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전국 성인 1,013명 설문조사... ‘가족’이 압도적 1위
지난 20년간 미국인의 가치관에서 종교의 비중은 감소했지만, 취미나 지역사회 또는 여가 활동, 돈, 친구 및 건강 등의 비중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갤럽(Gallup)은 6월 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50개 주와 컬럼비아특별구에 거주하는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국인의 96%가 가족을 매우 또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과거 2001년과 2002년 사이에 실시했던 같은 내용의 설문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종교가 매우 또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은 과거 65%였지만, 올해는 58%로 감소했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은 ‘지역사회 활동’과 ‘취미 및 여가 활동’을 매우 또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과거에는 미국인의 32%가 지역사회 활동을 매우 또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겼지만, 올해는 55%로 증가했다. 이는 설문조사의 모든 항목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취미나 여가활동이 중요하다는 답변은 2002년 48%에서 올해 61%로, 돈은 67%에서 79%로 증가했다. 일은 74%에서 83%로, 친구는 74%에서 78%로, 건강은 90%에서 92%로 증가했다.
최근 다양한 연구들은 미국인의 종교적 쇠퇴에 대해 경고해 왔다. 2018년 가족연구소(Institute for Family Studies)가 발표한 ‘현대 미국에서 가지는 의미(Meaning in Modern America)’라는 연구에서 심리학 교수인 클레이 루틀리지는 신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삶의 의미를 주로 ‘종교’가 아닌 ‘가족과 친구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루틀리지 교수는 “미국 문화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여러 방식이 변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결혼과 출산 시기를 늦추고, 자녀의 수는 줄어들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점점 더 연결된 반면, 사회적 단절감과 외로움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사회에서 종교가 가진 우선순위의 하락은 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2022년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인구 중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가 전혀 없는 수준까지 쇠퇴할 경우, 사회 복지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종교자유기업재단(Religious Freedom & Business Foundation, RFBF)의 브라이언 그림 회장과 그의 딸인 멜리사 그림이 2016년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종교의 사회경제적 가치는 연간 1조 2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 재단이 2019년 종교와 건강에 관한 학술 저널(Journal of Religion and Health)에 발표한 연구는, 미국 내 13만 개 교회를 기반으로 한 ‘약물 남용 회복 지원 프로그램’의 가치를 최대 3,166억 달러로 평가했다.
연구원들은 종교 자유 및 사업 재단(Religious Freedom & Business Foundation)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신앙 기반 자원 봉사자 지원 그룹들이 매년 미국 경제에 납세자의 비용 부담 없이 3,166억 달러를 절감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종교와 관련한 부정적인 경험(예: 성직자의 성폭력 및 기타 끔찍한 사례)이 일부 피해자들 사이에 약물 남용에 기여하는 요인이 됐지만, 과학적 연구 중 84% 이상이 종교가 중독 예방이나 회복에 긍정적인 요소임을 보여 주며, 검토한 연구의 2% 미만이 위험인 것을 감안할 때, 약물 남용 예방 및 회복에 있어 종교 지향적 접근 방식의 가치는 분명하다”며 “미국 내 종교적 소속의 감소는 종교단체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국가적 건강 문제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