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16] 정직과 성적과 신앙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경기
방심하다 0.01초 차로 1등 놓쳐
신앙의 경주, 방심 말고 끝까지
당연하다 방심하면 무너지게 돼
2023년 9월 23일,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렸다. 아시아 45개국에서 많은 선수들이 참가했다. 한국 선수도 867명이 참석해 여러 종목에서 선전했다. 그런데 경기 중 정말 황당하면서 안타까운 경기가 하나 있었다. 바로 롤러스케이트 경기였다.
대한민국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남자 대표팀이 3,000미터 릴레이 계주 경기에 참가했다. 3명의 선수가 출전해 번갈아 운동장을 계속 도는 단체전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결승전에 올라갔다. 결승전이 시작되고 선수들은 운동장을 열심히 돌았다.
이제 3,000미터를 거의 다 돌고 운동장 한 바퀴만 남겨 놓고 있을 때였다. 한 바퀴를 남겨놨을 때 1등은 대한민국 선수, 2등은 대만 선수였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두고 대한민국 선수가 대만 선수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서갔다.
필자는 대만 선수가 역전하는가 싶어 조마조마했지만 대한민국 선수가 1위 자리를 잘 유지하고 있었다. 이제 곧 결승선에 통과하기 직전이었다. 우승을 확신한 대한민국 선수가 너무 기뻐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승리의 세레머니를 펼쳤다.
그렇게 결승선을 통과하고 난 뒤 대한민국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우승을 차지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시 뒤 스크린에 경기 순위가 나왔을 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등이었던 대한민국은 2위가 되어 있었고, 2위인 줄 알았던 대만이 1등으로 들어왔던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대한민국 선수들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스크린 화면으로 리플레이가 다시 나왔다. 마지막 결승점을 앞두고 대한민국 선수가 우승을 확신하며 세레머니를 펼칠 때, 대만 선수는 먼저 결승선에 들어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다리를 쭈욱 뻗었다.
나중에 경기 기록을 확인해 보니 대만 선수가 대한민국 선수보다 0.01초를 먼저 들어와, 대만이 우승하게 되었던 것이다. 우승이라고 확신했던 대한민국 선수들은 고개를 떨구며 좌절했다. 한편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대만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고 난리가 났다.
여러분은 이 경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지막에 대한민국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하기 직전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면, 우승은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방심함으로 우승의 문턱 앞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마지막 순간 승리를 확신하며 세레머니를 펼치다 우승을 놓친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도 신앙의 경주를 달려가고 있는 믿음의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시합을 하는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은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방심하게 돼 있다. 방심하면 무너지게 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감사하게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행평가 감상문 쓰기 만점 받아
사실 교과서 뒤 줄거리 보고 적어
기뻤지만 괴로워서 솔직히 밝혀
안타까웠지만 기뻤다는 남학생
1. 의인이었던 노아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이르시되 내가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버리되 사람으로부터 가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들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이것이 노아의 족보니라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라 그는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창 6:6-9)”.
노아가 살고 있던 시대에는 무법천지였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실 정도로 인간들의 죄악은 엄청났다.
하나님은 결국 무거운 결정을 내리신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인간을 물로 심판하시기로 말이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단 한 사람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있었다. 바로 노아였다.
그렇다면 노아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기에 하나님의 심판을 피해 갈 수 있었을까? 노아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자였기 때문이다. 노아는 늘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자였다.
노아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노아에게 은혜를 주셨다. 노아는 악한 세상에서도 하나님 은혜로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살아갈 수 있었다. 하나님은 그런 노아를 사랑하셨고 그와 동행해 주셨다.
2. 우리도 노아처럼 살아가야 한다
우리도 노아처럼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 틈 속에서 여전히 살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사랑하며 의지하길 원하신다.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며 노력하는 사람을 원하신다. 나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 얼마만큼 발버둥을 치고 있는가?
제자훈련을 하면서 아이들과 한 주 동안 있었던 일을 함께 나누고 있을 때였다. 남학생 한 명이 자기 차례가 되었을 때 이번 주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서, 자기에게 일어났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 남학생은 이번에 고등학교 올라와서 처음으로 국어 2등급을 받았는데 어떤 일로 1점이 깎여 3등급으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자 필자와 친구들은 하나같이 아쉬워하며,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남학생은 학교에서 국어 수행평가가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는 것이었다고 한다.
남학생이 배우는 교과서 뒤 여러 책의 줄거리가 나와 있는데, 국어 선생님은 교과서 뒤에 나오는 책 줄거리를 보지 말고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많은 반 친구들이 교과서 뒤에 나와 있는 책의 줄거리를 보고 감상문을 적었다고 한다. 그 남학생도 책을 직접 읽지 않고 교과서 뒤에 있는 책의 줄거리만 보고 감상문을 썼다. 나중에 국어 선생님이 수행평가 채점을 하고 난 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이 교과서 뒤에 책 줄거리 다 알고 있는데, 그거 보고 썼던 친구들이 많이 있더라. 책 줄거리 보고 쓴 친구 솔직하게 다 말해라.”
그 친구는 자신의 수행평가 점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만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행평가 만점을 받아, 고등학교에 올라와 처음으로 국어 2등급을 받았던 것이다.
그 학생은 날아갈 듯 기뻤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괴로웠다고 한다. 자기도 교과서 뒤 책 줄거리만 보고 수행평가를 했기 때문이다.
그 남학생은 일주일을 고민하다 선생님을 찾아가서, 자기도 줄거리만 보고 감상문을 적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네가 마음이 참 착하구나. 그래도 줄거리만 보고 적었으니 감점은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나중에 다시 점수를 확인해 보니 1점 차이로 국어가 2등급에서 3등급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그 남학생은 너무 안타까웠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이 기뻤다고 한다. 하나님 앞에 정직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남학생에게 잘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하나님을 갈망하는 사람들은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내가 살아가는 모든 곳에서 하나님을 먼저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사람들임을 명심하자. 우리가 하나님께 이런 마음으로 간절히 나아가길 소망한다.
김맥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과 졸업
총신대학원 M.div 졸업
전) 참사랑교회 청소년부, 성동교회 중등부, 부광교회 청소년부, 성일교회 중등부, 화원교회 고등부 전임목사 및 주일학교 디렉터
현)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