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회장, 기도원 등 제공 나서
여의도순복음, 오산리기도원 등
프랑스·스페인 2,100여 명 수용
새에덴교회, 5백여 명 식사까지
한국교회가 ‘나그네’ 환대와 대접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폭염에 이어 제6호 태풍 카눈이 다가오면서 전북 새만금 야영지에서 생활 중이던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가자 4만여 명이 일시에 숙소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전국 지자체와 기업 등 각종 시설로 분산 배치되는 가운데, 한국교회도 수련회장과 기도원 등 숙식 가능 시설들을 적극 제공하고 있는 것.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시무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는 8일 교회가 운영하는 경기 파주시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과 청소년 수련시설 영산수련원을 정비해 대원들을 위한 숙소로 지원하고 있다.
이날 오산리기도원에는 한국 대원 1,600여 명을 비롯해 프랑스 360여 명, 스페인 220여 명까지 모두 2,100여 명의 대원들을 맞이했다.
이영훈 목사는 8일 오산리기도원에서 “잼버리 대원들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식사나 잠자리 모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려 한다”며 “여러 모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화위복이 돼 모든 이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고 돌아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무엇보다 개신교계를 비롯해 불교계와 천주교계 등 국내 종교계가 하나가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내 편 가르기가 없어지고, 치유되는 하나 됨의 역사를 이루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앞선 8일 오전 교직원 기도회에서도 “하나님은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씀하신다”며 “잼버리 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대원들을 극진히 대접해 보자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번 잼버리 대원 수용을 위해 제47회 전국 초교파 여성금식 기도대성회 장소를 대성회 하루 전날인 7일, 오산리기도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로 긴급 변경했다. 해당 행사는 8-11일 3박 4일간 연인원 약 1만 명이 참석하는 연간 행사였다.
새에덴교회, 500여 명 숙식 제공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도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원들 500여 명을 8월 8일부터 수용해 오는 13일까지 숙식을 제공한다.
새에덴교회는 비전홀을 비롯한 교육관 전체 공간을 개방해 숙소로 제공하고, 방문 대원들에게 매트와 담요를 포함한 침구류와 한국의 정이 담긴 음식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또 7일 밤부터 교회 내 화장실에서 샤워가 가능하도록 전체 시설을 교체하고 있으며, 메디컬처치에서는 코로나19 검사 등 의료 지원도 진행한다.
한교총 대표회장을 지낸 소강석 목사는 8일 SNS를 통해 “잼버리 조직위 요청으로 태풍과 폭염을 피해 서울로 이동하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석한 500여 명의 청소년 대원들에게 음식과 숙소를 제공하게 됐다”며 “현재 저희 교회는 전교인 여름 수련회 기간 중이지만, 잼버리 대원들을 섬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아울러 청소년 대원들에게 시원한 생수와 아이스크림 등을 무제한 제공하며 이들을 섬길 예정”이라며 “아니나다를까 대원들이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교회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와~ 이곳이 천국이네’, ‘진짜 너무 시원해요’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가치를 느꼈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청소년들이 잼버리 기간 동안 불편했던 기억들을 다 지워버리고, 저희 교회와 한국교회의 섬김으로 남은 일정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랑의교회도 시설 개방
서울 서초구 2호선 서초역에서 곧장 연결되는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도 본당을 8일부터 개방했다.
사랑의교회는 교회 내 채플실을 숙소로 사용 가능하도록 하여, 총 1천여 명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사랑의교회 측은 “한국교회와 함께 세계 잼버리 대회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며 “태풍 ‘카눈’ 북상으로 조기 퇴영을 공식 결정한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섬길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