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4] 큐티와 기도
하나님 조용히 만나는 시간
세상 속 ‘노이즈 캔슬링’ 필요
큐티, 하나님 말씀 듣는 시간
기도, 하나님 말씀 묵상 도와
필자는 심한 길치다. 특히 방향 감각이 없는 편이다. 네이버 지도로 목적지를 찾아도 방향을 놓칠 때가 많다. 며칠 전에도 그랬다.
“선생님! OO초등학교가 어느 방향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최대한 정중하게 길을 물었다. 하지만 그 분은 그냥 지나간다. 얼굴을 쳐다보니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질문을 듣지 못한 이유다. 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자신만의 세계에 있었던 것이다. ‘저러다 사고라도 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헤드폰을 쓰면 공간과 분리될 수 있다. 헤드폰을 쓰면 듣고 싶은 소리는 잘 들리고 주위의 소음은 안 들린다. 음악을 듣고 싶어 쓰는 게 헤드폰이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누리기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된다.
기도가 바로 그렇다. 욕망을 찾아 헤메는 세상의 소리를 차단할 수 있다. 기도하면 하나님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간절함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한다.
그러니까 기도하는 일은 헤드폰을 쓰는 것과 같다. 하나님의 음성은 들리지만, 세상의 욕망으로 시끄러운 소음은 차단할 수 있다. 이 세상과 같은 공간이지만 하나님의 세계에 접속되는 까닭이다.
큐티를 하기 위해서는 기도부터 해야 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큐티는 하나님을 조용히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큐티는 ‘Quiet Time’의 약자이고, ‘성경말씀 묵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왜 말씀 묵상이 조용한 시간에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해하면, 큐티를 알게 된다. 성경을 읽는 시간이 바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과만 함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세상은 우리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아무리 조용한 공간이라도 침범해 온다.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부터 각종 SNS가 연결하자고 끊임없이 울어댄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인간관계에 휩쓸려가지 않으면 다행일 정도다. 하나님 말씀을 조용히 묵상하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큐티를 하려면 기도부터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의 욕망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까닭이다. 욕망의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으려면 ‘기도’라는 헤드폰을 써야 한다.
두 번째로는 큐티는 하나님 말씀을 듣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누가복음 1장에서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를 갖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신다. 하나님께서는 하지 못할 일이 없으산 까닭이다. 38절이다.
[(쉬운성경) 마리아가 말했습니다. "보소서. 저는 주님의 여종이오니 당신의 말씀대로 제게 이루어질 것을 믿겠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마리아에게서 떠나갔습니다.]
우리도 하나님 말씀을 듣는 데서 멈추지 말고, 마리아의 고백처럼 하나님 말씀대로 우리에게 이루어질 것을 믿어야 한다.
‘연장이 일한다’는 말이 있다. 일의 성격에 맞는 연장을 사용해야 제대로 마무리가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기술 좋은 기능공이라도 제대로 된 연장이 없으면 솜씨를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큐티할 때도 마찬가지다. ‘기도’라는 연장이 필요하다. 하나님 말씀을 잘 묵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기도하면 하나님 말씀을 잘 듣고, 그 뜻대로 일상을 살게 된다. <묵상의 여정> 저자 박대영 목사의 말이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응답과 참여와 교제와 맡김으로서의 기도는 묵상을 완성하는 길이다.”
‘묵상의 여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연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도해야 묵상의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 큐티는 소통이기 때문이다.
기도는 성도를 하나님과 연결해주는 연장이다. 기도하지 않으면 묵상할 수 없다. 아무리 목수라 해도 연장 없이 집을 지을 수 없는 것과 같다.
이제 자리에 앉아 ‘기도’라는 헤드폰을 쓰자. 세상의 욕망이 쏟아내는 아우성은 단절되고, 오롯이 하나님의 음성이 들릴 것이다. 그렇게 큐티는 시작된다.
이석현 목사
블로그 읽고 쓴다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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