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학생 80% 손대… 마약 예방, 조기 교육이 관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뷰] 한국 상륙한 ‘코야드’ 폴 림 총재와 김지연 대표 (上)

▲코야드 폴 림 총재는 “코야드 코리아는 마약은 물론, 학교 내 폭력과 왕따 문제와 학부모-교사 간의 문제들을 토털 케어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코야드 폴 림 총재는 “코야드 코리아는 마약은 물론, 학교 내 폭력과 왕따 문제와 학부모-교사 간의 문제들을 토털 케어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송경호 기자

한국이 더 이상 마약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소식이 들린 지 오래. 연예인들의 마약 뉴스도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러다 미국의 ‘좀비 거리’가 한국에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서 다음 세대들을 대상으로 마약 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 ‘청소년 마약 퇴치 위원회’(Council of Youth Anti-Drug, 이하 코야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코야드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음 세대가 마약 등 약물의 유혹에 노출되기 전에 약물의 위험성과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교육함으로써, 마약을 원천적으로 예방하는데 목적이 있다. 마약 사범 검거 위주의 활동보다, 조기 교육을 통한 예방으로 마약 중독자를 미연에 막자는 것이다.

코야드는 한국인인 폴 림 총재(Paul B. Lim)가 이끌고 있다. 1990년대 선교지 러시아에서 마약 예방 활동을 하다 미국에서 코야드를 설립하고 마약 및 약물 중독 예방에 힘쓰고 있다. 이 코야드가 이제 한국에서도 활동을 시작한다. 코야드 코리아는 11월 1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발대식을 개최하는 것.

코야드 코리아는 한국에서 전국 네트워크를 갖고 중독 예방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가족보건협회(대표 김지연)와 함께하기로 했다. 본지는 코야드 폴 림 총재와 코야드 코리아 김지연 대표를 만나 코야드 코리아의 향후 활동과 한국 마약 실태, 마약의 위험성 등에 대해 청취했다.

부모, 자녀 마약 3-5년 걸려 알아
동급생들은 1주일이면 파악 가능
동아리 활동으로 자신 보호하고
친구들 마약 예방 도우면서 예방

-코야드는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요.

“청소년들이 매일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니지만, 집에서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밖에서 뭘 하고 다니는지 모릅니다. 특히 마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가 아는 데는 보통 3년에서 5년이 걸립니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전혀 상태를 모른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저희는 학교에 ‘코야드 실드 클럽(COYAD Shield Club)’을 만들어 예방 교육을 합니다. 학교에서는 같이 있으니, 자기들끼리는 1주일이면 다 압니다. ‘코야드 동아리’는 1주일에 한 번씩 모여야 하는데, 마약을 하면 오지 않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기 때문에 동급생들은 캐치할 수 있죠. 코야드는 이처럼 학교를 기반으로 한 사전 예방과 조치의 근본적 예방 시스템입니다.”

-클럽에 전교생이 다 참여하는 것은 아닐 텐데요.

“물론 신청자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그것만 해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단 클럽에 들어온 학생들은 마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게 되고, 다른 학생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그러한 안테나가 이미 학교에 있다는 자체만 해도 예방 효과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 자녀는 안 하니 괜찮다?’ 학교에서 자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말 아십니까? 부모들이 내 아이들을 마음놓고 보내도 되는 학교가 돼야지, 학교에 가서 마약을 배우게 돼서야 되겠습니까?

학교 내 왕따나 폭력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 코야드는 마약 예방을 넘어 왕따 문제, 폭력, 교사나 학부모 간의 문제 등을 모두 다루는 ‘토털 시스템’입니다.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이 서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고 친구가 되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 코야드에서는 반드시 학부모 교육을 실시합니다.그래야 우리 아이가 마약 혹은 기타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체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약도 팬데믹, 시스템 구축해야
가정과 지역사회, 국가까지 피폐
봉사활동 시간 부여, 美 대통령상
美 유학생 귀국길에 마약 가져와

-미국은 마약 문제가 왜 이렇게 심각해졌나요.

“마약은 개인은 물론, 가정이나 지역사회는 말할 것도 없고 나라까지 피폐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마약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전쟁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전쟁을 하려면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장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의 활동은 없고, 마약을 한 사람들을 잡아들이기만 했어요. 관련 예산도 85% 가까이 때려잡는데 쓰이고 있어요.

