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사역 한창인 교회학교 교사 여러분, 90초만 참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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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다시 보기 7] 요즘 것들! 참자! 버텨야만 한다!

90초, 화 유발 성분 빠지는 시간
화내지 말라는 것 아닌 다스리라
화내는 순간 관계 서먹·소원해져
‘구나, 겠지, 감사’로 다스려 보자

▲ⓒFlickr/Michael Bentley

▲ⓒFlickr/Michael Bentley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

다음 세대 아이들, 매주 보지만 참 쉽지 않다. 유명한 수메르 학자인 사무엘 노아 크레이머(S. N. Kramer)가 쓴 《수메르인들》에 보면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나온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이다.

父: 어디에 갔다 왔느냐?
子: 아무 데도 안 갔습니다.
父: 아무 데도 가지 않았는데 왜 빈둥거리느냐? 제발 철 좀 들어라. 학교에 가면 선생님 앞에서 존경심을 표하고 집에 와서는 숙제를 해라. 너의 형을 좀 본받아라. 너는 대체 왜 그러니. 아빠 말을 듣고 있는 거니?
子: 듣고 있어요.
父: 그럼 나의 말을 반복해 보아라.
子: 반복.
父: 따라 해 보라고.
子: 따라 해 보라고.

기원전 1700년 경, 아버지가 자식을 책망하는 내용이다. 1700년 전 아이들도 버릇이 없었다는 사실에 묘한 위로감을 얻는다.

역시 1311년 알바루스 펠라기우스 역시 이렇게 말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한숨만 나온다. 선생님 위에 서고 싶어 하고, 선생님들의 가르침에 논리가 아닌 그릇된 생각으로 도전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어른들은 외친다. “요즘 것들은 버릇이 없어.”

하지만 우리가 교회학교에서 담당해야 하는 아이들이 바로 ‘요즘 것들’이다. 17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요즘 아이들, 여러 가지 이유로 교사를 당황하게 만든다. 한 교사가 찾아왔다.

“목사님! 올해까지만 하고 교사를 그만할까 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을 더 이해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갈수록 아이들을 맡는 것이 힘이 부칩니다. 물어도 대답도 없고, 그렇다고 먹을 것을 사줘도 감흥이 없습니다. 혼자 원맨쇼 하는 기분입니다. 제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학생이 너무 버릇이 없다는 생각도 들어요.”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필자 역시 그런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필자의 노력과 애씀을 무시로 천연덕스럽게 밀어내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너무 버릇 없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교사 베이직》을 저술한 이정현 목사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시*놈아 내 인생에서 꺼지고 신고하지 마… 어린놈한테 욕먹고 댕기니까 좋지?”

필자는 아직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 그러나 만약 저 말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면, 이정현 목사처럼 참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자신은 없다. 요즘 것들! 점점 힘에 부친다.

#사랑에 포기란 없다

사랑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있다고 한다. ‘포기’라는 단어다. 이것은 우리가 ‘요즘 것들’을 포기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김종원 작가가 지은 《너를 스친 바람도 글이 된다》에는 이런 고백이 나온다.

“누군가 말했지.
‘사랑하면 할수록 더 깊은 상처를 받게 되는 거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이야.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더 깊은 상처를 받는 법이니까. 그런데 나는 세상에 대한 내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어. 그렇잖아. 사랑하는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 거잖아.”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상처받는 이유는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교사가 그들을 더 사랑하기 때문에 더 많은 상처를 받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들을 ‘포기’할 수 없다. 오늘 우리의 선택은 ‘포기’가 아니라 ‘인내’여야 한다. 사랑은 포기가 아니라 인내이기 때문이다.

#90초가 모이면 꽃이 핀다

사랑은 인내다. 인내이기에 오늘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90초이다. 90초는 화를 유발하는 화학적 성분이 빠져나가는 시간이다.

교사를 하다가 보면 얼마든지 화가 날 수 있다. 화내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화는 ‘호르몬 작용’이다. 이 말은 곧 화를 다스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이다. 공병호 씨는 《일취월장》에서 말한다.

“90초 법칙을 따라 해보세요. 딱 90초만 참는 겁니다. 분노를 관장하는 호르몬은 90초면 우리의 몸을 빠져나갑니다. 그 다음에 화를 계속해서 낼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하는 것입니다.”

뇌과학자인 질 볼트 테일러(J. B. Taylor) 역시 똑같은 말을 한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 두뇌에는 자동적으로 활성화되는 변연계(감정) 프로그램도 있는데, 하나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다 멈추는데 90초 정도가 걸린다. 어떤 계기로 분노가 발생하면 최초 자극이 있고 90초 안에 분노를 구성하는 화학 성분이 혈류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면, 우리의 자동 반응은 끝난다. 90초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화가 나 있다면, 그것은 회로가 계속 돌도록 스스로 의식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공병호 씨나 테일러의 말에 의하면 딱! 90초만 참으면 된다. 90초면 우리의 뇌는 리셋되고, 화를 유발하는 호르몬은 이미 정리가 된 상태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화가 난다면, 그것은 내가 화내는 것을 계속 선택하기 때문이다.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 씨는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는 책에서 “고수는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임을 강조한다.

교사 역시 가능하면 화를 참아야 한다. 화를 내는 순간 관계가 서먹서먹해지기 때문이다. 서먹해지면 말 붙이기가 참으로 곤란하다. 요즘 말로 ‘뻘쭘’하다. 이내 관계가 소원해진다. 그러니 교사는 억지로라도 화를 참을 줄 아는 고수가 되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화를 참을 수 있을까? 한근태 씨는 자신의 책에서 SK케미칼 최창원 부회장이 화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최창원 부회장은 ‘구나, 겠지, 감사’로 화를 다스린다고 한다. 이런 식이다.

“처음엔 ‘그가 내게 이러는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받아들인다. 다음엔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뭣뭣 하지 않은 게 감사하지’라고 마무리하는 것이다.”

화가 났을 때, 저렇게 찬찬히 생각을 하면 90초가 지나간다. 이미 내 몸에서는 분노 호르몬은 다 빠져나간 상태이다. 언젠가 아이 때문에 화가 나는 상황이 생긴다면, 우리 역시 ‘구나! 겠지! 감사!’를 기억하자.

처음엔 “이 아이가 나에게 또 이러는구나!”라며 현실을 받아들이자. 다음엔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하자. 마지막으로 “그래. 그래도 교회에 온 것만이라도 감사하지”라고 마무리해 보자. 그렇게 찬찬히 생각하다 보면, 90초는 지나간다. 화를 내는 호르몬이 사라진 것이다.

잘 아는 것처럼 꽃을 피우는 데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잘 참고 기다려야 예쁜 꽃을 볼 수 있다. 마찬가지다. 다음 세대 역시 참고 참아야 꽃이 핀다.

그러니 오늘도 90초를 참아보자. 그렇게 90초가 여러 번 반복되는 그 어느 날, 당신은 예쁜 꽃망울을 보게 될 것이다. 참자. 버티고 버티면 결국 예쁜 꽃은 핀다. 그리고 그 칭찬은 하나님께 받는다. 반드시!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크투 DB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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