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12] 관찰 2
문해력 뒷받침돼야 성경읽기 가능
자칫 수학처럼 ‘공식 대입’할 우려
큐티하는 성도, 큐포자 되면 안 돼
주제별 문단 분류해 핵심 찾아야
영화 한 장면처럼 그려보면 쉬워
한 줄 요약 후 그것을 한 줄 요약
읽고 또 읽어야… 과정 관찰하기
지난 시간에, 관찰은 ‘자세히 보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큐티에서 자세히 본다는 것은 ‘읽기’다. 읽어야 본문 문장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읽기가 쉽지 않다. 성경에 나오는 시대도 다르고 어휘도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화의 경우 누가 한 말인지 알아보기 애매한 경우도 꽤 된다. 큐티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관찰을 ‘읽기’라고 보면 다른 문제가 생긴다. 문자 해독 능력이다. 문해력 정도에 따라, 관찰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글자는 읽지만 문장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문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이유다.
성경 말씀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글이지만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성경 번역이 난해한 부분도 있다. 쉬운성경(아가페출판사)이나 젊은이를 위한 새한글성경(대한성서공회)을 추천하는 이유다. 현대어에 가깝게 번역된 성경도 성도들이 단어나 문장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단어는 사전을 참고하면 된다지만, 문장의 경우 해석을 해야 하니 더욱 어렵다.
문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경읽기 과정이 ‘공식에 대입해서 풀기’로 변한다. 문해력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장 흐름도 놓치게 된다. 도식화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큐티가 글을 읽어서 이해하는 국어가 아니라, 공식으로 푸는 수학이 된다.
읽기가 ‘공식으로 풀기’가 되면 어떨까. 처음에는 배운대로 대입하면 해석이 되는 듯 하다. 처음에는 쉽게 느껴진다. 하지만 큐티를 할수록 공식으로 풀리지 않는다. 성경은 X-방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큐티하는 성도를 수포자(수학을 포기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만들어 버린다. 성경 읽기 과정에서 큐티를 포기하게 되는 까닭이다.
큐티를 공식에 대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관찰’ 과정부터 헤매게 된다. 성경은 읽어서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문맥이라는 기차의 레일을 이탈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어 과목이니 당연히 그래야 한다.
관찰로서의 읽기 과정을 살펴보자. 읽기가 이해로 이어지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문단 나누기’다. 문단은 글을 내용에 따라 나눌 때, 하나하나의 짧은 이야기 토막을 말한다. 문단은 하나의 주제를 담는 바구니다. 본문을 문단으로 나누어 문단별로 이해하는 게 쉬운 이유다.
우리가 글쓰기를 할 때는 한 문단에 하나의 생각을 담아야 한다고 배운다. 성경 본문을 문단 나누기를 한다면 그런 기준으로 분류한다. 주제별로 문단을 나누고, 각 문단에서 주제로 요약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나 핵심 문장을 찾으면 된다. 설명하는 부분도 그렇다. 설명 대상이 바뀔 때나 설명 단계가 바뀔 때 문단 나누기를 한다.
예를 들면 내레이션의 경우 정반대 내용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있다. 가장 흔한 패턴인 축복과 저주 같은 경우, 내용이 바뀌는 부분을 문단 나누기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문단 나누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키워드나 주제로 나누는 것이 만만치 않은 본문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본문들은 영화의 장면(scene)으로 그려보면 쉽다. 우리는 시간이나 공간에 따라 영화 장면이 바뀌는 걸 알 수 있다. 글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이미지로 이해하는 방법이다.
문단을 나눈 다음에는 그 문단을 한 줄 내지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문단을 요약한 문장을 모으면, 그날 본문 내용 요약이 되는 것이다. 그 문장들을 다시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이런 순서를 통해, 본문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내용이 한눈에 들어오게 된다.
관찰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본문을 문단 나누기 해서 문단별로 한 문장으로 요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읽고 또 읽어야 한다. 그런 과정이 관찰이자 읽기다.
이렇게 관찰을 하면 본문 내용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게 된다. 하나님 말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본문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이제 묵상의 단계로 넘어가 보자.
이석현 목사
블로그 읽고 쓴다 운영자
hajueun5@naver.com
blog.naver.com/hajueun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