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미국 시민이 최소 11명으로 늘어났으며, 납치된 인질 중에도 미국인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성명에서 “이번 주말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테러 공격과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이 살해된 잔인한 사건을 계속 확인하며, 우리는 이 비극의 엄청난 규모와 파괴력을 보고 있다”며 “유감스럽게도, 사망자 중 최소 11명의 미국 시민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고, 그 중 다수는 이스라엘을 두 번째 고향으로 삼고 있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의 론 데르머 전략부 장관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중에 미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CNN은 8일 하원 주요 위원회에 브리핑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가자 국경 인근에서 발생한 공격으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는 4명이며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7일 새벽,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수천 발의 로켓포를 발사해 가자지구 인근의 중무장된 국경 지대에 침투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9일 기준 이스라엘 민간인 및 군인이 사망자가 700명 이상, 부상자는 약 2,150명이라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사망자 수는 최소 413명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공격을 1973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벌인 “욤키푸르 전쟁(Yom Kippur War)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과거와 달리 “가택 침입, 납치 등이 수반된 테러 행위”임을 강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8일 공식적으로 하마스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고,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을 “중대한 군사적 조치”로서 승인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4개 지역의 통제권 탈환을 위해 특수부대를 배치했으며, 남부 도시의 무장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공습을 강화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 보안 당국이 하마스의 공격 계획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장교들이 지난 8월부터 하마스와 협력해 이번 공격을 모의해 왔다”며 ”이번 작전의 세부사항은 베이루트에서 IRGC 소속 장교들과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 레바논, 시아파 무장 단체이자 정파인 헤즈볼라 등 이란이 지원하는 4개 무장단체 대표들이 참석하여 진행된 수 차례 회의에서 세부 조정됐다”고 밝혔다.
유럽 관리와 시리아 정부 고문도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담당자들의 주장과 동일하게 이란의 개입을 확신했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아직 이란의 개입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리인 마흐무드 미르다위는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단독 계획임을 주장했다. 또한 그는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지하지만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반면 이스라엘 안보 당국은 이란이 이스라엘인 학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이란 지도부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이란을 공격하지 않도록 요청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이 공격이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에 반대하는 하마스, 헤즈볼라 및 이란의 대응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