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숄티, 中→北 이동 버스 동영상 공개
부울경 기자회견에서 주장 제기돼
이정하 대표 “신변 불확실성 커져”
매주 월요일 서울, 토요일 부산 집회
광주와 제주에서도 1인 시위 계속
부산·울산·경남 시민들로 구성된 ‘탈북민강제북송중지위원회 부울경(대표 이정하, 이하 부울경)’은 9월 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정부는 2,600명의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북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부울경은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 자유 우방들과 연대해, 중국이 억류 중인 탈북민 2,600명을 강제북송할 경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이콧해야 한다”며 “오는 9월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2,600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세계 70개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NKFC)은 ‘중국 내 탈북민 북송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 단체 수잔 숄티 의장은 지난 8월 31일 회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중국이 8월 29일 버스 두 대를 통해 90-100명의 탈북난민 북송을 시작했다’면서 중국 단둥에서 중조우의교를 통해 북한 신의주로 가는 버스를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부울경은 “일반 탈북민이 아닌 문제를 일으킨 일부 파견 인력 북송이라는 증언도 나왔지만, 성급한 추측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중국 내 탈북민 신변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한 세습 공산왕조는 특권층인 평양 시민들마저 굶주리게 만들었다. 탈북민들은 오로지 살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공안의 눈을 피해 성(性)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람들이 무려 수만 명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유를 위해 사선을 넘은 2,600명의 탈북민들은 중국 공안의 함정 수사에 체포당했다. 코로나 이후 북중 국경이 개방되기 시작했고, 억류됐던 탈북민들이 대규모 강제송환 위기에 처한 것”이라며 “이들이 강제북송되면 기본권 없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강요받거나, 구타와 전기충격, 성폭행 등 고문으로 죽음에 이르고, 무참히 처형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정하 대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유엔에서 제정한 탈북난민들을 인정하지 않고 강제송환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한민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자유 우방들과 연대해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막아달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울경은 “우리는 한·미·일 정상이 작년 11월 13일 프놈펜과 지난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에 주목한다. 한·미·일 3국 동맹은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안보·경제·기술 동맹”이라며 “나아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 진영과 중국 공산당과의 결전을 앞두고, 대한민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해 필수 장치인 한·미·일 동맹이 완성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끝으로 이들은 “중국에 갇힌 2,600명의 탈북민들이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라고 외치는 것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최근 “중국 내 탈북민은 불법 입국자이기에 앞서, 생명과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난민으로 규정돼야 한다”며 “본인 의사에 반하는 강제 북송은 국제규범 정신에 배치되고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도 반한다”고 공개 선언한 바 있다.
김 장관은 “탈북민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국내로 입국하고, 어떤 차별이나 불이익 없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앞선 8월 25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북민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자유의사에 반해 강제북송돼선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중국의 2,600명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다.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매주 기자회견이 열리고, 부산에서도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규탄집회가 진행된다.
이 외에 광주와 제주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 앞에서도 2개월째 1인 시위가 이어지는 등, 중국에 억류된 2,600명의 탈북민들이 생명과 자유를 얻을 때까지 1인 시위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뉴욕 유엔 본부 앞과 워싱턴D.C.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