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 “108회 합동 총회는 죽었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총회장과 임원들에 사과 및 사퇴 요구

결정 번복 경위와 위법성 조사해야
여성들 총신대원 입학 반대 나설 것
교단 내 남녀 평등과 여성안수 희망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가 25일 오후 합동 총회회관 앞에서 반대 집회 및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회가 25일 오후 합동 총회회관 앞에서 반대 집회 및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예장 합동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동문회(회장 이주연 전도사)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총회회관 앞에서 ‘여자 강도사 허용 취소 항의 팻말시위 및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예장 합동 제108회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에서는 여성사역자지위향상 및 사역개발위원회(이하 여사위)가 여성 강도권 허용과 여사위 상설화 등을 보고해 총회 이튿날인 19일 총대들의 결의로 통과됐으나, 이틀 만인 21일 오후 이것이 철회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장 이주연 전도사는 ‘여성 사역자를 우롱한 예장 합동 108회 총회의 불법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여동문회는 “2023년 9월 19일 108회 예장 합동 총회는 오정호 총회장 사회로 여성사역자 지위 향상 및 사역개발위원회(이하 여사위) 보고를 통해 여성 강도권 허용과 여사위 상설화를 참석한 총대들의 반대 없는 찬성으로 통과시켰다”며 “그런데 21일 오후 총회 임원들과 몇몇 위원회 위원들에 의해 총대들의 찬성으로 통과된 여성 강도권과 여사위 상설화를 백지화시켰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총회 정식 회무에서 통과된 안건이 일부 상비부 위원들에 의해 뒤집히는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일을 벌인 것”이라며 “여성 강도권을 허용하면 여성 목사를 허용하게 될 것이라는 반대 여론에 밀려 총회의 결정을 뒤집었다고 변명하지만, 이는 여성안수를 강력하게 반대하는 일부 세력이 다수 총대들의 결정을 무시한 처사이며 합동 총회의 명예와 권위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폭거”라고 성토했다.

여성 사역자들은 “이들은 총회에서 여성강도권을 찬성한 총대들을 바보로 만들었고, 합동 총회를 온 세상에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며 “그리고 우린 이런 총회의 불법적인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여성 강도권 허용 결정 번복은 여성안수 운동을 30년 가까이 해온 총신 신대원 여동문회와 합동에서 사역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 사역자를 무시하고 우롱한 처사”라며 “20년 넘는 어렵고 힘든 싸움을 통해 간신히 얻은 여성 강도권이 통과 이틀 만에 번복되는 것을 보면서, 여성 사역자들은 허탈감과 좌절을 넘어 분노했다. 이번 여성 강도권 허용 백지화를 통해 합동 교단이 여성 사역자와 교회 여성을 얼마나 무시하고 하찮게 여기는지 잘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갖은 차별에도 불구하고 오직 사명감 하나로 버티는 여성 사역자들의 형편을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리고 여성 사역자를 자신과 동일하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동역자로 생각했다면 이런 번복은 일어날 수 없었다”며 “이 모습을 바라보는 여성도들의 실망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들은 여성을 무시하고 밟아도 괜찮다고 생각하기에, 총회에서 결정한 사항도 자랑스러운 얼굴로 종잇장처럼 가볍게 뒤집을 수 있었던 것이다. 총회는 여성들의 좌절과 눈물과 분노에 철저히 눈감고 귀 막았다”고 개탄했다.

여성 사역자들은 “이번 사건은 합동이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게 여긴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합동 신학은 여성이 남성과 모든 면에서 동등한 것을 믿지 않는다”며 “성경적이란 말을 후렴구처럼 반복하지만, 그들은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성경 말씀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이 여성 지도자들을 부르시고 세우신 것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동문회는 “성경에 여자 사도 유니아가 존재함을 믿지 않는다. 바울의 수많은 여성 동역자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 여성은 남자를 가르칠 수 없다’는 성경만 믿는다”며 “그들이 말하는 성경적 개혁주의는 남성우월주의를 지지하는 성경만 믿는 것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렇게 구시대적 남성우월주의에 사로잡힌 합동 교단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을 취소하자, 여동문회 회원들이 22일 총회 장소인 대전 새로남교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총회에서 여성 강도권을 취소하자, 여동문회 회원들이 22일 총회 장소인 대전 새로남교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사태로 실추된 총회와 합동 교단의 명예를 회복하고 여성사역자의 권익을 위해 합동 총회에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들의 구체적 요구사항.

첫째, 합동 총회 총회장과 임원들은 여성강도권과 여사위 상설화를 백지화한 것에 대해 합동 교단 여성사역자와 총신신대원여동문회에 사과하라.

둘째, 총회장과 임원들은 총회 총대들의 결정을 뒤집어 총회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총대의 권한을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

셋째, 총회장과 임원들은 총회 총대들의 결정이 일부 위원에 의해 번복된 경위와 위법성을 조사하여 명백히 밝히고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

넷째, 총회 총대의 결정대로 목사후보생고시와 여성 강도권 허용과 여사위 상설화를 허용하라.

다섯째, 여성안수를 위한 TFT를 구성하라.

*총신신대원 여동문회는 우리의 요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이다.

첫째, 108회 합동 총회의 불법성을 널리 알리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안수 안 받고 전도사만 하겠다고 약속하고 들어온 여학생에겐 장학금을 주겠다는 치욕스러운 제안을 거부한다. 또한 교육사, 신학사 등 지금의 전도사와 전혀 다를 것 없는 모든 직책을 거부한다.

셋째, 여학생의 총신 신대원 입학 반대 운동을 해나갈 것이다. 언론과 홍보를 통해 개교회에 합동 교단 여성 사역자의 현실을 알리고 여학생들이 총신에 입학하는 것을 최대한 막아 후배들이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사역에 막힘이 없도록 다른 길을 제안할 것이다.

넷째, 여성안수가 이루어지는 날까지 여성안수를 위한 운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합동 교단 내에 정의가 세워지고 남녀평등과 여성 안수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이르노니 나는 이혼하는 것과 옷으로 학대를 가리는 자를 미워하노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말 2:16)”.

2023년 9월 25일
총신 신대원 여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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