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한국 북한 인권 컨퍼런스 발언
석방·송환 더 노력해 주시면 감사
유럽 국가들, 지속 문제제기 필요
북한 인권 운동, 비관론도 제기돼
7월 21일 평화한국 주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컨퍼런스에서는 “북한에 억류돼 생사를 알지 못하는 김정욱 선교사의 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정삼 대표(기현정밀)도 발언에 나섰다.
오후 2부 좌담회에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남북한 및 국제사회 협력방안’에 대해 김정삼 대표는 “억류 선교사 생사 확인을 위해 남북한이 함께 연결된 유럽 국가들과 국제기구를 통해 영사 접견을 이룰 수 있도록 이신화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님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위해 운영 자금과 지혜로운 젊은 일꾼을 적극 지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국제 보편 인권을 존중하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고, 특히 국제기구와 협력해 미래와 희망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북한 억류 선교사들이 배고픔과 굶주림, 정치범수용소의 인권침해 속에서 지금의 시간까지 견뎌 준 것만 해도 감사하게 생각하겠지만, 이들의 석방과 송환을 위해 더 노력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통일부 장관님과 차관님이 교체됐는데, 윤석열 대통령께서 이 부분에 관심과 사랑으로 적극 지원해 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정전협정 70년을 맞는 이 해에 통일부에 인권인도실을 세우고 북한 억류 선교사들의 석방과 송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줄 안다.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채워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염원했다.
또 “사회단체의 소통과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화한국과 같이 사랑에 기반해 인권·자유·평화·통일의 기본 가치에 부합하는 일꾼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며 “특별한 당부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님께서 하나님의 생각을 마음에 간직해 행하는 사랑으로 나타내주길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하나님의 생각을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예레미야 29:11)’는 말씀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주어지길, 그때가 속히 이루어지길 간절히 원하고 바라고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2부 좌담회에서는 한국 대표로 발언한 김정삼 대표 외에도 오준 전 유엔 대사를 좌장으로 북한 대표 고영환 박사(전 북한 외교관), 미국 대표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美 북한인권위원회), 중국 정계영 교수(푸단대), 러시아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국민대) 등이 패널로 나섰다.
고영환 박사는 “북한 인권 개선 문제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유엔 등 탁 트인 공간에서의 문제제기도 중요하지만, 사방이 막힌 면담장소 등과 같은 곳에서의 양자 회담, 특히 평양에서 진행되는 제3국과 북한 당국 사이의 공식 회담에서 인권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박사는 “한·미·일처럼 북한이 적대적이라고 간주하는 나라들보다 프랑스·독일·영국·스웨덴·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북한이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라 인식하는 유럽 국가들의 외무성, 국회, 사회당, 녹색당 같은 회색지대 정당 대표들이 북한과의 각급 회담들에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1단계로 위에서 언급한 중립적 유럽 국가들이 전면에 나서 북한 인권 문제를 북한 측과 토의하게 하고, 한·미·일은 조금 뒤로 빠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며 “여기에 인권 향상을 인도주의적 지원 등과 하나의 패키지로 묶을 수도 있다. 한 예로 정치범수용소 규모 축소나 수용소 방문 허락 조건으로 밀가루와 식용유, 당과류, 우유 등을 지원해 주는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또 “2단계로는 한·미·일이 나서 북핵 문제에서 진전이 없더라도 북한 인권 개선이 현저하게 이뤄진다면 쌀과 밀가루, 분유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해줄 수 있다고 제의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며 “핵심은 북핵 문제처럼 북한 인권 문제도 북한이 개선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은 없다는 점을 김정은 지도부에 계속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비관적인 말씀을 드리고 싶다. 최근 북한 인권 개선 이야기가 많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정부와 국제 사회는 북한 인권 상황 개선 방법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며 “북한 정권에게는 주민 인권 침해가 체제 유지 필수 조건이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체제에 대한 공포가 없었다면 그들은 민주화운동을 시작해 엘리트층을 타도하고 동독처럼 잘 사는 한국과 통일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는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인권 침해 문제는 생사 문제이다. 그들은 광화문에서 10만 명이 북한 인권을 규탄해도, 유엔이 날카로운 비판 결의안을 채택해도 꿈쩍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공포정치를 제대로 못하면 자신들의 특권과 권력뿐 아니라 생명까지 잃어버릴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특히 남북한은 분단국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란코프 교수는 “이는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이 운동 덕분에 세계인들은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을 잘 배우고, 북한 정권의 주장을 덜 믿을 것”이라며 “‘인권 침해 모범국’이 된 북한은 외부 원조를 받을 때 보다 심한 감시를 받고, 덕분에 북한 백성들은 보다 덜 고생하고 다른 좋은 결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결과들은 다 주변적인 것”이라며 “북한 인권 개선 운동은 작은 분야들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핵심 목적인 북한 내 인권 상황을 개선할 능력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