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교회 정책연구소 제1회 컨퍼런스
아시아교회 정책연구소(Asia Church Policy Institute, 대표 장봉생 목사) 출범 기념 2023 제1회 컨퍼런스가 16일 서울 서대문교회(담임 장봉생 목사)에서 ‘아시아 교회를 위한 정책, 개혁신학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서대문교회 부설로 설립된 아시아교회 정책연구소에 대해 대표 장봉생 목사는 “정책의 시대에 교단과 한국교회의 정책 수립에 기여하고, 열악한 아시아 42개국 교회와 교단의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며 “함께하는 국내외 연구원들을 통해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에 기초한 정책들을 플랫폼에 올려 최적화된 정책들을 채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장 합동 총회장 권순웅 목사는 “현대 사회는 정확한 통계에 기초한 전문 정책이 이끄는 시대이다. 그래서 모든 나라와 기업이 탁월한 인재들을 모아 R&D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유럽 교회들에 비해 역사가 짧고 열악한 아시아 국가들의 교회와 교단을 돕겠다는 연구소의 목적에 박수를 보낸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안인섭 교수(총신대)가 ‘개혁주의 하나님 나라 신학에서 바라보는 아시아 교회’, 이풍인 교수(개포동교회)가 ‘목회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시아 교회’, 배춘섭 교수(총신대)가 ‘아시아 선교를 위한 이주의 성경적 고찰과 적용’, 주종훈 교수(총신대)가 ‘공동체성과 관계성: 아시아 교회들을 위한 목회 사역의 개혁주의적 토대와 실천 방향’, 김민석 교수(백석대)가 ‘공공 영역에서 아시아 기독교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논평은 강대훈 교수(총신대), 정명호 목사(혜성교회), 박진호·김대혁 교수(총신대), 김은득 교수(미국 칼빈신학교) 등이 차례로 맡았다.
개혁신학적 관점
아시아, 하나님 나라 신학 필요
코로나 이후 신학 교육 길 모색
먼저 안인섭 교수는 “아시아는 세계 인구의 60%가 거주하는 광대한 지역이고, 세계에서 여전히 왕성하게 기독교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향후 인간 문명과 기독교의 미래도 아시아에 있는 것”이라며 “아시아신학연맹(ATA)을 통해 조망해 보자면, 아시아 교회는 현재 코로나19 이후 신학교육의 길 모색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안 교수는 “아시아 교회의 건강한 부흥과 정책 수립을 위한 보편적 신학의 기준은 ‘하나님 나라 신학’이라 할 수 있다”며 “개혁주의 하나님 나라 신학은 안으로는 개인적 죄 용서 및 구원과 관계되는 교회 중심 영적 나라와, 밖으로는 인간의 사회적 삶과 국가와의 관계 속에서 진행되는 나라와의 관계라는 동심원적 구조 속에서 해석돼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우주적 통치 전망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교회는 성경적 개혁신학 토대 위에 세워져야 하고, 다양한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개혁주의적 역동적 대처가 필요하며, 개혁 신학과의 긴밀한 협력과 동역이 절실하다”며 “아시아 교회 정책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생산해 내며 연대해서 플랫폼을 형성해 나갈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아시아교회 정책연구소의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목회현장의 관점
아시아 위해 중국 교회 파트너로
복음화율 낮은 아시아 깨울 역할
이풍인 목사는 “아시아에서는 중국 교회 성장이 빠르게 이뤄져 왔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제까지의 아시아 선교는 주로 하층민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그 나라의 중산층·상류층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쉽지 않았는데, 이것이 풀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한국교회는 기독교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눈부신 발전을 경험하면서 지난 20-30년 동안 아시아 선교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며 “한국 초기 서양 선교사들이 적절한 시점에 교회와 학교, 병원 등 다양한 단체들의 리더십을 이양한 것처럼, 한국교회 후원 아래 아시아 여러 나라에 세운 교회와 신학교, 학교 등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현지인들에게 잘 이양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정체기에 있는 한국교회는 앞으로 세계 선교, 구체적으로 아시아 선교를 담당할 중국 교회를 파트너로 세워야 한다. 이제까지 선교사 한 사람이나 한 교회가 했던 중국 가난한 성도들 대상 사역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까지 축적한 선교와 목회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중국 교회가 인적·물적 헌신을 통해 아직 복음화율이 낮은 아시아를 깨워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담임목사들이 팀을 이뤄 섬기는 연합활동이 꼭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선교신학적 관점
