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34)] 평온함이 부족한 아이들
평온함이 부족한 아이들이 있다. 차분하고 안정감을 갖지 못하는 아이들이다. 평온함의 문제는 습관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 아동이 평온하지 못하면 단순히 성격적 측면을 넘어, 이미 다른 병리적 측면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단시일 내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서둘러 개선해 주어야 한다.
평온함(Calmness)이 부족한 아동은 주의력에 문제를 가진 아동, 정서가 불안한 아동, 또래관계에 문제를 보이는 아동 등이 있다.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은 다음 특징이 있다.
1. 부정적 자아개념의 결과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은 부정적인 자아개념의 결과이다. 부정적 자아개념은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게 만든다고 보아야 한다. 부정적 자아가 부정성을 축적하여 내면에서 불안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흔히 듣던 많은 말들은 “늦었다, 빨리 일어나라, 서둘러, 당장 손을 씻어라, 숙제부터 해라, 성적이 왜 이 모양이냐, 빨리 잠을 자라” 등이다. 끊임없이 걱정하고 잔소리하고 강요함으로써 아동의 행동을 통제한 것이다.
물론 부모가 이처럼 채근하는 것은 아동들을 걱정하며 사랑하는 표현이다. 부모 노릇을 잘하기 위해 애쓰는 태도이다. 그러나 부모의 이런 행동은 아동에게 부정적 자아개념을 갖게 만들 뿐이다.
이 부정적 자아개념은 반대 측면인 긍정적 자아개념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긍정적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자신이 지각한 특성에 긍정적 가치를 준다. 자신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알게 만든다. 부모나 타인과도 적극적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긍정적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매일 생활이 기쁘고 행복하며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는다. 반면 부정적 자아개념을 가진 아동은 불안하고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자신이 나쁘기에 다른 사람이 싫어할 만하며, 무가치하고 무능력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는 아동의 성장경험과 부모의 양육태도가 관련성이 있는 이유다.
2. 심리적 불안 문제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은 심리적 불안이 내재해 있다. 이들에게 평온하지 못한 심리는 감정의 유동성과 존재 불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심리적 불안에 대해 아동은 그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불안에 압도되는 편이다. 이들에게 수시로 변화되는 감정이나 정서는 일정하지 않고 유동적인 편이다.
그러면서도 아동은 분노와 애정, 기쁨과 슬픔 등의 감정을 강하게 나타낸다. 이들은 미움도 강하고 사랑도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것에는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다.
반면 그들이 싫어하는 것에는 강한 증오감을 나타낸다. 이러한 강렬한 감정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면, 스스로의 편견이 일어난다. 그들은 아직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사고보다는 감정이 앞서 작용한다. 이것은 그들의 사고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은 자신의 경험을 전적인 박탈이나 패배(비차원적)로 본다. 또한 돌이킬 수 없는(고정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을 패배자(범주적·판단적)로 생각한다. 그리고 운명이 지워진 인생(비가역적 성격결함)으로 범주화한다.
3. 존재가 무시당한 결과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은 존재가 무시당한 결과이다. 존재가 무시당하면, 자존감이 낮아서 불안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교만이나 자기비하에 빠지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다. 자존감은 자기 존재에 가치를 갖는 마음이다. 사람은 교만을 두고 자존감이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교만은 자존감이 높은 것이 아니다. 자존감이 낮아 스스로를 높이려는 왜곡된 신념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왜곡된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문제를 보지 못해 항상 서툰 모습과 행동이 나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울하다고 생각하는 아동은 시간을 두고 인내하며 처리하는 일에 약하다. 일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인식과 용기, 그리고 인내가 부족해서 무엇을 성취해 내기가 여간 힘들다.
반면 자신이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자기 비하 현상은 스스로를 천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다. 유아기(2-7세) 시절 자율성이나 주도성을 획득하지 못했을 때 자기비하가 형성된다. 그리고 아동기(8-12세) 시절 학습에 대한 근면성을 얻지 못했을 때도 열등감으로 인한 자기비하로 나타난다.
자기비하는 어릴 적 경험하고 느낀 정서적 손상으로 죄책감이나 수치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특히 죄책감이나 수치심은 편도나 해마란 깊은 내면의식에 저장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4. 정리
평온함이 부족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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