파 개신교도들을 주로 일컫는 말로, 프랑스 개신교도들은 지금도 자신들을 위그노로 부르면서 정체성을 붙들고 있다. 국가와 가톨릭에 의해 참혹한 박해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
이 위그노를 25년 동안 연구한 이가 성원용 목사다. 장신대 졸업 후 1996년 3월 프랑스 파리에 도착, 파리 선한장로교회를 개척해 사역하고 있으며, 사역 중 프랑스 전역 위그노 역사의 현장을 답사하고 연구해 왔다. 현재 한·불 선교 코디네이터 등을 맡고 있다.
독일 베를린 오병이어교회 담임으로 사역 중인 공동대표 장광수 목사는 1995년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IMF를 만나 고민하던 중 현지에서 기장·고신·성결 교회를 잇따라 목회하면서 유럽 코스테 실행총무를 지내며 성원용 목사와 함께하다, 위그노연구원 설립에 의기투합했다.
13일 만난 이들은 위그노 이야기가 현재 한국교회에 필요한 이유로 “물질주의와 세속주의가 난무한 가운데 방향을 잃은 한국교회가 믿음의 본질에서 한참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팬데믹 시대에 예배 인원을 제한당하고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했다. 차원이 다른 도전 앞에 선 것”이라며 “이럴 때 죽음을 무릅쓰고 신앙을 지켰으며, 광야로 쫓겨 가면서도 이동식 강대상을 마련해 예배를 드렸던 위그노의 삶과 신앙이야말로 지금 한국교회가 본받아야 할 모습”이라고 밝혔다.
성원용 목사는 2년 전 저술한 <위그노처럼>에서 위그노에게 배우는 10가지 교훈으로 ①용기를 내라 ②고난을 감당하라 ③저항하라 ④디아스포라의 삶을 살라 ⑤개혁자로 서라 ⑥톨레랑스하라 ⑦5개의 솔라(Sola)를 기억하라 ⑧참된 프로테스탄티즘을 추구하라 ⑨교회를 교회되게 하라 ⑩주 안에서 행복하라 등을 꼽고 있다.
장광수 목사는 “팬데믹으로 힘들어하는 조국 교회에 위그노의 신앙 이야기를 다시 전해준다면, 예배에 목숨을 걸고 말씀을 생명처럼 여기는 본질적 신앙으로 되살아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성원용 목사님이 유럽에서 위그노를 오래 연구하셨는데, 저는 이를 구체화시키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원용 목사는 “하나님께서 한 번은 조국 교회에 다시 기회를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선교지를 다녀보면, 한국교회만이 할 수 있는 선교 영역이 있더라”며 “위그노 속에 저희가 던져야 할 불씨가 있다. 위그노를 통해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할 수 있는 불씨가 생기고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교단과 신학, 인종 등을 모두 초월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함께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고 싶다. 저희 연구원은 모든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한 형제로서 교류하는 영적 플랫폼을 꿈꾼다”며 “내년 초부터 파리와 한국에 위그노 역사박물관과 독일통일 박물관을 건립해 남북통일을 위한 기도회를 열고, 이를 동력화해 세계 선교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장광수 목사는 “위그노는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서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성 목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하나님께서 ‘300년 간 극심한 박해를 받고 이름도 빛도 없이 역사에서 사라졌던, 나를 위해 순교했던 이들 이름이 위그노인데 이들을 다시 역사 현장으로 불러줘서 너희를 기뻐하노라’ 하고 말씀하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장 목사는 “저희는 한국교회 재부흥과 함께 남북통일을 사명으로 삼고자 한다. 통일을 이루지 못하는 한, 한국교회는 영광이 없을 것”이라며 “30년 전 독일이 통일된 것처럼, 위그노라는 작은 뿌리를 통해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에 앞장설 것이다. 단 남북통일을 이야기하면 반발도 많고 정치적 오해도 많기에, 독일 통일을 깊이 연구하고 이야기하고자 한다. 독일이 통일 30년 만에 세계 최고 국가가 되지 않았나. 한국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원용 목사는 “위그노들은 세계 역사를 바꿨다. 프랑스에서 종교의 자유를 찾아 탈출한 위그노들은 자신들의 기술과 지식과 문화예술을 곳곳에 전수해 독일과 스위스는 물론 네덜란드와 미국, 멀리 남아프리카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영국 산업혁명의 기반을 닦았고, 프로이센과 비스마르크를 만들어내 독일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했다. 미국의 자유 정신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장광수 목사는 “위그노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위그노처럼 살아야 한다. 핍박의 역사와 감동적 간증들이 있기에 설교 자료로 적합하지만, 그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근원으로 돌아가 본질을 끝까지 붙들고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성원용 목사는 “파리 에펠탑이 유명하지만, 공사 당시 부지를 조성하기 위해 땅을 팠을 때 위그노 순교자들이 한꺼번에 묻혀 있었다고 한다. 그 뒤로 에펠탑을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위그노에 대해 계속 발굴하고 출판하는 일을 할 것이다. 기록문화연구소와 함께 컨퍼런스, 세미나, 집회 등도 열 것이다. 요즘은 교회에서 부흥회 강사로 초청받으면 위그노를 이야기하는데, 놀라운 역사들이 일어난다. 하나의 무브먼트가 되도록 사역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