이주 아시아인 현실 고충 돌봐야
이주민 전도해, 역선교 재파송을
배춘섭 교수는 “오늘날 아시아에서 다른 아시아 권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날로 증가하고, 향후 이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이는 곳곳에 다문화 사회를 형성할 것이기에, 교회는 효율적 복음전도 사역을 준비해야 한다. 복음전도뿐 아니라 그들을 환대하고 이주자들이 타문화권에서 겪는 경제적 빈곤, 다문화 가정의 문제, 자기 정체성 혼란, 현지인들과의 마찰, 불법 체류 등 현실적 고충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교회는 이주민들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현지인과 이주민 간에 소통과 존중을 기반으로 사회적 통합을 위한 사역도 실천해야 한다. 문화를 상호적으로 이해하고, 사회통합을 위해 다양한 문화의 개성과 독특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세속 문화의 위험을 경계하고 복음을 통한 문화변혁에 앞장서며, 이주민을 전도해 아시아와 세계 선교를 위한 역선교(reverse mission)의 주역들로 재파송해야 한다”고 전했다.
실천신학적 관점
언약 기반 회심 및 관계성 구축
삼위 하나님 공동체성 반영 주력
주종훈 교수는 아시아 교회들을 위한 목회 사역의 실천 방향과 과제에 대해 “개혁주의 신학은 복음주의 기독교와 더불어 성경과 그리스도 중심성을 인정하지만, 회심 중심 사역을 넘어서는 토대와 방향을 제시한다”며 “개혁주의 목회는 성경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인 ‘언약’에 따라 하나님과 이웃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성을 공동체를 통해 구축하는 것에 집중한다”고 했다.
주 교수는 “언약에 기반을 둔 개혁주의 목회 사역은 회심을 통한 새로운 생명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전인적 관계성 구축에 집중하고, 교회가 삼위 하나님의 공동체성을 반영하는 실제로 나타나는데 주력해야 한다”며 “교회 사역의 선교적 지향점을 명확히 반영하고, 세상뿐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다문화적 상황의 종말론적 비전 제시에 주력해야 한다. 개혁주의 목회 사역의 관계성과 공동체성은 아시아 교회들의 건강한 사역을 위한 토대와 방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적 영역의 관점
세상 파트너로 공공신학적 태도
평화와 기후 위기 공론장 논의를
김민석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기독교가 주류 종교가 아니므로, 기독교와 세상을 본질적으로 구분하면서도 세상을 악으로 간주하지 않고 공공선을 추구하기 위해 세상을 대화와 협력 파트너로 간주하는 공공신학적 태도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적·종교적 상황은 매우 다양하기에 어떤 주제로 다가갈지는 전략적이고 효과적 참여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는 지금 정치·성별·종교·세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으므로, ‘평화’는 매우 시의적절하고 기독교가 가장 잘 기여할 수 있는 주제”라며 “아시아 기독교는 각 국가들의 다양한 갈등 상황을 완화하고 더 안정된 사회로 나아가도록 기독교적 ‘용서’의 개념을 통해 평화를 향해 함께 나아가도록 도전해 아시아 국가들과 기독교가 공동의 ‘번영(flourishing)’을 누리도록 도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자연 재해는 물론, 정치·경제적 문제를 불러오는 기후 위기도 아시아를 비롯한 현대의 전 인류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문제”라며 “공산 독재 체제나 공론장 기능이 약한 곳들에서는 압제받는 자들을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 민주화 투쟁을 격려할 수 있다. 이 밖에 정의, 경제적 불평등, 사회 계급제도, 의료 체계, 공정 무역, 인권, 노동자 기본권 등의 문제들에 대해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개회예배는 대표 장봉생 목사 인도로 당회서기 김명환 장로의 기도, 총신대 박성규 총장의 ‘시대의 물음에 답하는 교회(행 15:11)’ 설교, 미래로함께위원장 김봉수 목사와 전국장로회장 정채혁 장로의 축사, 서영교회 한수환 목사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