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교회학교가 오늘 교회교육에 주는 5가지 교훈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정기학술대회

1. 주일학교와 주간학교 공존
2. 나라와 민족 위한 교육으로
3. 전 생애 포함하는 평생교육
4. 개교회·교파주의 넘어 연합
5. 풍성한 교재들 연구 요청돼

▲기념촬영 모습. ⓒ연구원
▲기념촬영 모습. ⓒ연구원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원장 장경남 교수) 주최 제16차 정기학술대회가 ‘근대 한국기독교 교회학교의 교육’이라는 주제로 11월 10일 오후 숭실대 조만식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개회식 후 학술대회 1부에서는 박상진 명예교수(장신대, 한동대 석좌교수)가 ‘한국기독교 교회교육의 발자취(1884-1945): 주일학교와 주간학교를 중심으로’, 이진원 사무총장(대한기독교교육협회)이 ‘주일학교 공과의 변천과 그 의의’를 각각 발표했다.

박상진 교수는 “초기 한국교회 교회학교 역사는 오늘 교회교육에 대해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가? 일제 강점기가 본격 시작되는 1910년 이전 시기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며 “일제 강점기 동안 어떻게 교회교육이 파괴되고 무기력해지고 타협했는지를 통해, 오늘날 기독교교육에 대한 다양한 억압과 제재에 어떻게 저항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1884년부터 1945년까지 교회학교 역사를 ①교회학교 태동기(1884-1893): 기독교학교로부터 시작된 주일학교 ②교회학교 부흥기(1893-1910): 주일학교와 주간학교의 부흥 ③교회학교 전환기(1910-1922): 주간학교의 침체와 주일학교의 정착 ④교회학교 확산기(1922-1938): 주일학교의 성장과 부흥 ⑤교회학교 시련기(1938-1945): 주간학교의 폐교와 주일학교의 침체 등 크게 다섯 가지로 구분하고, 이를 통해 깨닫게 되는 교훈을 살폈다.

첫째, 초기 한국교회 교회교육은 주일학교와 주간학교가 공존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기독교학교 및 교회 설립이 시작된 직후부터 토착 교인들에 의해 교회가 세워지고 교회 안에 두 교육기관이 설립되는데, 바로 주일학교와 주간학교였다”며 “1교회 1학교 운동을 통해 교회마다 소학교를 설립해 신앙교육 터전으로 삼을 뿐 아니라, 기독교 민족교육을 통해 구국운동과 항일운동 정신을 지닌 민족 지도자와 애국자들을 양성했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오늘날 교회학교라고 하면 주일 아침에 모이는 주일학교만을 생각하나, 교회학교의 한 축으로서 주간학교가 존재했고 노회와 총회가 학무국을 두어 교회 부설 소학교인 주간학교를 지원한 사실은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교회와 학교가 분리되지 않고 연결돼 하나님 나라 일꾼을 세우는 기독교교육 본래의 목적을 제대로 수행한 것”이라고 짚었다.

둘째, 초기 한국의 교회교육은 공적 영역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교육으로 연결돼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실제적으로 일제에 항거해 3.1운동으로 확산되는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박상진 교수는 “당시 주일학교든 주간학교든 일제 침략에 저항하는 교육을 실천했고, 시대 상황을 해결하는 교육을 수행함으로 공적 책임을 담당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사사화돼 공적 영역과 분리되고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 채 교회주의에 함몰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여전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비통일 분단 국가로 통일이라는 민족의 과제가 있음에도 교회교육이 이를 교육적 과제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많은 학생들이 입시위주의 교육 현실 속에서 심각한 교육고통을 경험하며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음에도, 교회교육은 이를 변혁하고 치유하는 대안적 교육을 담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후위기를 비롯한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 때, 보다 공적 책임을 다하는 교회교육으로의 전환이 요청된다”고 제언했다.

▲박상진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박상진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셋째, 초기 한국의 교회교육은 자라나는 세대만이 아니라 전 생애를 포함하는 평생교육을 실천했다.

