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폴로74, 민족복음화 이끌고 복음주의 지도자 양성”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50주년 앞두고 희년학술대회 열려

청년대학생 복음화 기초로 민족을
복음주의 신앙운동에도 심대 영향
세속화 대신 건실한 사회이념 형성
한국교회 변화와 각성 이끈 동력원

▲희년학술대회에서 최성은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희년학술대회에서 최성은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엑스폴로74(Explo’74) 50주년을 1년 앞둔 가운데, 희년학술대회가 10월 21일 오전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최성은 목사)에서 개최됐다.

최성은 목사(지구촌교회)가 설교한 1부 예배에 이어, 2부 학술대회에서는 이상규 박사(백석대 석좌교수)가 ‘엑스플로74와 민족복음화운동’을 주제로 첫 발표를 맡았다.

이상규 박사는 “1970년대 대형 집회들 중 엑스폴로74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집회다. 우선 ‘민족복음화’라는 선명한 기치를 내걸었고, 조직적·체계적 준비와 훈련을 거친 점에서 1회성 집단 회집과 다른 의미가 있었다”며 “민족복음화에서 ‘민족’의 개념을 국가적으로 보아 한국복음화라는 의미로 사용했는데, 우선 남한을 그리고 종국에는 북한까지 신앙으로 통일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1970년대 한국교회는 활력과 변화, 부흥과 성장의 시기였다. 이런 변화와 성장을 이끈 중요 동인은 1973년 빌리그래함 전도집회, 1974년 엑스폴로74, 1977년 민족복음화대성회, 1980년 세계복음화 대성회 등 1970년대의 대형 전도집회였다”며 “단일 집회에 1백만 명 이상이 회집했는데, 이는 앞으로 상상하거나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만큼 1970년대 한국교회는 여러 부정적 비판에도 생명력(fertility)과 활력(dynamics),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교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해방 이전 전도운동으로 1907년 평양대부흥 이후 1909년 시작돼 다양하게 이어진 ‘백만인 구령운동(A Million Souls for Christ)’, 해방 후 “2만 8천 개 우물을 파자”던 김치선 박사의 ‘3백만 부흥운동’, 1950년대 장로교와 감리교의 전도운동, 1960년대 전국적 복음화운동 등을 언급했다.

이후 엑스폴로74 개최 배경으로 “1958년 한국대학생선교회 조직과 1962년 받은 김준곤 목사의 민족복음화에 대한 원대한 이상 이후 꾸준히 노력한 가운데 이어진 결실”이라며 “1970년 12월부터 지도자 요원 강습회를 실시하는 등 오랜 기간 기도와 준비를 거쳐 1974년 8월 13-18일 여의도 광장에서 ‘예수혁명, 성령의 제3폭발’이라는 주제와 ‘민족의 가슴마다 그리스도를 심어 이 땅에 성령의 계절이 오게 하자’는 구호 아래 열렸다”고 전했다.

엑스폴로74 대회는 국제CCC 빌 브라이트 총재와 한경직·김준곤 목사 등이 주강사를 맡았고, 김준곤 목사는 준비위원장과 대회장이기도 했다. 주최측은 10만 명 수용 가능한 천막촌을 설치하고, 대형 밥솥 20개도 설치해 한 번에 10만 명이 식사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통상 매일 저녁 100만-150만 명이 참석해, 4박 5일간 연인원 655만여 명이 자리했다.

84개국에서 온 3,400여 명의 지도자들도 참석했고, 대회 기간 중 32만 3,419명이 합숙훈련을 받았으며, 매일 밤 50-80만 명이 철야하면서 기도했다. 기간 중 CCC의 사영리 전도책자로 42만 3천여 명에게 복음을 전해, 27만 3천여 명이 주님을 영접했다고 한다. 워낙 규모가 큰 대회여서, 당시 체신부가 8월 15일 자로 10원 짜리 기념우표 250만 장을 발행하기도 했다.

▲이상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이상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지구촌교회

이상규 박사는 “엑스폴로74에서 김준곤 목사가 말한 ‘민족’은 인종적 종족주의가 아니라, 한반도에 사는 한국인 전체를 기독교화하려는 의지 곧 전국복음화 운동이었다”며 “그의 민족복음화 운동은 중세적 크리스텐덤 형성이 아닌, 전도와 기도를 통해 개인이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고 회심과 중생으로 변화된 삶을 사는 나라를 꿈꾼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빌리그래함전도대회는 세계적인 전도자의 명망이 있었지만, 엑스폴로74는 그렇지 못했다. 그럼에도 빌리그래함전도대회를 능가하는 성공적 집회를 연 것은 민족복음화에 대한 열정의 결실이었다”며 “김준곤에게는 군사정부 비판보다 민족복음화가 우선이었다. 자유민주주의 헌법적 가치를 수용한 나라였기에, 북한 같은 공산주의 체제보다는 낫다고 인식한 것이었다. 이런 입장은 한경직 목사와 같았다”고 소개했다.

엑스폴로74의 역사적·신학적 의의로는 “민족복음화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했고, 청년대학생 전도와 복음화에도 기여했으며, 한국 복음주의 운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며 “김준곤의 복음주의 신학이 CCC와 엑스폴로74의 신학적 기반이었다. 김준곤은 대회를 통해 성경의 권위와 완전성, 전도와 기도, 회개와 중생,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을 강조하는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을 표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엑스폴로74를 통해 많은 이들이 회심하고 그리스도를 영접했고, 이때 은혜받은 많은 이들이 국내외 목회자 혹은 선교사, 그리고 교계와 학계, 관계 혹은 법조계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며 “당시 저급한 세속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주의적 이데올로기, 성적 해방과 도덕적 상대주의, 물질주의 등 정신적 혼란을 벗어나 건실한 사회이념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준곤 목사는 복음주의 신학에 근거해 청년대학생들을 복음화하고 이를 기초로 민족복음화라는 거룩한 비전으로 일생을 사신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자였다”며 “그에 의해 주도된 엑스폴로74는 오직 한 가지 목표 곧 민족복음화를 위한 대형 전도집회였고, 결과적으로 민족 복음화에 기여해 한국교회 성장과 청년대학생 전도, 복음화에 크게 기여하고 많은 복음주의 지도자를 양성했다. 이를 통해 CCC는 단순 학생선교단체를 넘어 한국교회 전도와 성장, 변화와 각성을 이끌어간 동력원(power station)이 됐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 사회의 좌파적 네오막시즘, 포스트모더니즘, 도덕적 상대주의, 종교적 혼합주의, 진보를 가장한 친북사상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고 이 정도 건실한 사회·국민 도덕 의식을 견지하게 된 것은 김준곤 목사와 CCC, 엑스폴로74의 영향”이라며 “결국 엑스폴로74는 1970년대 이후 한국교회 재생(Rebirth)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후 박응규 교수(아신대)가 ‘엑스폴로74와 한국교회사 의미’, 조귀삼 교수(한세대)가 ‘엑스폴로74와 세계선교’를 각각 발표했다. 앞서 주수일 장로가 인사말을 전했고, 홍정길·이동원·김상복·박성민 목사와 두상달 장로가 영상 축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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