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39)] 분노장애를 가진 아이들
분노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있다. 친구의 행동을 보고 쉽게 화를 내는 아동이다. 화를 내는 아동은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이다.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단순한 행동이나 습관의 차원을 넘어 심리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기에 서둘러 고쳐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심각한 장애로 이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불만이 가득한 아동, 공격성을 보이는 아동, 폭력성을 보이는 아동 등이다.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부정성이 축적된 결과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해 부정적이다. 반면 자존감을 가진 아동은 자기 존재에 대해 긍정적이다. 이는 자신이 가진 능력과 그다지 상관이 없다. 자존감이 없어도 능력이 많은 아동이 있는가 하면, 자존감이 많아도 능력이 없는 아동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어떤 일을 스스로의 능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자신의 존재를 믿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만6세부터 12세, 즉 초등학교 시기에 대체로 형성된다. 자존감은 학습과 대인관계, 그리고 일을 처리하는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 때문에 이 시기에 아동의 주요 발달과업이다.
자존감이 없고 자립심이 부족한 아동의 행동 특성은 너무 순종적이면서 너무 의존적이다. 이들은 혼자 무엇인가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실패를 두려워한다. 의욕을 내지 않고 움츠러들거나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전가하려 한다.
자존감 부족을 나타내는 아이의 행동 특성은 어려울 것 같거나 실패할 것 같으면 중도에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상황에 맞지 않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강한 의존성을 보인다. 다른 아동에게 해달라고 하거나, 남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존감을 가진 아동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어느 정도 능력이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이 뒷받침될 때 존재에 대한 확신을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좌절감의 상태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좌절한 상태로 보아야 한다. 좌절감이란 부정적인 상념(想念)의 에너지가 뭉쳐진 상태이다. 일종의 죄의식이기도 하다.
좌절감을 깊이 들여다보면 어릴 때부터 억압받고 상처받던 안 좋은 기억들이 자기의 기억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안 좋은 기억과 상념(想念)들이 기억 저편에 또아리를 틀고 있으니, 좌절감이 생기는 것이다.
안 좋은 기억들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는 근본적으로 상대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삶의 괴리감은 점점 커져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어려운 상황에 부딪쳐도 헤어나오질 못한다.
좌절감은 있지도 않은 말이 안 되는 생각인 망념(妄念)이라 할 수 있다. 없는 망념이므로 피해망상인 것이다. 피해망상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알고 행동하는 것이다. 아동이 망념과 망상에 시달리면 고통과 괴로움에서 헤어나 올 방법이 없다.
이처럼 망상 중 제일 심각한 것이 피해망상이라 할 수 있다. 피해망상은 자기 자신에 갇히는 병이다. 좌절감과 피해망상은 삶 자체를 억압받고 짓눌려 살다 보니, 성격도 아주 공격적이고 포악해진다.
“저 아동은 나보다 잘났다”, “저 아동은 학벌이 나보다 낫다”, “난 왜 이 모양 이 꼴일까?”, “저 아동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 망념과 망상이 강한 아동은 무엇이든지 비교하고 분석하길 좋아한다. 난 이래서 안 되고, 이것 때문에 못하고, 그리고 무조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3. 존재 대우를 받지 못한 결과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은 존재 대우를 받지 못한 결과이다. 그리고 자신이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한 결과이다.
아동이 자신에 대하여 생각하는 형태는 일종의 자기와의 대화이다. 자기와의 대화는 속으로 생각하면서 자신에 대해 평가하거나 “나는 왜 이럴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주체는 사실상 자신이다. 그렇지만 아동이 이런 사실을 깨닫기는 쉽지 않다. 분명히 이 세상에는 자의식이 있는 아동이 있다. 그렇다 해도 자신을 깨닫는 문제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하물며 아동의 경우는 어떻겠는가. 아마 아동은 자신이 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자기와의 대화가 아동의 존재를 결정한다. 그런 점에서, 사람은 언어적 파생물인지 모른다. 누에가 실을 뽑아 자기 집을 짓듯, 사람도 자기 언어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그 존재인 것이다. 이런 관점은 현재에 이룩된 자기는 아동기에 시작된 내면화된 관계의 언어적 파생물이라는 점을 가능하게 만든다.
인간은 내적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대신 자신과 대화한다. 이런 상호작용은 매우 개인적이다. 외부세계의 사람들 혹은 얼굴을 맞댄 아동과 하는 공적 상호 작용과는 대조를 이룬다. 다만 그것은 여전히 의사소통의 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한 아동이 “나는 내 자신이 싫다”고 말할 때 깨닫지 못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내면 세계에 자신을 짓누르고 경멸하는 아동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을 수 있다.
4. 정리
분노장애를 가진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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