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국가의 복지 사각지대 과감히 뛰어들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성연, 사회복지정책 세미나 개최

복음과 봉사 간 균형감 유지해야
통전적·통합적 사회봉사 균형을
성장보다는 교회 본질 추구해야
지역사회 발전 씨앗기금 운영도
사회적 성결 위한 네트워크 구축
연계 형식 전문복지 서비스 향상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2023 한국성결교회연합회(대표회장 임석웅 목사, 이하 한성연) 사회복지정책 세미나가 9일 서울 서대문구 아현성결교회(담임 손제운 목사)에서 ‘복지목회,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오전 개회예배와 주제발표, 오후 각 교단별 사례발표 및 분임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에서는 예성 사회복지부장 김병천 목사 사회로 임성규 목사(전 서울주택관리공단 사장, 새아침교회 개척)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복지와 목회’를 발표했다.

임성규 목사는 “복지목회를 하다 보면 큰 그림들을 못 그릴 때가 많고, 사회복지 정책에 대해서도 다소 소홀해질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을 나눠 보겠다”며 “초대교회에는 통용과 나눔이 있었는데,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그런 논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모든 것들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있어, 요즘 목회하기 너무 힘들다. 사람들도 생존 자체보다는 삶의 질에 더 관심이 많다. 절박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청년 실업률은 높아지고 복지사각지대도 방대하다.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선진국에 비해 낮고, 저출산 고령화는 고독감과 상대적 빈곤 증가, 의료비용 증가 등 지역사회에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사회복지를 많이 맡고 있지만, 교회의 고질적 재정 문제 해결 차원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지나친 시혜적 접근이나 교회 성장 일환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접근 방식의 문제”라며 “사회복지 전문성을 높이고 있는 타종교와 달리 개신교는 교회 간 경쟁이 심하고 중복투자가 많으며, 사회적 요구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채 급식이나 방한복 등 1차적 욕구 지원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임성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임성규 목사는 “초대교회나 한국 초기교회는 복음과 봉사라는 양면성의 균형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지역사회에서 그리스도로 인한 구속의 사랑을 동기로, 가난한 형제들을 위한 봉사를 통전적으로 실천했다”며 “교회는 기본적으로 지역사회와 사회봉사를 함에 있어 통전적·통합적·균형감을 갖고, 교회 성장보다는 교회 본질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 목사는 “교회가 사회복지에 있어 가진 장점이 있다. 사명감을 가진 훈련된 인력이 확보돼 있고, 훈련과 교육, 회의 등을 할 수 있는 기본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조직과 예산도 있다”며 “교회 일부 예산을 지역에 과감히 투자하고, 교인을 훈련시켜 지역사회에 파송하며, 지역사회의 복지사각지대를 발굴 및 지원함으로써, 지역을 돌보고 섬기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에서 못하는 사회적 이슈나 복지 사각지대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사회적 문제를 선점하고, 민관 또는 민민 거버넌스의 브릿지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사회의 힘을 길러주는 씨앗기금을 공동 운영하거나 목회자와 평신도를 공동으로 교육하고, 청년 주거나 어르신 문제 등 사회적 사업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성연 차원에서는 “개교단을 넘어 ‘사회적 성결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어젠다를 해결하며 협치의 구심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1차원적 욕구 중심의 복지 서비스를 넘어 전문성 있는 연계 형식의 복지 서비스로 향상시켜야 한다. 작게는 지역사회에서 성결교단이 적극 연합하고, 타 교단까지 참여시켜 지역사회를 위한 기금이나 지원, 봉사를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오후 사례발표는 나성 NCM 코디네이터 윤병성 목사 사회로 나성 김종인 장로, 예성 이정소 목사, 기성 황보희식 목사가 나섰다. 분임토의는 나성 윤예숙 목사, 예성 이순영 목사, 기성 왕수일 목사가 분임장을 각각 맡았다.

▲세미나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세미나 개회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사랑, 소외된 이들 관심으로부터

세미나에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한성연 사회복지분과 위원장 장주섭 목사 사회로 윤병성 목사의 기도, 대표회장 임석웅 목사의 ‘관심(창 40:6-8)’ 설교, 축사와 사회복지분과 서기 홍신종 장로의 광고,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설교에서 한성연 대표회장 임석웅 목사(기성 총회장)는 “먼저 여러분의 섬김에 경의를 표한다. 사랑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된다. 긍휼과 안타까움의 마음”이라며 “목회하는 동안 하나님은 시간과 만남을 통해 일하심을 느꼈다. 좋은 만남의 시작은 관심”이라고 말했다.

임석웅 목사는 “본문 속 요셉은 감옥에 가서도 근심하던 두 관원에게 관심을 가졌다. 바로 이때가 요셉이 국무총리가 될 수 있었던 순간이고, 하나님께서 설치하신 사닥다리였다”며 “요셉은 그들이 꿈 이야기를 하기 전부터, 그들을 평소 돌보고 위로하고 챙겨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 목사는 “오늘 우리가 복지를 위해 모였는데, 소외된 이들에게 관심을 가졌다는 자체가 오늘 요셉처럼 하나님께서 놓으신 징검다리를 밟을 기회가 되는 것”이라며 “이 일은 물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것이지만, 결국 우리를 위해서도 복되고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임석웅 대표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임석웅 대표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교회는 결코 복지단체나 구호단체가 될 수 없다. 그러나 복지는 삶의 어려움을 가진 이들을 하나님과 연결시키고 그들이 예수님을 만나게 할 징검다리가 될 좋은 방법”이라며 “그리고 우리에게는 복지가 하나님의 비전을 성취시키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오늘 세미나는 성결교회가 힘을 모아 한국교회에 좋은 샘플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사에서 한성연 공동회장 조일구 목사(예성 총회장)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예수님께 한 것이라는 말씀은, 여러분 섬김의 소중함을 일깨우신 것”이라며 “저도 복지에 관심이 많아, 학위를 받고 다시 사회복지를 공부했다. 디아코니아(섬김·봉사)는 교회의 4대 사명 중 하나다. 여러분의 헌신을 통해 교회가 부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성연 공동회장 윤문기 목사(나사렛 총회감독)는 “우리는 가난한 자와 억눌린 자에게 관심을 넘어 실제적 삶을 실천하셨던 예수님과 요한 웨슬리의 후예”라며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교회가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세미나를 통해 기능을 다시 회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뿐 아니라 사회를 선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위원장 장주섭 목사는 “기독교 역사에서 말씀이 바르게 선포돼 흥왕할 때, 교회는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반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코로나 등으로 점점 힘을 잃고 있다”며 “발표자들의 노하우가 다른 현장에서 큰 도전이 될 것이다. 복지목회가 한국에 뿌리내려 지역사회를 살리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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