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7개월 된 여아의 부모가 아기의 생명 유지 장치를 제거하려는 의료계의 압력에 대항해 법적 투쟁을 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인디 그레고리의 부모인 클레어 스타니포스와 딘 그레고리는 딸의 연명 치료를 중단하라는 노팅엄대학병원 NHS 트러스트(Nottingham University Hospitals NHS Trust)의 권고에 반대해 런던고등법원에서 소송 중이다.
영국 인권단체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에 따르면, 인디는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앓고 있으며, 현재 노팅엄에 있는 퀸즈메디컬센터에서 소아과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달 초, 이 부부는 딸의 미래를 결정하는 법적 청문회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불과 48시간 전에 받았다. 이번 주 런던고등법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NHS 트러스트 측 변호사들은 “인디의 상태가 악화될 경우 생명 유지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의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공개 청문회는 오는 9일로 예정돼 있으며, 의료 전문가와 딘 그레로리가 직접 증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부는 크리스천컨선의 법적 기관인 ‘크리스천 리걸 센터(Christian Legal Centre)’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레고리는 이번 주 청문회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인디는 어린 시절 내내 병원에 머물렀다. 그녀는 고통스럽지 않고 분명히 엄마와 아빠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단지 그 아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이 접촉에 반응하고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의료 시스템이 가족들에게 인디를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지옥을 경험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크리스천리걸센터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는 성명을 통해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진정한 연민을 가진 사회는 이렇게 (연명 치료 중단을) 하지 않는다”며 “변호사 없이 법정에 서서 자신에게 불리한 체계의 무게를 짊어지고 자녀의 생명을 변호한 딘의 용기를 인정한다. 인디의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가족을 돕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그레고리에 따르면, 부부는 인디가 태어나기 전에 수 차례 낙태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법적 절차에 대해 “비인간적이며 여러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라 비판했다.
그레고리는 법정에서 변호사 없이 NHS 변호사들과 마주하며 딸을 변호한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어떤 아버지에게 이런 일을 겪는 것이 합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인디의 생명을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과 법원이 우리의 의사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인디에게 최고의 삶의 기회를 제공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또 다른 가족도 클레어와 딘 부부의 유사한 상황을 겪고 있다. 유가족들은 병원에서 딸의 사망 이후 1년 넘도록 신원과 자세한 사인에 관해 알 수 없도록 법적 제한을 받아 왔다. 최근 법원 명령은 일부 해제됐지만 제한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천컨선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주에 수딕샤 티루말레시(19)의 치료를 담당한 의료 기관이 ‘버밍엄 NHS 재단 트러스트 대학병원’임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수딕샤는 희귀 유전적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생명 유지 장치를 하는 동안 의식이 정상적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녀가 지난달 12일에 사망하기 전까지 병원, NHS 트러스트 및 자신의 가족의 신원을 보호하는 공개금지 명령으로 인해,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거나 해외 실험 치료를 위한 기금을 모금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수딕샤가 사망 전까지 정상적인 정신적 능력을 가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NHS 변호사들이 그녀가 환각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자, 그녀가 생사 결정을 내릴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한 제니퍼 로버츠 고등법원 판사의 결정에 가족들은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