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출간
로잔, 교회의 사도적 책임에 무게
로잔 역사와 신학, 사역 심층 분석
비평적 분석, 발전적 제안도 담아
로잔 운동의 과거·현재·미래 보기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안승오 | CLC | 348쪽 | 17,000원
“로잔 운동은 세계 기독교 선교 방향이 WCC 에큐메니칼 진영에 의해 본래 목표였던 복음화보다 인간화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복음주의자들에 의해 시작된 운동이다. 즉 로잔의 출발점과 핵심은 세계 복음화였고, 50여 년 세월 동안 로잔은 이 목표를 향해 나름대로 열심히 달려왔다. 하지만 50여 년 세월이 흐르면서 로잔 신학도 조금씩 변모해 왔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선교신학)가 로잔 운동의 과거를 회고하고 현재를 분석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도서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을 최근 발간했다.
책에서는 로잔 운동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를 분석함으로써, 앞으로 로잔이 어떻게 하면 더욱 발전하고 세계 복음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저자는 로잔의 역사와 신학, 사역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위에서 로잔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미래 방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로잔 운동은 1974년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시작된 세계 복음주의 진영의 연합 운동이다. 이 운동은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와 함께 세계 선교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WCC가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둔다면, 로잔 운동은 교회의 사도적 책임에 무게를 둔다.
이 운동이 세계 복음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은 명칭에서도 잘 나타난다. 1차 로잔대회 명칭이 ‘로잔 세계 복음화 국제대회(The International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였고, 이후 운동을 지속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세계 복음화를 위한 로잔위원회(Lausanne Committee for World Evangelization)’를 구성했다는 점이 이를 잘 보여준다.
로잔 운동의 시작은 선교에 대한 WCC 에큐메니칼 진영의 새로운 도전과 연관돼 있다. 즉 WCC가 선교의 중심과제 혹은 목표를 ‘복음화’에서 ‘인간화’ 또는 ‘세상의 샬롬’으로 바꾸자, 복음주의 진영의 지도자들은 본래 선교의 핵심을 붙들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로잔 대회를 열게 됐다.
대회를 기점으로 로잔 운동이 시작돼 크고 작은 많은 모임들이 열렸고, 교회의 선교적 책임, 사회적 책임, 세계 복음화 방안 등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이런 논의들을 통해 50여 년의 세월을 거쳐오면서 로잔은 세계 복음화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하는 ‘총체적 선교’ 개념을 지니게 됐다.
로잔 운동은 기본적으로 기구가 아닌 운동이며, 인건비나 운영비 등의 최소화를 위해 글로벌 본부나 중앙 사무실을 만들지 않았다. 모든 리더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로잔은 세계 복음화를 목표로 출발했고, 이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다양한 인적·물적 자원들과 네트워크, 그리고 그 동안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 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 약화해 가는 기독교를 살리고 펼치는 일에 로잔이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로잔 운동에 대한 긍정적 분석과 장밋빛 미래만을 담지는 않았다. 즉 로잔 운동에 대한 비평적 분석과 발전적 제안도 담았다.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서 하나님의 뜻을 잘못 해석하면, 기독교 선교 운동은 자칫 인권 운동, 사회 운동, 복지 운동, 환경 운동 등으로 축소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히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하고, 그 뜻은 성경에 근거해서 얻어져야 할 것이다.”
책 1부는 ‘로잔 운동의 역사와 신학’으로 로잔 운동 50년 역사를 분석했고, 2부는 ‘로잔 운동과 선교 현장’으로 로잔 운동 관점에서 북한 이슈, 4차 산업혁명, 뉴 노멀 시대 선교 이슈 등을 다뤘고, 3부는 ‘로잔 운동의 전망’으로 로잔 운동의 발전을 위한 방안 등을 논의했다.
“기독교와 기독교 선교의 미래 모습은 4차 산업혁명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기독교의 대응 능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즉 기독교가 거대한 파도를 먼저 예상하고 철저히 준비하면 그 파도를 넘어 더 발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하면 기독교는 그 파도 속에 파묻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로잔은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기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칼 진영에 나타난 선교 운동의 큰 흐름을 파악하고, 지금까지 로잔 운동의 주요 역할을 이해하며, 미래 바람직한 선교 운동의 방향과 전략 등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다.
안승오 교수는 “로잔 운동은 WCC와 함께 세계 선교에 있어 가장 핵심적 운동 중 하나다. 이 중요한 운동은 2024년 50주년 희년을 맞게 되고, 대한민국 서울(인천)에서 4차 대회를 열게 된다”며 “이런 역사적 시점에 탁월한 학문성 위에서 로잔 운동의 과거·현재·미래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조망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오늘날 기독교 선교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각개전투식 선교로 인한 선교 인력과 재정의 낭비라고 할 수 있다. …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일 중 하나는 세계 선교가 명확한 목표를 지향하고 이 일을 위해 선교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선교 전략의 헤드쿼터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로잔이 현재도 이런 일을 일정 부분 감당하고 있지만 이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잘 수행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