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왜 읽어도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 않을까?

|  

[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2] 성경은 외계어일까, 수학 문제일까?

아는 한글로 된 성경, 이해 안 돼
신약성경 원어는 평소 사용 언어,
지금 우리 성경은 문어체·고어체
문해력도 갈수록 심각 수준 하락
큐티 문해력? 성경 읽고 쓸 역량
쉬운 말 성경으로 바꿔서 읽어야

▲성경이 있는 정물, 빈센트 반 고흐, 65x78cm, 캔버스에 유채,1885, 반고흐 미술관 소장

▲성경이 있는 정물, 빈센트 반 고흐, 65x78cm, 캔버스에 유채,1885, 반고흐 미술관 소장

우리가 읽는 성경은 한글로 되어 있다. 백성들이 누구나 쉽게 읽고 쓸 수 있게 세종대왕께서 만드셨다는 그 한글 말이다. 하지만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왜 그럴까?

현재 대다수 성도들이 사용하는 번역본은 ‘개역개정판 성경’이다. 이 성경은 원래 1956년도에 발행된 ‘개역한글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1998년에 원어적 완성도와 현대 어법에 맞는 성경을 번역한다는 취지로 발행되었지만, 개정이 최소 폭에 그쳐 아쉬움을 크게 남긴 번역판이다.

더욱이 이 성경이 나온지도 4반세기가 되어간다. 번역의 정확도를 떠나, 성도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성경이 된 것이다. 그렇게 성도들에게 성경은 외계어가 되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읽고 싶어서 노력도 한다. 하지만 읽기 위해 펼치면 수학 문제집이 된다. 공식을 대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옃 개 알고 있는 공식에 성경 구절을 대입해도 풀리지 않는다. 문제 풀이집을 찾는 이유다.

문제는 쉽게 알려준다는 주석을 옆에 갖다놓아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혼자 할 수 없으니 목회자의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 풀리지 않던 성경 구절이 술술 풀린다. ‘일타강사’를 만난 느낌이다. 그러나 집에 와서 다른 성경 구절을 펼치고 배워온 수학공식(?)에 대입해 보면 역시 풀리지 않는다.

성경은 외계어인데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가 되어 우리를 거부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접근 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하나님 말씀이다. 말씀을 이해하려면 언어를 알아야 하는데, 알지 못하는 것이다.

신약성경의 원어는 코이네 헬라어다. 당시 보편적인 사람들이 평상시 사용하던 언어였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보는 성경은 읽기 어려운 문어체에 고어로 되어 있다. 읽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문제점이 하나 더 있다. 우리 문해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심심(甚深)한 사과’ 사태에서 보듯, 우리나라의 문해력 현실은 심각할 정도다. 특히 다음 세대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경우는 더하다.

다수 신문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정보 문해력(디지털 리터러시)은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바닥권을 기록하고 있다. 주어진 문장에서 사실과 의견을 식별하는 능력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식별률이 47%인데, 한국 학생들은 25.6%에 그쳐 꼴찌였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사실(fact)과 의견(opinion)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라는 뜻이다.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인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성경을 이해할 수 있을까? 국어 실력으로 읽어야 한다. 요즘 말로 하면 문해력을 키워야 한다. 대구교육대학교 윤준채 교수는 논문 ‘문해력의 개념과 국내외 연구 경향’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문해력이란 말은 라틴어 ‘literatus’에서 파생되었는데, ∙ ∙∙중세 시대에는 ‘라틴어를 읽을 수 있는 사람’으로,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에는 ‘자신의 모국어를 읽고 쓸 수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되었다.”

필자는 ‘문해력’을 자신의 언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으로 이해한다. 그러니까 큐티를 위한 문해력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읽고 쓸 수 있는 역량이다.

성경 문해력(bible literacy)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성경 버전부터 현재 우리가 쓰는 말에 가까운 것으로 바꾸자. 아가페 출판사에서 출간한 <쉬운성경>이 쉽고 좋다. 대한성서공회에서 발행한 <젊은이를 위한 새 한글 성경>도 추천한다. 다만 구약성경은 올해말 출간될 예정이다.

영어 버전은 ESV(English Standard Version>와 CEV(Contemporary English Version)를 추천한다. ESV는 개역개정, CEV는 쉬운성경 정도의 수준으로 생각해도 된다.

이제 성경을 책상에 놓고 본격적으로 큐티를 시작해 보자!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블로그 읽고 쓴다 운영자
hajueun5@naver.com
blog.naver.com/hajueun5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 한국교회 비전대회’

선교 140주년 한국교회 “건강한 교회 만들고, 창조질서 수호를”

복음은 고통·절망의 역사 속에서 민족의 희망 돼 분열·세속화 얼룩진 한국교회, 다시 영적 부흥을 지난 성과 내려놓고 복음 전하는 일에 달려가며 다음세대 전도, 병들고 가난한 이웃 돌봄 힘쓸 것 말씀으로 세상 판단하며, 건강한 나라 위해 헌신 한국교회총연…

 ‘AGAIN1907 평양대부흥회’

주님의 이름만 높이는 ‘제4차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

탈북민 500명과 한국 성도 1,500명 참석 예정 집회 현장과 이후 성경 암송과 읽기 훈련 계속 중보기도자 500명이 매일 기도로 행사 준비 1907년 평양대부흥의 성령 역사 재현을 위한 ‘AGAIN 1907 평양대부흥회’가 2025년 1월 6일(월)부터 11일(토)까지 5박 6일간 천안 호서…

한기총 경매 위기 모면

한기총 “WEA 최고위층 이단성 의혹 해명해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이 WEA(World Evangelical Alliance) 최고위층의 이단성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다. 2025 WEA 서울총회 조직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한기총은 13일 입장문에서 “WEA 서울총회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WEA 국제이사…

김종원

“다 갈아넣는 ‘추어탕 목회’, 안 힘드냐고요?”

성도들 회심 이야기, 전도용으로 벼랑 끝에 선 분들, 한 명씩 동행 해결 못하지만, 함께하겠다 강조 예배와 중보기도 기둥, 붙잡아야 제게 도움 받지만 자유하게 해야 공황으로 섬기던 교회 결국 나와 책 속 내용, 실제의 ‘십일조’ 정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제42회 정기총회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새 대표회장에 권순웅 목사 추대

세속의 도전 속 개혁신앙 정체성 확고히 해 사회 현안에 분명한 목소리로 실시간 대응 출산 장려, 청소년 중독예방 등 공공성 노력 쪽방촌 나눔, 재난 구호… 사회 책임도 다해 총무·사무총장 스터디 모임으로 역량 강화도 신임 사무총장에는 이석훈 목사(백석) …

저스틴 웰비 대주교

英성공회 수장, 교단 내 ‘아동 학대 은폐’ 논란 속 사임 발표

영국성공회와 세계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캔터베리대주교가 아동 학대를 은폐했다는 스캔들 속에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웰비 대주교는 12일(이하 현지시각) 영국성공회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찰스 3세의 은…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