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도자들, UN 회의서 “이라크 기독교인 대량 학살” 대책 논의

뉴욕=김유진 기자     |  

▲유엔 조사팀 ‘유니타드(UNITAD)’가 주최한, 이라크 쿠르드 지역 내 무장단체 ISIS에 의한 기독교인 대량 학살에 대한 회의.  ⓒUNITAD 이라크 페이스북

▲유엔 조사팀 ‘유니타드(UNITAD)’가 주최한, 이라크 쿠르드 지역 내 무장단체 ISIS에 의한 기독교인 대량 학살에 대한 회의. ⓒUNITAD 이라크 페이스북

이라크의 교계 지도자들이 유엔(UN) 팀 및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국제 대표단과 함께, 쿠르드 지역 내 무장단체 ISIS의 기독교인 대량 학살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 회의는 지난 1일 유엔 조사팀인 ‘유니타드(UNITAD)’가 주관했으며,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 및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ISIL)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 규명을 위해 다양한 국가의 정치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크리스티안 리처 UNITAD 특별보좌관은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ISIS가 이라크의 모술과 니나와 평원(니네베 평원)에서 기독교 문화 유산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은 성명에서 “교회, 수도원, 묘지, 성경 사본 및 기독교 상징물들이 증오와 비인간성에 뿌리를 둔 야만적인 공격의 표적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쿠르드 지방 정부 외교부 국장인 사펜 디자이는 이라크 기독교인들을 위한 피난처로서의 쿠르디스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은 이 땅의 원주민이며, 존엄성과 안전을 토대로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쿠르디스탄 지방 정부 국제 옹호 코디네이터인 딘다르 제바리는 “이라크에 남은 기독교인 20만 명 중 대다수가 쿠르디스탄으로 피신했다”면서, 이라크 내 기독교 박해의 역사를 언급하며 “테러로 인한 난민이 2014년 ISIS의 공격 이후 정점을 찍었다”고 했다.

UNITAD 회의에는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독일, 헝가리 및 유럽 연합에서 온 30명 이상의 기독교 공동체 지도자와 국제 대표가 참석했다.

리처 특별보좌관은 기독교 공동체의 인내에 경의를 표하며 “여러분의 결속력과 인내는 이라크의 기독교 공동체뿐만 아니라 UNITAD에게도 귀감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연루된 ISIS 일당에 대한 개별 사건 파일이 작성되고 있다”며, 이러한 신원이 “증언 증거와 내부 ISIS 문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마크 스트로 미국 주재 총영사와 로돌프 리샤르 프랑스 총영사 대행은 자국이 UNITAD의 조사를 지원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사람은 이라크의 기독교 공동체와 기타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의 중 UNITAD 조사관들은 국제 범죄 수사에 사용되는 현대적인 도구와 방법론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기독교 지도자들은 증거 수집과 목격 증언에 대한 권고사항을 공유하며, ISIS의 국제 범죄를 기록하고, 가해자를 법정에서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이라크 칼레아 가톨릭교회 아브릴 대교구장 바샤르 와르다 대주교는 G20 종교 포럼에 참석해 “이라크의 기독교가 소멸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에 따르면, 이라크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수천 명의 소수종교인들이 살해되거나, 강제 노동을 하거나, 해외로 강제 이주해야 했다.

와르다 대주교는 “이 종파 간 폭력이 끝나지 않는 한 이라크나 중동 어디에서도 종교 다원주의의 미래는 없다. 이 잔인한 논리는 결국 죽이거나 살해할 소수민족조차 남지 않는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1900여 년간 존재한 이라크 기독교인들이 이제 소멸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의 기독교인 수는 한때 약 150만 명으로 추정됐지만, 2003년 미국의 군사 개입이 시작된 이후 20만 명 이하로 감소했다. 미합중국 중부사령부(USCC)에 따르면, 미군과 그 동맹국들은 테러 방지를 위해 2022년에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최소 686명의 ISIS 용의자를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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