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한 ‘코야드’ 폴 림 총재와 김지연 대표 (下)
코야드(Council of Youth Anti-Drug) 코리아는 지난 11월 13일 발대식을 열고 본격적인 한국 활동을 시작한다. 미국에서 27년간 청소년들을 마약으로부터 지켜낸 코야드는 철저하게 학생들이 있는 현장에 머물며 약물 중독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법을 제공해 왔다.
코야드 코리아 출범은 한국의 마약 상황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고, 오히려 아시아의 ‘마약 허브’가 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코야드 한국 지부장은 이미 700명 이상의 마약 예방 강사를 양성한 한국가족보건협회(한가협) 김지연 대표가 맡아 기대감을 높였다. 코야드 폴 림 총재와 코야드 코리아 김지연 대표의 마지막 이야기.
한국, 아시아의 마약 허브 우려
마약 관뒀다 간증 후 다시 손대
하나님께서 한국 지켜주심 느껴
교회가 청소년 마약예방 앞장을
-김지연 대표님께 여쭙겠습니다. 코야드 코리아는 앞으로 어떻게 활동하게 되는지요.
“저희는 마약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들을 양성하고 파송해 왔습니다. 700명 정도를 세웠을 때 함께하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총재님이 직접 협회로 연락을 주셨어요. 저도 처음엔 코야드 시스템이 생소해서 바로 연락을 못 드리고 있었는데, 다시 연락이 오셨어요.
미국에서 봤을 때 한국이 심각한데, 우리가 잘 대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직접 찾아와 주셨습니다. 저희를 2년 정도 내사하시고 찾아 보셨어요. 학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학교에서 마약 예방 교육을 하고 현장에서 진짜 뒹구는 사람들을 찾고 계셨어요.그래서 직접 연락을 주시고 찾아와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총재님을 만나면서, 제 생각보다 마약 문제가 더 심각함을 알게 됐어요. 미국에서는 한국에 얼마나 많은 마약들이 들어오고 있는지 견적이 나오다 보니 심각하게 보시고, 자칫 ‘아시아의 마약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계셨어요.
하지만 제가 느낀 마약의 심각성은 따로 있었거든요. 학교들에서도 계속 요청이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단독으로 예방교육을 할 수 있는 강사가 국내에 부족했어요. 지금 5차 강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코야드를 만나면서 학교에 강사를 보내는 정도가 아니라 클럽 형태로 현장을 지키면서 그곳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 공동체인 학생과 교사와 부모가 함께 마약 예방이라는 이슈 안에서 응집력 있게 화합하고 소통하는 장을 열 것입니다. 이를 위해 총재님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느끼신 한국의 마약 실태는 어땠나요.
“마약에 한번 빠지면 빠져나오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마약을 관뒀다’고 간증했던 분들이 다시 마약을 하는 일도 많아요. 그만큼 금단현상이 심하고, 요즘 마약은 부작용까지 심합니다. 말씀하셨듯 한번에 사망할 수도 있어서 무서운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실질적인 예방 교육이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저희에게 하는 말이 ‘마약 예방 강사를 요청해도 보내주지 않는다’였어요. 그래서 저희가 강사 수료증 받으신 분들을 보내드리니, 요청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희는 성중독자들도 상담하고 관련 강사를 양성하는 일들을 주로 하고 있는데, 그들의 끝에 항상 있는 건 결국 마약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마약 예방 강사를 양성하기 시작했죠.”
-코야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코야드의 한국 상륙은 매우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저희가 한국의 마약 심각성을 잘 모를 때 먼저 발견해 주시고, 2년 넘게 조사해서 저희를 찾아내 주셨어요. 정말 한두 번 세미나를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뒹구는 사람들이 필요해요. 서로 그런 스피릿이 너무 딱 맞아요.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 지위를 상실한지 오래 됐고, 이제 급부상하는 ‘아시아의 마약 허브’가 되고 있는데, 하나님께서 정말 한국을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코야드 이사진과 총재님께서 한국을 이렇게 아껴 주시고, 일부러 찾아와 주시니 감사합니다.
