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복음 받아들이고 국내 입국하면 정착 잘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바이어하우스학회 제7회 심포지엄

해외 유랑 탈북민들 한국 입국 전
복음 듣도록 선교사 파송, 교육을
탈북민들용 기독교 교재 개발해야

▲기념촬영 모습.

▲기념촬영 모습.

바이어하우스학회(회장 이동주 교수) 제7회 심포지엄이 지난 10월 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횃불회관 화평홀에서 ‘탈북민 자녀교육’을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오성종 박사 사회로 탈북민 출신으로 지난 2004년 열방샘교회를 개척해 사역하고 있는 이빌립 목사(통일소망선교회 대표)가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기독교 교육과 그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이빌립 목사는 “통일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이나 다른 제3국에서 기독교 복음을 받아들인 후 국내에 입국한 경우 대체로 교회 신앙생활을 먼저 시작하면서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는 탈북민 대상 선교를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그 방법은 바로 해외에서 유랑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에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해외에 북한 선교사를 파송해 해외에서 대면·비대면·온라인으로 기독교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며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들의 신앙 정착을 하는 교회들이 연합하여 좋은 기독교 교육의 모델을 만들고 그것을 일반화하는 일, 탈북민들을 위한 기독교 교육 교재들을 그들의 가치와 문화에 맞게 잘 개발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탈북민들은 반드시 통일 후 고향과 부모 형제들을 찾게 될 것이고, 먼저 한국에 정착하면서 경험한 것을 전수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에게 체계적으로 복음적인 기독교 교육을 하는 것은 남북통일 이후 반드시 필요한, 사람과 사람과의 통일을 위한 사전 준비를 튼튼하게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우리의 이러한 노력 없이 통일을 맞이한다면, 탈북민들은 우리를 향해 ‘우리 형제들을 통일을 위해 하나님이 먼저 남한에 보내셨는데, 왜 그들을 외면했는가?’라고 물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같은 질문을 하실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탈북민들을 이 땅에 왜 먼저 보내셨는가를 한국교회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하고,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한 복음 사역(기독교 교육)에 동참한다면, 북한교회 재건과 북한 땅 예배 회복은 더 빨리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들을 통한 통일 준비와 한국교회 역할에 대해서는 “남북이 분단 70년 세월 속에 정치·경제·예술·과학·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너무 차이가 커졌기에, 하나가 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은 이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수만 명의 탈북민들을 통일의 선발대원으로 이 땅에 들어오게 하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탈북민들에 대한 기독교 교육에 더 적극적으로 마땅히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장차 북한 선교의 사명자들로 양육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빌립 목사는 “대부분의 탈북민 성도들은 기존 한국교회 예배 공동체 형태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 대신 탈북민 중심 교회에서는 주인의식을 가져, 기쁘고 활력 있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북한선교학교나 통일선교학교 교육을 통해 탈북민이나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탈북민들을 품고 섬기는 신앙정착 사역을 통해 통일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북한이 열리면 제일 먼저 북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예술·문화 등 여러 영역 기독교 지도자들도 준비시켜야 한다”며 “북한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일들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세상(사탄)의 세속적 가치관이 그 모든 영역에 나타나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교회에 처음 출석하는 탈북민들은 하나같이 (남한 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알아듣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목회자들이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탈북민들을 전도하고 교제하며 성경공부를 함에 있어, 그들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낮아져, 그들의 눈높이에서 전도하고 교제하며 성경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빌립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빌립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또 “탈북민 대상 성경공부 방법 중 현재까지 가장 효과적인 것은 하브루타 교육과 일대일 양육이었다. 일대일 양육이 좋은 것은 양육자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말씀으로 공감해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라며 “성경 인물들의 이야기를 삶에 적용하게 하는 인물별 성경공부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은 상처가 많고, 쉽게 다른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이 감동받을 때까지 인내와 겸손으로 사역해야 한다”며 “겸손 없는 섬김은 자기 만족에 불과하고, 하나님과 무관한 자기 과시에 지나지 않는다. 탈북민들의 어려움을 도우면서, 그들에게도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탈북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기에 앞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필요로 하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그들과 인간적 신뢰 관계를 쌓아야 한다”며 “인간적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전도가 되지 않는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심방이다. 외로운 그들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과 자주 만날 방법을 연구하고,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아가고 가까워지면 전도와 성경공부가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탈북 청소년, 통일세대로 키우기

심양섭 목사(남북사랑학교 교장)는 ‘탈북민 청소년 통일세대로 키우기’를 발표했다. 그는 “통일 세대는 통일을 품고 눈물로 기도하는 남북한 청년 세대이다. 통일 세대를 육성하는 일은 정부나 기업이나 대학이 할 수 있겠지만, 1차 사명은 한국교회에 부여돼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교회 밖 세상에서는 경제적 이해타산의 관점에서 통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고,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통일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 목사는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교회와 성도들은 그렇게 생각해선 안 된다. 북한에 복음을 전하려면, 하루빨리 통일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며 “복음을 모른 채 죽어가거나 지하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발각돼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평생 수용소 생활을 해야 하는 2,300만 북한 동포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지 않는가. 뿐만 아니다. 북한에서는 생존 자체가 어려워 자의반타의반 중국에 팔려가 강제 시집살이를 하는 5만여 명의 탈북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목불인견의 인권침해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장마당 세대인 탈북 청소년들을 교회가 미래의 통일 주역으로 키워내야 한다. 교회마다 통일선교와 북한선교를 위해 기도모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한두 사람이 기도할 때, 하나님이 일하셔서 큰 일을 이루신다. 기도모임이 발전하면 3-6주 프로그램의 북한선교학교가 세워진다. 북한선교학교를 통해, 북한선교와 통일선교의 소명자가 세워진다”고 소개했다.

심 목사는 “통일은 결코 거창한 것만이 아니다. 민족과 국가, 체제와 영토의 통일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통일이 더 중요하다. 남북한 주민이 한 마음으로 통합될 필요가 있다”며 “남북한 주민 통합은 통일 후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늘 지금 당장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심양섭 목사는 “우리에게는 ‘먼저 온 통일’로서 탈북민 3만 4천여 명이 있다. 통일선교와 북한선교에 관심 있는 교회라면,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을 찾아가야 한다”며 “통일부가 각 지역 단위로 설립한 하나센터에 가면, 탈북민들과의 접촉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전일제 탈북청소년 학교나 탈북청소년 방과 후 기숙학교를 찾아가도 탈북민과 탈북민 자녀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렇게 만난 탈북민 가정과 결연관계를 맺고, 홈스테이를 초청하는 등 지속적으로 돌봄을 제공하면 가장 좋다. 한 가정이 탈북청소년 혹은 탈북민 자녀 한 명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며 “전국에 60-70개의 탈북민 교회가 존재한다. 탈북민 사역에 관심이 있는 교회라면, 그 교회 청년부와 탈북민 교회 청년부를 연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지역사회와 교회를 통해 탈북민과 남한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통일이고, 통일 예행연습이고, 작은 통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현수 목사(캐나다 토론토 큰빛교회 원로)는 ‘다음 세대 다른 세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후 통일선교아카데미 원장 임헌만 교수(백석대) 진행으로 패널토의가 진행됐다.

심포지엄에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이승구 교수 사회로 권바나바 선교사 ‘내 백성을 내보내라(출 3:7-10)’는 제목으로 설교했으며, 총회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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