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속 갈등과 분쟁, 성경과 교회다움 회복으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분쟁하는 성도, 화평케 하는 복음
손재익 | 지우 | 184쪽 | 12,000원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홍동우 | 지우 | 256쪽 | 14,000원

교회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갈등과 분쟁이 없을 순 없다. 같은 신앙을 갖고 있지만, 각자의 생각까지 같을 순 없다 보니 화해와 화합에 이르는 길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저마다 자신의 명분으로 ‘하나님의 뜻’과 ‘신앙’을 내세우기에, 양보와 타협은 더더욱 쉽지 않다.

최근 지우 출판사에서 나온 두 권의 책은 이러한 분쟁과 다툼의 ‘성경적 해법’을 모색한다. 두 책은 크기도 뒤표지 색깔도 성경 중심인 점도 비슷하지만, 강조점과 풀어가는 방식은 앞표지 속 각자의 십자가 각도만큼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성도 간 분쟁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

먼저 나온 <분쟁하는 성도, 화평케 하는 복음>은 고린도전서 6장을 중심으로, 신자 간의 다툼을 세상 법정으로 가져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에 대해 정돈된 필체로 논의하고 있다.

이 책은 예장 고신 교단에 속한 저자가 지난 2015년 9월 고신과 고려 교단의 통합을 계기로, 그해 11-12월 연속 설교한 내용을 토대로 한다. 두 교단이 40년 전 나뉘게 된 주 이유가, 이 고린도전서 6장의 해석상 차이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즉 교회 내부 사건을 세상 법정에 가져가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 고소파와 반(反)고소파로 나뉘었다가, 끝내 두 교단으로 갈라서게 된 것.

저자는 무엇보다 신자 간에 다퉈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하면서, 우리의 죄성 때문에 다툼이 있을 때조차 우리가 ‘성도’임을 기억하고 교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신자 간 갈등이 있을 때 ‘교회 법정’을 거치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 법정으로 곧장 달려가는 행동은 성도로서 자신의 고귀한 위치를 스스로 저버리는 일이요, 교회라는 ‘하나님의 거룩한 신적 기관’의 위대함을 해치는 일로 복음을 욕되게 하며,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모욕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한 장로교단 총회에 놓여있는 의사봉. ⓒ크투 DB
▲한 장로교단 총회에 놓여있는 의사봉. ⓒ크투 DB

그렇다고 ‘세상 법정’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신자는 교회법과 세상법을 모두 지켜야 하고, 불신자들과의 송사에서는 세상 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다. 세상 법정과 권세는 성경에서도 긍정하고 있기 때문이다(로마서 13장). 물론 세상법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하나님의 도덕법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솔로몬 왕이 일천 번제 이후 꿈에서 여호와께 구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교회 법정의 치리자에게 필요한 지혜’를 살피고 있다. 교회 법정의 판단과 기준에 불만을 갖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이들이 세상 법정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다툼 속에서 교회다움을 발견하다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는 목회자인 저자의 직·간접 경험이 녹아 있는 가상의 인물 3인의 사례를 제시한 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성경 본문 중심의 다양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처음 김준호 형제는 청년부 임원을 도맡다시피하던 제자훈련 모범생이었지만, 3년 전부터 ‘방황 중’이다. 소그룹만 들어오면 설교 비판에 제자훈련 비판에 열을 올린다. 그렇다고 신앙을 버린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를 욥에게 찾아왔던 고난과 그로 인한 ‘신앙의 재구성(contextualization)’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어 박세직 집사는 자수성가로 성공한 50대 사업가로, 아내의 눈치를 보며 교회를 다니다 최근 자신의 달란트인 ‘리더십’으로 교회에 기여하고자 한다. 일반 회사와 달리 지지부진하고 우유부단해 보이는 목사의 리더십이 불만인데, 저자는 이방인과 유대인이 갈등하던 갈라디아서를 토대로 ‘십자가의 리더십’을 제안한다.

마지막 현지우 권사는 교회 일에 무엇이든 앞장섰던 ‘슈퍼 권사’로 교회에 그녀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지만, 은퇴를 앞두고 교인들에게 그 열심히 상처로 남았을까 후회하고 있다. 저자는 마태복음 18장을 중심으로 16장과 13장 등 여러 구절들을 동원해 ‘용서’에 대해 논하고 있다.

세 이야기 모두 부제 그대로 ‘다툼 속에서 교회다움’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책은 갈등 원인 제공자인 가상 인물들의 ‘항변’으로도, 일종의 욥기와 갈라디아서, 마태복음 성경 강해서로도 읽힌다. ‘표적 설교 같다’는 반응도 있고, 저자의 ‘고백록’ 같기도 하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설교 시간 같은 느낌도 일부 있었지만, ‘답정너 식’ 이상론과 ‘오은영 식’ 솔루션 대신 현실에 기반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나의 이야기’처럼 몰입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교회가 참 좋았습니다. 한때는 말입니다”로 시작해, “이제 저는 교회를 사랑합니다. 그러니 교회를 함께 세워가겠습니다”로 마무리한다. 교회를 바꿔야만 한다고 외쳤던 자신이, 교회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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