코야드 총재님이 한국인이고 목회자·선교사 출신이신 것도 감사합니다. 선교사는 현장에 계신 분이잖아요. 저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하나님께서 작정하고 한국을 사랑하고 긍휼히 보시는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주로 현장에서 움직이는 사람인데, 그걸 다 파악해서 연합하게 된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다음 세대는 성도 수 대비 가장 많이 선교사로 파송돼야 하는데, 마약이 너무 많이 번지고 있어요.
이번 코야드 코리아 발대식이 사실상 ‘아시아 발대식’이라고 들었어요. 이번에 법무부 장관님도 축사를 보내주셔서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계속 한국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빛과 소금의 나라로 쓰시려는 의지를 힘들 때마다 보여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크리스천투데이에서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웃음).”
-총재님께 여쭙습니다. 학교에서 어떻게 코야드 시스템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발대식 이후 전문 강사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 구체적 전략을 세우고, 모델 학교를 지정해 한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문 강사들에게 학교 내 커리큘럼이나 현장 시스템을 전달해, 도시별 모델을 세워서 진행할 것입니다.
코야드 클럽을 학교에 세우고 싶다면, ‘코야드 코리아’에 일단 신청해야죠. 학교의 허락과 담당 교사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교내에 코야드 클럽을 만들면, 코야드 코리아에서 강사를 파견합니다. 신청해 주시면 자세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흥회 식으로 한 번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갖춰서 구역 식구들처럼 아예 코야드 멤버로 훈련시켜서 서로 지켜주도록 해야 합니다.
코야드 클럽을 시작하니 교회를 안 나오거나 딴 데 가서 노는 아이들이 있어요. 또래 아이들은 여러 행동이나 증상을 보면 마약을 했는지 금방 알아요. 코야드 클럽은 한 마디로 소통과 안테나 역할을 하는 거예요. 안 나오는 아이들을 내버려두지 말고, 찾아가서 상담하고 지켜줘야죠.
마약을 한 아이에게 눈치를 주면, 그 아이는 교회를 옮깁니다. 옮겨간 교회에서 마약을 퍼트릴 수 있어요. 미국에선 다섯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마약을 퍼트린 아이도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는 안 되고, 교회가 지켜줘야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지켜주고 보호해 주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마약을 하면 범죄자가 되지만, 스스로 실토하고 치유받고자 한다면 범죄자가 아닌 환자로 봐야 합니다. ‘감기 걸렸다’ 생각하고 보호할 힘이 있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적극 나서서 청소년들이 제대로 신앙을 가진 소금과 빛으로 양성하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학교에 가서도 마약예방에 앞장서는 리더가 된다면 얼마나 멋있을까요?
미국에선 코야드 클럽에서 마약예방 교육을 20분 한 뒤, 30-40분 동안 체육활동을 합니다. 태권도나 체조 등을 해요. 아이들이 태극기나 성조기 마크를 가슴에 달고 얼마나 폼 잡고 다니는지 몰라요(웃음). 인성 교육이나 리더십 교육도 하다 보니, 왕따나 학교폭력 문제도 해결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미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이 코야드 교육을 받고 부모와 소통하다가, 이혼하고 혼자 자녀를 키우는 아버지가 마리화나를 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코야드 클럽에서 자원봉사도 하게 됐습니다.
마약 문제에서 아이들 책임은 1%뿐입니다. 99%가 부모 책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설사 그런 문제가 생겼더라도 끌어안고 이해시키고 회복시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부모의 역할이죠.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켜주고 보호해주고 수용해 줄 힘이 있어야죠.
유럽이나 미국은 선진국이 됐지만, 지금 마약으로 ‘좀비 거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문화와 문명이 발달될수록 왜 저렇게 타락하고 망가질까요?
그런 점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너무 중요합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5년, 10년 후 좀비 거리가 나올 수 있어요. 지금부터라도 철저하게 조기 예방교육을 해서 청소년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킬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