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수련회 못 온 아이들, 어떻게 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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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다시 보기 9] 지금이다! 학생들 마음을 잡아라!

수련회 참석했던 아이들
지속적 스킨십과 칭찬을
수련회 불참했던 아이들
호통보단 소통으로 접근

▲지난 7월 말 서산성결교회 전국 초교파 청소년 수련회 모습(위 사진은 본 칼럼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서산성결교회

▲지난 7월 말 서산성결교회 전국 초교파 청소년 수련회 모습(위 사진은 본 칼럼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서산성결교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목사님과 선생님들을 다시 봤어요!”
“쌤들이 잘 챙겨 주셔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겨울 수련회 때는 저녁 프로그램이 제일 좋았어요. 그런데 이번 여름 수련회 때는 선생님들이 해 주시는 밥이 최고였어요.”
“목사님! 선생님! 사랑합니다!!”

필자의 교회에서 진행했던 이번 수련회 소감문이다. 정말 감동적이지 않은가! 가기 싫어했던 아이들의 입에서 ‘즐거웠다’, ‘감사했다’, ‘최고였다’는 고백이 나온 것이.

특히 한 학생의 ‘사랑합니다’라는 고백은 최고의 피로 회복제였다. 2박 3일의 고단함이 싹 씻겨 나가기 충분했다.

그렇다고 감동만 느끼며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기회다.

어떤 기회인가? 학생들의 마음을 더 잡을 수 있는 기회다.

평소와 비교해 학생들의 마음이 활짝 열려 있다. 학생들은 수련회를 통해 이미 하나님 은혜를 경험했다. 여기에 교사들의 헌신을 몸으로 직접 체험했다. 자신을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을 실제로 보았다. 하나님의 일하심과 교사들의 헌신으로, 학생들 마음이 열렸다. 물이 들어올 수 있게 마음이 열린 것이다.

지금이다! 물론 수련회를 마친 지금, 우리 몸도 마음도 피곤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밀물 시간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배가 움직인다.

우리는 지금,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서광원 작가는 《사자도 굶어 죽는다》에서 말한다. “문제는 어떻게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 기회를 어떻게 번영해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적용해 보자면 우리는 이미 수련회를 통해 그 기회는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제 그 기회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하면 좋겠다. 수련회를 간 학생과 가지 않은 학생에게 서로 다른 방법을 써서 노를 저어보는 것이다.

#수련회에 참석한 학생: 지속적인 포옹과 칭찬으로

필자가 이번 수련회를 마치고 스스로에게 가장 뿌듯해했던 것은 ‘스킨십’이다. 지난 동계 수련회 때는 남학생들을 포옹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깨와 어깨가 포개졌다. 동계 수련회 때는 여자 학생들과 손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손과 손이 만났다.

교회 사역 현장에서 포옹은 꼭 필요하다. 미국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Virginia Satir)는 말한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 하루 4번의 포옹이 필요하다. 유지를 위해 하루 8번의 포옹이 필요하다. 그리고 성장을 위해 하루 12번의 포옹이 필요하다.”

사티어는 포옹하면 살 수 있고, 포옹하면 성장한다고 말한다. 이 말이 교회학교에서 실천돼야 한다. 요즘 우리 학생들 중에는 특히 정서적으로 외로운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포옹은 강력한 정서적 교감을 만든다. 육아상담 전문가 이다랑 역시 말한다. “포옹만큼 강력한 애착 도구는 없어요. 피부로 직접 애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생각해 보면 필자의 경우 한 번이 어려웠다. 그러나 어떻게 해서든 한 번 포옹하고, 한 번 손을 잡고 나면, 주일에 포옹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았다. 더 이상 손을 잡는 것도 어색하지 않았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웠고, 세 번은 저절로 됐다. 여기에 중간 중간 학생들을 칭찬하니, 자연스럽게 애착이 형성되었다.

수련회를 잘 참석한 아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스킨십이 필요하다. 동성 학생들에게는 포옹을, 이성 학생들에게는 가벼운 악수 정도면 좋다.

여기에 계속되는 칭찬도 필요하다. 수련회 때 가졌던 좋은 감정이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스킨십을 하라. 포옹과 칭찬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면, 그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다.

#수련회에 불참한 학생: 호통 대신 소통으로

반 모임 시간, 한 선생님이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에게 호통을 쳤다. “선생님이 너를 위해 얼마나 기도한 줄 알아? 네가 어떻게 이번에 참석을 안 할 수 있어? 내년 겨울 수련회 때는 안 가면 정말 혼난다!”

경상권 남자 선생님들은 말이 조금 세다. 여러 지역에서 사역해 보니, 확실히 선생님들의 말투가 조금 투박하다. 물론 마음은 그 누구보다 따뜻하다. 다만 표현에 있어 그렇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 말은 의도치 않게 호통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호통도 문제지만, 호통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 역시 문제다. 요즘 아이들은 호통을 친다 해서 말을 듣지 않는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함부로 호통을 치면 ‘갑질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다르지 않다.

중앙일보 천인성 교육팀장은 말한다. “아버지의 ‘버럭 호통’이 자녀들에겐 마음의 상처로 남는다. … 인성교육엔 아빠·엄마가 따로 없지만, 특히 화내고 호통치는 아빠는 엄청난 ‘마이너스’다.”

잘못 호통치면, 갑질이고 마이너스다. 갑질이 되면 만나기 싫고, 마이너스가 되면 대화하기 싫다.

아니나다를까, 호통치는 선생님 앞에서 학생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얼굴에는 붉은 기가 돌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학생의 얼굴색만 봐도 선생님의 그 말이 가슴에 들어오지 않고 튕겨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생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같은 반 다른 친구들은 수련회에 가서 은혜받고, 함께 즐기고 왔다. 그런데 유독 그 아이만 빠졌으니, 얼마나 눈에 밟혔겠는가!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하지만, ‘표현을 조금 다르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호통이 아니라, 소통이면 어땠을까? 이번 수련회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이번 수련회가 왜 중요했는지, 특히 이번 수련회에서 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크게 느껴졌는지…. 호통이 아니라 소통으로 풀었으면 어땠을까? 불참이 아니라 빈자리로 풀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호통 역시 사랑이다. 정말 필요한 순간이 오면 호통을 칠 수 있다. 그러나 호통을 치기 위해서는 소통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소통 백 번에 호통 한 번이다. 그 정도는 되어야, 학생이 선생님의 호통을 사랑으로 들을 수 있다. 그럴 때 학생은 비로소 ‘나 역시 다음 수련회에 가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다.

자식은 원래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한다. 내 자식도 마음대로 안 되는데, 남의 자식은 오죽할까. 그러기에 내 자식이든 남의 자식이든 양육에는 인내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인내는 호통이 아니라 소통으로 푸는 것이다. 소리쳐서 소통이 될 것 같았으면, 우리 사회는 이미 소통이 되고도 남았어야 한다. 가뜩이나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교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호통이 아니라 소통이다. 그럴 때 아이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수련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한발 물러서서 학생과 소통할 때, 바로 그때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

기회만 보는 교사가 되지 말고, 기회를 잡는 교사가 되자.
수련회를 마친 지금이 기회의 시간이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자.
지금이 학생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최고의 시기이다!

▲김정준 목사.

▲김정준 목사.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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