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휴식’ 동시 가능한 전라북도 성지순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돌봄여행사, ‘전북 순례길’ 개발

조선 왕조 본향, 전주 기독 순례길
수탈의 아픔, 군산·김제 순례 여행
남도 맛집 투어, 다양한 체험 함께

▲전주 서문교회에서 순례팀의 기념촬영.

▲전주 서문교회에서 순례팀의 기념촬영.

성지순례 전문 여행사 (주)돌봄여행사가 전주와 완주, 군산과 김제의 기독교 성지를 둘러보는 종교문화 힐링 여행상품 ‘전북 순례길’을 내놓았다.

‘전북 순례길’은 소외의 땅에서 복음화율 1위 지역으로 거듭난 ‘한국의 갈릴리’ 전라북도의 선교 역사 현장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선교 역사의 현장에 전주 한옥마을과 새만금 바람길, BTS 마실길 등도 포함돼 있어 관심을 모은다.

1코스는 전주 한옥마을 인근 반경 2km 구간을 잇는 순례길이다. 전라북도 선교 130년사를 조망하는 전주시근대역사기념관을 출발해 한강 이남 최초의 근대식 의료시설인 예수병원과 학생 항일운동의 중심지 신흥학교를 거쳐 김인전 목사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전주 서문교회, 남문교회에 이르는 코스는 전주의 ‘바이블 벨트’로 불린다.

▲전주 선교사 묘역.

▲전주 선교사 묘역.

서문교회는 정적인 전주의 분위기를 예배당에 녹여냈다. 한옥마을 등 전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선교사 묘역’을 방문하면, 조선 왕조의 본향인 이곳이 오늘날 어떻게 복음의 도시로 거듭났는지 느낄 수 있다.

2코스는 전라북도에 60여 교회를 개척한 마로덕 선교사의 길을 찾아간다. 123년 역사의 완주 위봉교회를 시작으로 한국전쟁 때 희생당한 성도들을 추모하는 순교비가 세워진 학동·수만·신월 교회 등을 순례하며 마로덕 선교사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구한말 파송된 루터 올리버 맥커친(Luther Oliver McCutchen, 한국명 마로덕)은 전주와 완주, 진안 등지에 60여 개의 교회를 세우며 ‘복음의 족적’을 남긴 선교사이다. ‘마로덕(馬路德)’이라는 한국식 이름은 ‘말을 타고 험한 길을 건너 덕을 전한 사람’이란 뜻이다.

▲1907년 당회록과 세례교인 명부가 최근 발견된 완주 위봉교회.

▲1907년 당회록과 세례교인 명부가 최근 발견된 완주 위봉교회.

몇 해 전 위봉교회에서는 1907년 당시 당회록과 세례교인 명부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위봉교회 인근에는 ‘BTS 성지’로 유명한 위봉산성과 아원고택도 있어 함께 방문할 수 있다.

3코스는 ‘근대도시’ 군산과 김제를 연결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숱한 수탈의 아픔을 겪었지만, 복음으로 치유돼 다시 일어선 두 도시의 역사를 순례자의 발걸음으로 함께할 수 있다.

출발점은 옛 군산세관이다. 일제 시절 수탈 창구였던 이곳은 호남 선교의 아버지 전킨(William McCleery Junkin) 선교사가 첫발을 뗀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군산 전킨 선교사 기념비.

▲군산 전킨 선교사 기념비.

신흥동 일본식 가옥 등이 자리한 군산 근대화 거리를 가로지르면 아펜젤러순직기념관이 나온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는 1902년 성경 번역 모임 참석차 목포로 가던 중 군산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순직했다.

초창기 호남 선교 기지인 구암교회는 순례 여정의 백미다. 1919년 3·5 만세운동이 벌어진 장소로 옛 예배당은 현재 기념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호남 선교의 문을 연 곳이자 독립운동의 성지인 구암교회에서 민족과 함께 호흡해온 한국 기독교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세계 최장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오른 새만금 방조제(33.9km)를 내달려 만경 평야에 다다르면, ‘노아의 방주’를 본떠 지은 김제 죽동교회를 볼 수 있다. 벽돌로 쌓아 올린 아담한 예배당으로 이 동네의 숨은 ‘사진 맛집’이다.

▲세계 최장 새만금 방조제.

▲세계 최장 새만금 방조제.

‘기역자(ㄱ)’로 유명한 금산교회에서는 ‘남녀칠세부동석’ 전통문화와 어우러진 초기 교회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기역자로 꺾인 건물에서 각각 남성과 여성이 앉아 서로를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교회 건축 양식이다.

1-4코스로 구성된 ‘전북 순례길’은 코스별로 당일, 1박 2일, 2박 3일 등으로 세분화해 움직일 수 있다. 추후 매일 서울-전주를 왕복하는 투어 버스도 운영할 계획이다. 모든 일정에는 전문 해설사가 동행한다.

‘맛과 멋’의 도시인만큼 맛집 투어와 다양한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순례도 식후경’. 한정식과 비빔밥 등 전라도 음식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현지인 맛집 탐방’이 이어진다. 전통 한옥에서 즐기는 다도체험과 고군산군도 유람선 투어는 순례 중 쉼을 선사한다. 마지막 날 밤에는 CCM 아티스트들과 함께하는 치유콘서트 ‘순례자의 밤’이 펼쳐진다.

▲‘남녀유별’을 상징하는 기역자(ㄱ)형 예배당의 금산교회 내부 모습. 설교자는 양쪽 모두를 바라볼 수 있어 ‘남녀유별 속 남녀평등’을 지향하고 있다. ⓒ홍성사 제공

▲‘남녀유별’을 상징하는 기역자(ㄱ)형 예배당의 금산교회 내부 모습. 설교자는 양쪽 모두를 바라볼 수 있어 ‘남녀유별 속 남녀평등’을 지향하고 있다. ⓒ홍성사 제공

‘전북 순례길’은 201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기준 개신교인 비율 1위 전라북도를 대상으로 하는 본격 성지순례이다. 돌봄여행사는 전북CBS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천만 관광도시 전주를 비롯한 전라북도를 ‘성지순례 1번지’로 브랜딩할 계획이다.

전라북도가 지닌 전통과 근대의 향기 안에서 감동적인 선교 현장과 이야기들을 만나는 ‘전북 순례길’ 관련 문의는 돌봄여행사 홈페이지와 대표전화(1644-6979)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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