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백석대신, 명백한 잘못도 징계 못해 갈등 심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법과 원칙 따라 제재해야 총회 바로 설 것”

거짓 주장 드러나도 사과는 없어
18일 총회에서 다른 소란 가능성
교단 내부정보 활용 괴문서 발송

▲지난해 예장 백석대신 제45회 총회 모습. ⓒ크투 DB

▲지난해 예장 백석대신 제45회 총회 모습. ⓒ크투 DB

예장 백석대신(총회장 허남길 목사)에서 오는 18일 제46회 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겉으로는 갈등 상황이 해결된 듯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세력 간 다툼이 여전히 존재해, 정기총회 때 양측이 크게 충돌할 경우 자칫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올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백석대신 총회는 이번 회기 동안 여러 논란으로 갈등이 증폭된 바 있다. 먼저 사무총장 연임 문제를 두고 한 증경총회장이 사무총장 연임을 반대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4년간 신생 교단의 초석을 놓은 현 사무총장에게 별다른 과오가 없음에도 연임을 반대하고 나서자, 현 사무총장을 지지하는 증경총회장들과 충돌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 뿐만 아니라 이를 기회 삼아 교단 정치 구도를 흔들어 주도권을 잡으려는 몇몇 인사들이 진영 논리를 주장하면서 총회를 분열 양상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교단에서 정치력을 확보하려 애쓰는 몇몇 인사들이 집단으로 유기성 사무총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장로들과 손을 잡고 교단지까지 공격하고 나섰다. 예장 백석대신 총회 신문은 유기성 사무총장이 주필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교단 내에서 영향력이 강하기에, 이를 흔들어보려 한 것이다.

그러나 교단 신문에 대한 이들의 공세는 교단 회원들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했다. 교단 신문과 편집국장을 비난하며 공격한 농어촌선교회장 이수일 목사(음성 흰돌교회)의 주장이 허위사실로 드러났기 때문.

이 목사의 주장이 허위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도리어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수일 목사가 편집국장을 비난한 주장이 허위사실임을 신문에서 폭로하자, 이 목사는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농어촌선교회 회원들과 지난 6월 15일 총회 실행위원회에서 해당 신문 폐기 처분을 요청했다. 물론 실행위원들은 이들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수일 목사는 다음 날인 16일 실행위원 단톡방에 “신문 폐기 처분이 결의됐다”며 실행위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이렇듯 실행위 결과를 반대로 조작하자 총회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수일 목사는 결국 궁지에 몰렸다.

이와 별도로 이수일 목사는 농어촌선교회가 선교를 위해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입수한 백석대신 총회 산하 전국교회 주소록을 활용해, 총회원들에게 교단 신문과 편집국장을 비방하는 우편물을 발송하면서 개인정보 침해 등 큰 문제를 야기했다.

총회에서 분란을 일으킨 것은 이수일 목사뿐 아니다. 장로 증경부총회장 이우식 장로는 실행위 석상에서 유기성 사무총장의 발언 도중 난데없이 끼어들어 반말을 하고 소리를 치는 등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은 비상식적 모습에 교단 목회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장로들의 추태는 다른 실행위에서도 계속됐다. 서울노회 노회장이 발언권을 얻어 발언하고 있는데, 정복섭 장로가 갑자기 끼어들어 “발언을 그만하라”며 목회자를 모욕했다. 의장도 아니면서, 발언자를 제지하는 월권적 행동을 한 것.

이수일 목사와 이우식 장로의 행동이 문제가 되자, 총회 임원회에는 두 인물의 총대권을 제한하라는 안건이 상정됐다. 그러나 이들과 친분이 있는 일부 임원들은 “임원회는 총대권을 제재하는 행정적 권한이 없다”며 임원회 고유 기능인 행정권마저 무력화시켰다.

이처럼 일부 세력들이 잘못된 행동을 거듭함에도 제재를 당하지 않으면서, 오는 18일 수원명성교회에서 열리는 제46회 정기총회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총회 석상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또 다른 세력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 그렇게 될 경우, 총회는 최악의 경우 다시 분열 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에 대해 이수일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행위 현장에서는 의사봉만 두르지지 않았을 뿐, 사실상 신문 폐기 처분 분위기가 우세했다”며 “시골 목사라 회의 절차를 잘 몰랐을 뿐, 우리 주장이 받아들여졌다고 믿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수일 목사는 앞서 허남길 총회장과의 대화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펼치다 뜻을 굽힌 바 있다. 허 총회장이 신문 폐기 처분 결의를 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자, 이수일 목사는 당시 실행위에서 자기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그렇게 해석했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실행위에서 신문 폐기 처분 결의가 없음이 드러나자, 이수일 목사는 “폐기 처분 결의가 없었다” 인정했다. 이수일 목사는 이처럼 자신의 해석이 잘못됐음을 이미 알고 있었으나,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과 같은 억지 주장을 펼친 것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잘못을 행한 이들은 법과 원칙에 입각해 제재해야 총회가 흔들리지 않는데, 백석대신 총회는 이 점이 크게 결여돼 있어 분열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거짓말이 밝혀졌으면, 사과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이 성경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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