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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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9] 큐티, 레시피대로!

정해진 시간 지키려 노력보다
흐름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해
깊이 있는 대화 시간, 하다 말고
시간 쫓겨 마무리할 수 있을까

▲과거 방송됐던 tvN ‘수미네 반찬’. ⓒtvN

▲과거 방송됐던 tvN ‘수미네 반찬’. ⓒtvN

요리 레시피의 기본은 계량컵이다. 정확한 양이 들어가야 레시피대로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전 이런 공식을 깬 요리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수미네 반찬>이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엄마의 밥상을 전한다는 컨셉이었다.

음식 잘하기로 소문난 탤런트 김수미 님이 알려주는 레시피에는 계량컵이 없다. 그녀의 계량컵은 ‘눈둥만둥’, ‘요만치’이다. 담당 피디도 처음에 녹화할 때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요리 프로그램을 그렇게 진행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녀의 방법대로 따라한 사람들은 열광한다. 엄마의 손맛이 묻어나는 그의 조리 노하우가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따라하면 음식이 맛이 있는 까닭이다.

김수미 님이 요리를 대충하는 것처럼 보여도,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순서를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순서를 바꿨다가 요리를 배우는 출연진이 야단맞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심지어 유명한 쉐프들도 잔소리를 듣는다. 수미네 반찬 레시피는 계량컵보다 순서가 더 중요하다.

큐티도 마찬가지다. 큐티할 때 시간 배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기도로 시작하기, 말씀 읽고 이해하기, 묵상하기, 적용하기, 마무리 기도하기를 각 타임테이블로 나누어 지킨다는 것이다.

필자도 적절한 시간을 분배해서 큐티를 하기 위한 가이드로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정작 하나님 말씀에 몰입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시간 분배는 자칫 묵상을 형식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에 얽매이면, 하나님과의 교제가 소홀해질 수 있다.

그래서 필자는 정해진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그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큐티는 하나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대화하다 말고 시간이 됐다고 마무리할 수는 없는 게 큐티다.

큐티를 시작하는 기도도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성경 이해가 쉽지 않으면 읽는 시간이 늘어진다. 말씀은 깨달았지만 적용을 위해 ‘나’를 내려놓는 것이 힘들어 끙끙대는 일도 다반사다.

큐티를 시작하면 성령님께 맡겨야 한다. 그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말씀에 몰입하면 된다. 하나님과 소통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깨달아지는 대로 삶을 적용하면 우리의 일상도 변하게 된다.

오늘은 간단히 큐티 순서를 알아본다. 일반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성령님의 인도를 구하는 기도를 한다. 큐티는 책을 읽고 해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 본문을 읽고 이해한다. 이 부분이 쉽지 않다. 여기서부터 큐티가 막히거나 옆으로 새는 경우가 많다.

3. 읽은 말씀을 묵상한다. 성경 말씀을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해석하는 과정이다.

4. 나의 일상에 적용하기. 큐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인 까닭이다.

5. 마무리 기도하기.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이 세상을 살겠다고 다짐한다.

큐티를 하는 분이라면 아는 순서이고 대부분 이렇게 하는데, 굳이 차례를 바꾸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이유가 있다. 큐티를 하다 보면 중간 순서를 생략하는 경우가 꽤 되기 때문이다.

시간은 늘 부족하고 본문 이해도 쉽지 않은데다, 관찰까지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문해력과 관련 있다. 필자가 큐티의 열쇠를 ‘문해력’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본문을 읽다 눈에 띄는 단어를 건져 올려, 그 단어로 일상에 적용하는 식으로 큐티를 한다. 골치 아픈 본문 이해 과정을 건너뛰는 것이다.

예를 들면, 본문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건져 “나도 오늘 사람들을 사랑으로 대하겠다”고 적용하고 큐티를 마무리 하는 것이다. 생각해야 하는 부분을 건너뛰고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다.

그러면 김수미 선생님의 호통이 날라오는 것이다. 이맛도 저맛도 아닌 요리가 되는 까닭이다. 큐티가 성경통독과 다를 바 없어지는 이유다. 더군다나 이런 방식은 계속 같은 적용을 하게 된다. 적용이 뜬 구름잡기식이 되어 큐티를 오래하지 못하는 이유다.

큐티는 순서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이해해서 나의 삶에 적용할 수 있다. 이제 구체적으로 큐티하는 방법을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이석현 목사. ⓒ크투 DB

▲이석현 목사. ⓒ크투 DB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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