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생성한 허구의 성경구절이 “예수님이 트랜스젠더를 용납하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다. 이에 대해 기독교 학자들은 우려했지만, 일부 진보 매체에서는 옹호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래딧’(Reddit) 사용자 중 한 명이 챗GPT에 “예수님이 트랜스젠더를 받아들이신다”라는 내용의 가짜 성경 구절을 생성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r/trans”라는 커뮤니티 채널에 게시했다.
해당 사용자(ID:Psychological_Dog527)가 게시한 인용문은 기존의 성경구절과 매우 유사했으며, 심지어 복음서 저자의 운율까지 모방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짜 성경구절은 “그리하여 영혼과 몸이 나뉜 한 여자가 예수 앞에 나아왔다. 고요한 절망 중에 이르되 주여 나는 영과 육이 나뉜 채로 당신께 나아왔나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소망을 가질 수 있나이까?”라고 말한다.
이어 “예수께서 그녀를 인자하게 바라보시며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 자녀여, 자기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은 복이 있다. 그들은 내 아버지의 창조의 가장 깊은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니라. 두려워 말라. 하나님의 나라에는 남자나 여자가 없고, 모두 영 안에서 하나이니라. 사랑하고 사랑받는 자들에게는 내 아버지 나라의 문이 열리리니, 하나님은 몸이 아닌 마음을 보시느니라”고 말한다.
이러한 구절은 성경 어디에도 없지만, 게시자는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나에게 어느 정도 위안을 주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BT 옹호 매체 ‘더 어드보케이트’(The Advocate)는 “챗GPT가 트랜스젠더를 긍정하는 성경구절을 쓰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이를 “관용을 확증하는 사례”라고 표현했다.
온라인 매체 ‘유어탕고’(YourTango)의 점성술 칼럼니스트인 존 선드홈은 이 구절을 더욱 확장시켜 “미국 우익들이 거의 대부분 하나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를 전면적으로 공격하는 상황에서, 이 구절은 매우 필요하다”며 환영했다.
또한 “악성 트랜스포비아(transphobia, 트랜스젠더 혐오)와 반성소수자(LGBT) 정서 및 전국적인 입법으로 인해, 이 구절은 2023년에 특별한 반향을 불러일으킨다”며 “이 법안의 대부분은 기독교 신자들이 지지하며 자금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챗봇이 신학적인 논란을 일으킨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AI가 성경 저자의 원래 의도와 다른 해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메시아닉 유대인 작가이며 CP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브라운은 최근 논평에서 “챗봇의 답변이 진리에 가깝게 들릴 수 있다”면서 기독교 신자들이 분별력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브라운은 예수님이 트랜스젠더를 인자하게 대하실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남자도 여자도 없다”라는 진리가 “성별 구분을 모호하게 하거나 침범하라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바울이 표현한 대로 (갈라디아서 3:28; 골로새서 3:11) 하나님의 나라에는 인종이나 계급이 없다. 유대인이나 이방인, 남자나 여자, 종이나 자유인도 없다. 우리는 모두 예수 안에서 평등하다”며 “하지만 이것이 현실적이고 함축적인 의미에서 성별 구별이 없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신약을 포함한 성경 전체는 성별을 구별하여, 남편과 아내에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며, 오직 두 성별만을 인정한다”고 단언했다.
또한 그는 예수님이 트랜스젠더 정체성을 긍정하시는 것이 아니라, 치유와 회복을 가져다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운은 “예수님이 자신을 남자라고 느끼는 여성에게 ‘온전하라, 그러면 기적적으로, 즉시 그녀의 건강한 가슴은 사라지고 흉터만 남게 될 것이라. 그 후에는 평생 호르몬제를 무료로 주겠다’고 말씀하지 않으셨다”며 “대신, 그분이 그녀에게 ‘온전하라’고 말씀하시면, 즉시 기적적으로 그녀는 자신이 창조된 몸에 대해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수술도 없고, 약도 없이 오직 평안뿐”이라고 했다.
미국의 기독교 변증론 단체 ‘창세기의 답’(Answers in Genesis)의 창립자인 켄 햄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하나님이 믿음으로 회개하는 사람을 다 받으신다고 해서, 우리 문화(및 개인)가 트랜스젠더 개인을 용납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받으신다는 뜻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창조론자인 햄은 “오늘날 누군가를 수용한다고 할 때, 이는 하나님의 계획에 어긋나는 정체성을 축하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나님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받으셨느니라’(에베소서 1:6 KJV)고 말씀하실 때, 이는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죄의 대가를 지불하셨으니 이제 당신은 창조주 앞에서 올바른 신분을 가졌음을 뜻한다”고 했다.
또한 “구원은 하나님이 당신을 죄와 거짓된 신분 속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는 뜻”이라며 “만일 당신이 그분의 자녀라면, 그분은 당신을 거룩하게 하시고, 죄적인 삶에서 떠나도록 부르시며(요한복음 8:11),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르게(누가복음 9:23) 하실 것”이라고 권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