미국이 50년 동안 전쟁하듯 마약 사범들을 수사하고 체포했지만, 결국 실패를 시인했어요. 검거만 했지, 조기 예방 시스템이 없었던 거예요. 마약에 유혹당할 수 있는 초등학교 때부터 예방해야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까지 가는 과정에서 마약의 유혹을 저항하고 뿌리치고 이길 수 있는 힘을 길렀어야 하는데, 그런 활동이 전무했어요. 그러니 친한 친구나 누군가 유혹하면 넘어갈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저희들은 아예 어렸을 때부터 예방 교육을 시켜서, 평생 마약을 안 하고도 좋은 친구들, 좋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함께 살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주고자 합니다.

마약 중독자들을 치유하는 정신병원, 재활(rehabilitation) 센터도 필요하지만, 조기 예방 교육이 더 시급합니다. 이 시스템이 완전히 뿌리내려야 합니다. 그래야 마약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어른들끼리 세미나·학술대회나 행사를 하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오늘도 학교에서 뛰어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요. 이런 인식에 공감대가 커져서, 지금은 검찰청에서도 교육을 받고 각 지역 검사장들이 서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FBI와 경찰청과도 청소년 포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코야드 폴 임 총재(오른쪽)와 코야드 코리아 김지연 대표는 마약 중독의 위험성과 예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코야드 폴 임 총재(오른쪽)와 코야드 코리아 김지연 대표는 마약 중독의 위험성과 예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송경호 기자

-코야드는 미국에서 주로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요.

“백악관 산하에 직속 마약통제국(Office of National Drug Control Policy, ONDCP)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산하에도 약물남용 및 정신보건국(the Substance Abuse and Mental Health Services Administraion, SAMHSA)이 있죠.

저희 코야드는 이곳들과 파트너십으로 일하면서, 모범적인 이들에게 미국 대통령상을 줄 수 있도록 위임받은 기관입니다. 학생이든 학부모든 교사든 함께 마약 예방 캠페인을 하고, 앞에서 말씀드린 학교 클럽마다 리더가 있습니다.

리더들의 활동은 모두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됩니다. 활동 우수자에게 대통령 자원봉사상을 주니, 자부심도 갖고 격려도 얻습니다. 작년에는 중국 아이가 상을 받았고, 올해는 한국 아이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야드 활동을 통해 다음 세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신뿐 아니라 친구들도 마약으로부터 지켜줘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큰 역할이라고 봅니다.

미국에선 50개 주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9개 권역으로 나눠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코야드 시스템에 대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 전문가들이 교육을 받고, 충분한 오리엔테이션과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에 따라올 수 있게 되면 발대식을 하게 됩니다. 세 곳에서 준비하고 있고,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벌써 5개 국가가 코야드 시스템을 요청해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정부 인사나 관계자들이 찾아옵니다. 각 나라에서도 교육이 끝나면 발대식을 하게 됩니다. 줌으로 교육받고 있는 나라도 20여개 국입니다.”

왕따와 폭력도 예방 토털 시스템
부모와도 소통, 교사와 관계 회복
예방 교육 시킬 강사부터 필요해
한국가족보건협회와 손잡은 이유

-한국에서도 활동을 시작하시는 이유는.

“우리나라 마약 문제가 이렇게 심각해진 것은 최근이 아닙니다. 제가 파악하기로는 이미 심각했습니다. 그런 사실에 한국인으로서 가슴이 아팠지만, 한국에도 저희 조기 예방 시스템을 이식하고자 합니다.

코야드는 캠프(Camp), 캠페인(Campaign), 센터(Center) 등 3C 토털 시스템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캠프, 학교를 중심으로 사회적 캠페인, 그리고 센터에서 그 리더와 학부모, 전문가들을 집중 교육시키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한국에도 전해주고 싶어서 제가 지난 몇 년 동안 함께할 사람과 기관을 찾아봤지만,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고 사역하는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어요. 그러다 한국가족보건협회(한가협) 김지연 대표님을 찾게 됐어요. 한가협은 에이랩아카데미선교회와 함께 전국 네트워크를 갖고, 각 지부원들이 현장에서 교육을 시키고 있었죠. 김 대표님도 흔쾌히 동참해 주셨습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5년, 10년 후에 많은 청소년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마약을 제대로 예방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처럼 다음 세대를 위한 아무런 조기 예방 시스템 없이 5년, 10년이 흐른다면,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좀비가 된 사람들 모습이 한국에서도 나타날지 모릅니다.