박 교수는 “주일학교 안에는 아동이나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도 포함됐는데, 오히려 성인 중심의 주일학교였다는 평가가 가능할 정도로 청장년들을 그 교육대상으로 삼았다”며 “오늘날 교회학교는 주로 미취학·아동·청소년으로 국한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애 전체가 기독교 교육 대상이 됨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한 역사로부터 교훈을 받아야 할 것이다. 교회가 신앙 공동체가 되어 세대가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통합되어 세대통합의 교육을 수행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신앙은 가르쳐지는 것이 아니라 신앙공동체 안에서 형성되는 것’이라며, ‘적어도 3세대가 함께 참여하는 신앙공동체 안에서 경험·의식·활동을 공유함으로 신앙 전승이 이뤄진다’는 존 웨스트호프의 주장을 미리 실천한 사례”라며 “오늘날 목회와 교육을 분리해 ‘목회 대상은 성인, 교육 대상은 다음 세대’로 규정하는 도식을 깨트리고, 전 생애를 교육 대상에 포함하는 평생교육을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초기 한국교회 교회교육은 개교회주의와 교파주의를 넘어 연합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상진 교수는 “초창기인 1893년부터 선교사공의회를 조직해 장로교는 미국 북장로교·남장로교·호주 장로교, 이후 캐나다 장로교까지 연합했다. 1905년 선교공의회를 조직해 4개의 장로교 선교회뿐 아니라 미국 북감리교·남감리교를 포함해 연합했고, 산하에 주일학교위원회를 구성해 ‘통일공과’를 발간했다”며 “이 선교공의회가 세계주일학교연합회에 사역자 파송을 요청하고 결국 1908년 세계주일학교연합회 한국지부가 결성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그후 주일학교대회가 시작됐고, 마침내 1922년 조선주일학교연합회가 결성돼 전체 주일학교 사역을 관장하게 됐다. 오늘날 지나칠 정도로 개교회주의·개교파주의로 갈라져 있는 한국교회와 교회교육 현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라며 “개별 교회와 교단의 특수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최대로 ‘더불어’ 하는 연합정신은 계승돼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 다섯째, 초기 한국 교회교육의 복음적 교육과정과 이를 근거로 발간된 풍성한 교재들에 대한 연구가 요청되며, 이를 오늘날의 교육과정 개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는 “초창기에는 세계통일계단공과를 번역 사용했으나, 그 이후 조선주일학교연합회를 중심으로 발간한 주일학교 공과는 장년공과와 유년공과를 포함하고 있으며 교사용과 학생용을 발간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발간을 했다”며 “공과 책 외에 주일학교 교수법, 교회학교 심리학, 유치부 연구, 동화연구법, 최신 유년주일학교 교수법, 주부와 종교교육, 주일학교 교장의 30년 경험 등은 당시 교회교육이 얼마나 전문성을 추구했는지를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교육과정과 교재개발은 일반교육보다 앞서는 것으로, 오늘날 공교육의 교육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회교육 과정과 교수방법의 현실에 비춰볼 때 진지하게 탐구하고 이를 새롭게 계승, 발전시키는 노력이 요청된다”고 했다.

▲이진원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이진원 사무총장이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새로운 시대 한국기독교 새 공과를 위한 제언

이어 이진원 사무총장은 “한국기독교 ‘공과 변천 제1기’, 복음이 전해지던 초기 한국기독교 교회교육이 역사 속에 가장 강력하고 생동력 있게 공과 교육에 집중하고 공과의 틀을 잡게 되는 시기였고, 한국기독교 공과 변천 역사는 공과 교육이 교회와 사회의 교량 역할을 감당하는 역동적인 교회교육이었다”며 “우리가 반드시 다시 계승해야 할 부분은 청장년세대가 본이 되는 배움의 열정이다. 1910년 이래 장년부 공과책이 유년 주일학교 공과부수보다 몇 배나 더 많았다는 데서, 본이 되는 부모와 교사, 어른 세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공과 변천 제2기’, 조선주일학교연합회를 구심점으로 한 공과교육 역사를 통해서는 “한국기독교 교육의 연합과 일치를 위한 말씀으로 하나 되어 이 땅에서의 하나님 나라 민주 시민으로서의 공적 사명을 함께 감당하는 역동적인 한국기독교의 교회교육을 다시 소망해 보게 된다”며 “재건된 대한기독교교육협회가 교단 공과 교육 활성화에 힘입어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교육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는 뉴노멀 플랫폼으로써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과 변천 제3기’, 교단별 공과 개발과 공과의 다양화 시기에 대해선 “우리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할 새로운 공과로의 개발을 요구받고 있다”며 “2013년부터 제4차 공과 교육과정인 『GPL』의 ‘하나님의 사람, 세상의 빛’ 시리즈로 공과교육을 시행해 왔고, 새로운 시대 새공과의 필요에 따라 저출산 고령화, 디지털 시대 도래, 기독교 인구 감소 등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새 5차 교육과정 개발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시대 흐름과 변화에 따라 학습자의 삶과 교회 현장 상황을 적극 반영하는 새로운 공과 교육으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동시에 모든 변화 속에서도 성경의 핵심 메시지인 구속사적 기독교 세계관이 담긴 혁신이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십자가 복음 메시지는 반드시 중시돼야 한다. 주일학교 역사와 함께 시작된 공과교육이 한국기독교 교회교육을 위한 신앙 정체성 교육과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 이 땅에서의 공적 사명을 감당해 갈 비전을 품은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는데 중요한 도구로 개발되고 사용되기를 소망한다”고 정리했다.

2부에서는 윤정란 교수(숭실대)가 ‘주일학교 교사 양성: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본을 중심으로’, 장경남·오지석 교수(숭실대)가 ‘근대전환기 비정규과정 교육모델: 한국교회 주일학교’를 각각 발표했다. 이후 신용철 교수(숭실대) 사회로 종합토론에서 설충수·양승조·방원일·마은지(이하 숭실대) 교수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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