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원하는 것과 같지 않은 사람들 놓아 줬다”
미국 연합감리교회(UMC)에서 6,400개 이상의 교회가 탈퇴를 가결한 가운데, 일부 감독들은 교단 분열이 “부흥처럼 느껴진다”고 발언해 눈길을 모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캔자스주의 리우드에 위치한 UMC 대형교회인 부활교회(Church of the Resurrection)에서는 지난달 말 ‘리더십 인스티튜트’(Leadership Institute) 주최 패널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회는 부활교회 담임목사인 애덤스 해밀턴이 맡았으며, 패널로는 오하이오 동부연회 트레이시 스미스 말론 감독, 플로리다 연회 톰 벌린 감독, 콩고 해외연회 만데 무욤보 감독이 참석했다.
UMC는 지난 수십 년간 동성결혼식 축복과 동성애자의 성직 임명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특히 동성애를 죄로 규정한 UMC의 장정을 위반하는 진보 진영에 실망한 교회들은 교단을 떠나 세계감리교회(GMC)에 합류하거나, 독자 노선을 택했다.
UMC 장정 변경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해밀턴 목사는 연회가 회원 교회의 20~30%를 잃었음에도 “기쁨을 느꼈다, 부흥과 같이 느껴진다는 말을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말론 감독은 “(오하이오 동부연회에서) 회원 교회 중 36%(237개 교회)가 떠났다. 실로 부흥이 일어난 것 같았다”고 화답했다.
말론은 “그곳에 다른 분위기가 있었고, 모든 사람이 숨을 쉴 수 있는 느낌이었다”며 “희망과 설렘이 새롭게 떠올랐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됐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싸움에 지쳤고, 모든 대화가 분리와 탈퇴에 의해 지배되는 것에 질렸다. 사람들은 지쳤고, 연회는 이미 준비됐으며, 전진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오하이오 동부 연회에서 새 일을 행하고 계신다. UMC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는 말을 동료들로부터 듣고 있다”고 했다.
최근 플로리다 연회의 새 감독이 된 벌린은 한 장로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더 작아지고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회에서는 2019년 이후 100여 개 교회가 탈퇴했으며, 현재 71개 교회가 탈퇴 관련 문제로 연회를 상대로 소송 중에 있다.
그럼에도 그는 “(연회에) 마침내 연합감리교인이 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과 같지 않은 사람들을 놓아 줄 수 있었다. 완전히 부서진 것은 아니며, 일부 가장자리가 헤어진 것”이라고 했다.
벌린은 또 “무엇이 감리교를 시작부터 놀라운 운동으로 만들었는지에 초점을 둔다면 치유가 올 수 있다.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쳤던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며 “(UMC에) 희망적인 미래가 있다고 믿는다. 뒤얽힌 교회에 있다고 해서 괴롭지 않다”고 말했다.
무욤보 감독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아프리카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콩고 연회에 있는 회원들의 80%가 연합감리교회에 남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무욤보는 최근 콩고 연회 총회를 ‘부흥’으로 묘사하며, 미국 UMC의 변화가 “세계 교단이 지역화가 될 기회로 본다”고 해석했다.
그는 “아프리카인을 대표해 발언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프리카인들은 두뇌가 있고, 교육을 받았으며, 예수를 믿으며, 성경을 읽는다”며 “SNS에 글을 쓰는 것, 기사를 쓰는 것은 쉽지만, 현실을 살기는 매우 어렵다. 오늘날 여러분이 보는 것은 성경적 교리에 관한 것이 아니라, 식민주의에 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는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행위다. 여러분이 아프리카 감독에 대해 쓰는 것과 똑같은 내용을 미국 감독에 대해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패널들은 또한 UMC 총회에서 지역마다 성소수자(LGBT)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기준을 가질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크리스마스 언약(Christmas Covenant)’을 언급하며, 세계 UMC가 지방자치화되는 것을 지지했다.
반면 UMC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규정을 바꾸면 보수적인 목회자들이 동성결혼 축복을 강요받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말론 감독은 규정 변경에 대해 “자유와 양심과 선택의 이유를 증진시킬 것”이라며 “아무도 어떤 일을 하도록 강요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벌린 감독 역시 “장정을 변경하더라도 교단이 누구에게도 특정 결혼을 축복하도록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성 결혼 축복이 강제될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UM뉴스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6,410개의 교회가 UMC에서 탈퇴했으며, 이는 UMC 전체 교회의 20%를 차지한다. 탈퇴한 교회 중 약 3,000개는 2022년에 출범한 보수적 감리교단인 ‘세계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 가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