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당 바닥에서 즐거운 시간 만끽”
잼버리 대원들의 숙식을 제공하고 있는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11일 SNS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새에덴교회는 8월 6-9일 교회 내에서 전교인 여름수련회를 진행하던 중,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측 요청에 대원 480여 명을 수용해 숙식을 제공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는 “사실 우리는 8월 6-9일 전교인 여름수련회라는 큰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잼버리 주최 측에서 교회 시설을 사용할 수 없냐는 부탁을 받았다”며 “수련회 행사 중이었기에 거절할 수도 있었지만, 민간(공공) 외교 차원에서 교회도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그래서 숙박시설이 구비돼 있지 않았지만, 교회 비전홀과 교육관을 개방하여 매트를 깔고 숙박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했다”며 “하루 만에 화장실을 샤워실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해, 480여 명의 잼버리 회원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도착한 아이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여기가 천국’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먼저 현직 의사와 간호사로 구성된 교회 메디컬 처치팀이 발열 측정 및 단체생활 중 건강상 문제가 없도록 건강 및 안전을 체크했다”며 “특히 외부에서 온 몸에 벌레 물려 온 아이들에게 연고를 발라주고, 심한 경우 의료진이 항생제 처방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소강석 목사는 “7층 식당을 개방해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했고, 아이스크림 및 생수와 간식 등을 무상으로 무제한 제공하며 더위에 지쳐 있던 아이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줬다”며 “새만금에서 흘렀던 땀은 다음날 캐리비안 베이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며 다 씻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며, 아이들의 힘들었던 시간을 조금이라도 위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소 목사는 “그런데 다른 시에서 회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을 알고 대원 및 책임자들이 그쪽으로 옮기려 했다. 그래서 먼저 아이들에게 샤워 시설이 완벽하고 2인 1실로 방을 쓸 수 있는 시설로 가겠냐고 물었다”며 “그런데 아이들이 비록 강당에서 매트를 깔고 자고 있지만, 이렇게 자신들을 환영해주고 관대하게 대접해주는 이 교회에 남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교회에 남겠다고 하는 그 아이들이 왜 그런지 너무 고마웠다. 우연히 교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좋은 시설이 있는데, 왜 가지 않고 남았느냐’고 물었더니, 그 아이들이 ‘씨시 띵하우’라고 대답했다. 알고 보니 그 친구들은 중국 청소년들이었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지금도 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기에, 야외에서는 아무 활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우리 교회는 모든 시설을 개방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서로 즐겁게 장기자랑을 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소 목사는 “몇몇 언론들이 아이들을 강당 바닥에서 재운다는 부정적 시선으로 보도한 것을 접했다”며 “하지만 그 언론들은 지금 대부분 아이들이 좋은 시설로 떠나지 않고 교회에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아이들이 불편한 강당 바닥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끝으로 “편안하고 편리한 시설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교회의 진심이 아이들의 편안한 웃음과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교회에서 웃고 즐기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대견해서, 그저 감탄스럽기만 하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