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구호물품 트럭 진입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팔레스타인 현지 직원 목소리 전해

물 4만 5천 병, 키트 3천 개
인도적 지원 및 인력 위한
지속적 안전 통로 필요 강조

▲구호물품을 싣고 가자지구에 진입한 트럭. ⓒ세이브더칠드런

▲구호물품을 싣고 가자지구에 진입한 트럭. ⓒ세이브더칠드런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0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물 4만 5천 병을 실은 트럭을 가자지구로 들여보냈다고 밝혔다. 이 트럭은 라파 검문소를 통해 진입이 승인된 소규모 구호 트럭 그룹의 일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0월 16일부터 4만 5천 병의 물병과 3천 개 분량의 위생 키트, 놀이 키트, 신생아 키트를 실은 두 대의 트럭을 대기시켰으며, 곧 남은 트럭도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발표에 따르면, 200만 명 넘는 가자지구 주민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약 100대의 인도주의적 물자 트럭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자지구에 들어간 총 트럭 수는 일일 필요량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장 제이슨 리는 “가자지구의 긴급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원조가 중요하지만, 현재 전달 속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근 분쟁 고조 이전부터 가자지구 인구의 80%는 인도주의적 원조에 의존해 왔다”고 밝혔다.

제이슨 리 사무소장은 “아동과 가족들은 연료, 주거지, 위생 물품뿐 아니라 물과 음식, 의료용품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인도적 지원과 인력을 위한 지속적인 안전 통로가 필요하고, 지금 당장 실현돼야 한다. 시간이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27일에는 가자지구의 공습이 증가하고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가 중단됨에 따라,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팀과 연락이 끊겼다.

이날 아침, 가자지구에 남아 있던 직원 샤디(가명)는 “사람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방법이 없다”며 “우리는 모두 죽을 수도 있고, 살아남을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를 위해 기도할 뿐”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은 통신이 재개됐으며, 가자지구의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은 대부분 안전이 확인된 상태다.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 사는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직원 라나 라마단은 불과 2주 전 동예루살렘에서 출산했다. 그는 “지난 금요일 밤, 통신이 차단되고 지상전이 확대됐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 가자지구 아동과 가족들, 병실이 아닌 돌무더기 속에서 출산하거나 마취제 없이 제왕절개 수술을 받는 어머니들에게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으로서 평생을 이스라엘군의 점령하에 살아왔기에 분쟁이 익숙했다. 세상이 이 곳 상황을 ‘충돌, 격화’로 표현할 때조차 친구의 사망이나 동생의 감금, 군인들의 급습, 가족들의 집이 무너지고 가족 없이 혼자 아이를 낳는 것을 의미했다”며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적대행위의 규모와 잔인함이 두렵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3주 동안 가자지구에서 3,300명의 아동이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라나는 “때때로 세계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마치 가자지구 아이의 생명은 다른 아이들의 생명보다 덜 중요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라나는 “매일 아침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가슴 아픈 메시지들을 받는다. 통신이 끊기면서 이들은 세상과 단절되고, 음식과 깨끗한 물, 의료서비스의 접근도 막혔다”며 “가자지구에 필요한 구호물자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많은 아이들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매일 한 번, 고작 10여 대의 트럭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아동 크기의 관 3,300개를 운반하려면 얼마나 많은 트럭이 필요할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에서 활동하는 가장 큰 규모의 NGO 중 하나로,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에게 필수 서비스와 지원을 제공해 왔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세이브더칠드런 팀은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필수 물자를 배치하고, 가자지구 내 지원을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82년부터 이집트 사무소를 운영하며 아동 보호, 보건 서비스, 교육, 정신 건강 및 심리 사회 지원(MPPS), 아동·청소년 캠페인을 지원했으며, 현재 직원 280명 국내외 파트너로 구성된 대규모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분쟁 속 아동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 중이다. 홈페이지,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 우리은행 계좌 109-04-174866(예금주: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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