지금으로선 한국이 그렇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누가 예측했나요? 지금 벌써 마약 중독의 쓰나미가 오고 있습니다. 마약 팬데믹이에요.”

▲태권도와 병행해 실시한 현지 다음 세대 대상 마약 예방 활동 모습. ⓒcoyad.org

▲태권도와 병행해 실시한 현지 다음 세대 대상 마약 예방 활동 모습. ⓒcoyad.org

-한국에서 발대식으로 시작하는 이유는.

“그저 행사와 퍼포먼스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국 학교, 초등학교부터 예방 시스템이 실행될 수 있도록 발대식을 열게 됐습니다. 코야드 활동을 하려면 아이들에게 예방 교육을 시킬 강사가 필요하고, 학교와의 협력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와서 보니 한국은 아직 여러 관계 기관들과 서로 협력이 잘 안 됩니다. 따로따로 놀고, 행사 위주입니다. 그래선 안 되고, 플랫폼을 만들어 학교에 들어가야 합니다. 초등학교에서는 매주 모여야 해요. 한 달에 한 번으로는 부족합니다.

영어 수학 잘하면 뭐합니까? 유학 가서 마약 하면 끝인데요. 유학생들 중 얼마나 마리화나를 비롯한 마약을 배워 올까요? 저희들은 80%로 보고 있습니다. 다 마리화나를 배워오고, 개중에는 장사하는 사람들까지 생깁니다. 한국 마약이 지금 미국에서 가장 많이 들어오는데, 소포 같은 물류로 들여오는 건 얼마 안 됩니다. 미국 유학생 등이 직접 가져오는 겁니다.

앞으로 한국에 코야드 클럽이 생기면, 유학을 가서도 미국 코야드 클럽에 자동으로 들어가게 돼 있어요. 유학 생활에서도 마약에 물들지 않고 공부하도록, 부모님들도 안심하고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서로 대화가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이런 시스템이 자리잡히길 간절히 바라면서 준비하고 있어요.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들은 큰 돈 들여서 유학 보냈더니 마리화나나 배우고, 약물에 중독돼서 돌아오면 되겠습니까? 저는 미국에서 그런 사례들을 너무 많이 봤어요. 그래서 대학에도 코야드 클럽이 필요합니다.

지난 2년 동안, 현장을 보고 싶어서 한국에서 사전조사를 했어요. 현장에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단체들을 찾고 있었습니다. 세포처럼 아이들과 함께 뒹굴 수 있는 전국적인 조직을 못 만났어요. 그런데 서울부터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까지 다 돌면서, 한국가족협회 산하 에이랩아카데미에 각종 중독 관련 강사들이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에이랩아카데미가 중독예방 강사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코야드에서 좀 더 시스템적으로 도와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 마약 예방 교육과 다른, 코야드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 소통입니다. 지금 자녀와 부모가 소통이 안 되고 있잖아요. 하지만 코야드 클럽에 들어오면 마약 예방 교육만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집에서 부모와 대화할 수 있도록 활동지를 나눠줍니다.

예를 들어 담배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오늘 선생님이 담배를 피우면 뇌가 이렇게 된다는데,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질문하고 답을 표시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끊겼던 부모와의 대화가 다시 가능해집니다. 부모들도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아이가 어떤 교육을 받는지 듣고, 담당 교사와도 소통합니다.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가 대화가 되기 시작하는 것이 코야드 클럽의 핵심입니다.”

▲코야드 코리아 발대식 포스터.

▲코야드 코리아 발대식 포스터.

-학부모와 교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교권이 무너져 난리법석입니다.

“코야드 클럽을 하면 학부모님들이 오셔서 활동지를 나눠주거나 출석 체크를 해주고, 간식을 주는 등 봉사를 해주십니다. 담당 교사도 있습니다. 당연히 부모, 교사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이 이뤄집니다.

코야드에는 PTA라는 학부모회도 있어 교사들과 관계를 맺습니다. 교사들이 학교를 관두고 극단적 선택을 합니까? 이건 아니죠. 미국에서는 오히려 코야드를 통해 학부모들이 교사들을 너무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끝나는 날 세리머니할 때도 부모들이 와서 너무 좋아하세요. 아이들도 학교에서 당당하게 공부하게 되죠.

한국도 코야드 시스템이 들어오면, 마약 예방뿐 아니라 리더십 교육과 인성 교육을 받게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이 쓰는 단어가 달라져요. 부모들이 너무 좋아하겠죠? 이 일에 모두들 관심을 가지면서, 학교들의 회복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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