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中,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부울경 시민단체, 대규모 규탄집회

탈북민들, 공안 함정 수사로 체포
강제북송 시 고문, 죽거나 중노동
중국, 탈북민 난민으로 인정해야

▲부산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부울경

▲부산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부울경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일인 23일 오후, 부산·울산·경남 시민들로 구성된 ‘탈북민 강제북송 중지위원회 부울경(대표 이정하, 이하 부울경)’은 부산 연제구 시청 앞 광장에서 대규모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집회를 개최했다.

이번 규탄집회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중국 정부가 2,600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북한 세습 공산왕조는 특권층인 평양 시민들마저 굶주리게 만들었다. 오로지 살기 위해 중국으로 탈출했지만, 공안의 눈을 피하려다 성(性)과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북한 주민들이 무려 수만 명”이라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 자유 우방들과 연대해 장차 열릴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재중 억류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 시민들이 피켓을 보여주고 있다. ⓒ부울경

▲참석 시민들이 피켓을 보여주고 있다. ⓒ부울경

시민들은 “자유를 위해 사선을 넘은 2,600명의 탈북민들은 중국 공안의 함정 수사에 의해 체포된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북중 국경이 개방되기 시작했고, 中 억류 탈북민들 대규모 강제송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윤새벽별 청년은 “억류된 2,600명의 탈북민들이 강제북송되면 기본권 없이 혹독한 환경에서 일하도록 강요받거나 구타, 전기충격, 성폭행 등 고문으로 죽음에 이르고, 무참히 처형되기도 한다”고 고발했다.

이정하(46) 대표는 “유엔 이사국인 중국만이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한으로 강제송환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이들을 대한민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탈북민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자유 우방들과 연대하여 공식 입장 발표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부울경

▲이정하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부울경

이날 시민들은 부산 시청 앞 광장에서 중국에 갇혀 있는 탈북민들 2,600명의 자유와 생명을 위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제창하는 것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와 관련해 정 박 美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부대표는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민주주의기금(NED) 주최로 진행된 ‘북한 내 정보 자유 확대’ 컨퍼런스에서 “북한은 점점 국경을 개방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에 구금된 북한 사람들이 강제북송 후 구금과 고문을 당할 위험에 대해 우려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계속 중국에 제기하고,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부울경 시민들. ⓒ부울경

▲시청 앞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부울경 시민들. ⓒ부울경

또 21일 세계 17개국 54개 인권단체들은 시진핑 주석을 향해 중국에 억류 중인 탈북민 강제북송 중단을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중국 내 탈북민은 불법 입국자이기에 앞서, 생명과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난민으로 규정돼야 한다”며 “본인 의사에 반하는 강제북송은 국제규범 정신에 배치되고, ‘강제송환 금지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천명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지난 8월 25일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탈북민들이 어떠한 경우에도 자유의사에 반해 강제북송돼선 안 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집회 후 시민들이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부울경

▲집회 후 시민들이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부울경

이러한 잇따른 입장 표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북·중 국경이 개방되면서, 최대 3만 명에 달하는 중국 체류 탈북민이 강제북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뤄졌다.

이처럼 중국 정부를 향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민간과 국제사회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서울에서 매주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부산에서도 9월 4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규탄집회가 이어졌다. 이 외에도 광주와 제주 중국 대사관 및 영사관 앞에서도 2개월째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 유엔 본부 앞과 워싱턴 D.C., 호주, 캐나다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종교 문맹 시대, ‘기독교 문해력’ 제안합니다”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개…

1인 가구

초핵가족화, 5060 고독사, 비혼 출산, AI, 마약…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김향숙)에서 2024년 연말을 맞아 올해 가정 이슈 관련 10대 뉴스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구체적 내용. 1. 초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 앞당겨져 대한민국은 1인 가구 급증으로 인해 ‘초핵가족화’라는 새로운 가족 구조 변…

김상준

9주년 맞는 ‘원크라이’ 김상준 사무총장 “나라 위한 기도회, 위대한 유산”

‘국가 위한 기도’ 문화 되살려야 그리스도인 최고의 방법은 기도 내년 우크라 인근 방문 기도 예정 원크라이가 2025년 9년째를 맞아 1월 3일 오전 11시부터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될 뿐 아니라, 국내외 집회를 잇따라 열며 지경을 더욱 확대…

탄반연합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5차 기자회견

탄핵반대범국민연합 “계엄, 야당의 폭정과 독재에 대응한 것”

탄핵반대범국민연합(탄반연합)이 18일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4차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정치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도를 강력히 반대하며 헌법재판소에 공정한 판결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서 탄핵반대범국민연합은 지난 12…

박한수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세상은 진리와 거짓의 영적 전쟁터”… 홀리브릿지네트워크, 7천 용사 세운다

3040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 양성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 질서 수호 사회 변혁할 교회/기관/단체 연합 홀리브릿지네트워크 선교회는 3040세대의 젊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창조질서를 수호할 강한 교회를 세우고, 사회 각 영역에서 변혁을 일으킬 …

서울신학대학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제1기 웰다잉 Well-Dying 최고위 과정

“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