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선·윤춘병 목사의 목회와 한국교회사 연구’ 학술세미나
충남 기독교 문화 역사적 가치 조명해
이태선 목사, 아동문학가로 잘 알려져
윤춘병 목사, 감리교 130년 역사 기록
충남기독교 유적 보전관리 및 관광벨트 조성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11월 23일 오전 서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이태선·윤춘병 목사의 목회와 한국교회사 연구’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총회장 김종우 목사)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는 충남기독교유적연구위원회와 서산시기독교역사문화연구원(원장 이성원 장로)가 주관하고 서산시기독교연합회, 서산시청, 이태선 윤춘병 추진위원회가 후원했다.
이날 학술세미나에서는 황미숙 교수(한국기독교역사연구회 학술위원)가 ‘이태선 목사의 목회와 문학활동’, 송현강 교수(전 한국기독교역사학회장)가 ‘윤춘병의 한국교회사 연구’를 각각 발제했다.
먼저 황미숙 교수는 “이태선 목사는 1915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독실한 기독교 집안의 7남매 중 맏이로 타어나,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43년간 감리교 목사이자 동화 작가로 지냈다”며 “특히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갖고 수백 편의 설교집과 성경 동화집을 만들어 어린이들에게 성경을 쉽게 알리고자 한 일은 한국교회에서도 중요한 업적”이라고 밝혔다.
이태선 목사는 ‘시냇물은 졸졸졸졸, 고기들은 왔다갔다’로 시작하는 동요 ‘여름 냇가’와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로 시작하는 동요 ‘펄펄 눈이 옵니다’ 등 수많은 동시와 동화를 남긴 아동문학가로 잘 알려져 있다.
황 교수는 “이태선 목사는 목회자로서의 삶 못지 않게 문인으로서의 삶에 열정을 쏟았다. 수백 편의 동시를 지었고, 그 동시들이 동요로 만들어져 전국 어린이들이 애창하는 노래와 주일학교 어린이들의 찬송가가 됐다”며 “이 목사는 천지를 창조하고 다스리는 하나님을 사랑했고 자연을 사랑했으며 어린이를 특별히 사랑하는 삶을 살다, 2003년 3월 26일 소천했다”고 생애를 조명했다.
이어 송현강 교수는 “윤춘병 목사는 평남 중화 대동강변 마을에서 태어나 채송리교회 집사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기독교를 접했다”며 “윤춘병의 글은 정갈하고 품격 있으며 구조적이다. 그가 목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부친의 권유가 결정적이었지만, 주일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목회를 동경하며 목회자에 대한 최상의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송현강 교수는 “윤춘병 목사의 연구자료는 조선시대로 치면 ‘조선왕조실록’이라 할 수 있다. 이 분을 통해 교회사가 실록으로 완성됐을 정도로, 감리교와 관련된 많은 역사서를 남겼다”며 “그는 한국 감리교 역사를 사실에 기초하여 재구성하고, 인물들의 생애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후세들에게 귀감을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한국기독교신문·잡지 백년사 1885-1945’, ‘한국감리교 수난백년사’, ‘한국감리교 교회성장사’, ‘한국감리교회 부흥운동사’, ‘한국감리교회 출판문화연구’, ‘동대문교회 백년사’, ‘동부연회사’, ‘마라나타 권원호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유산’, ‘전덕기 목사와 민족운동’, ‘수난시대의 목화 이진구 목사’, ‘맥클레이 박사의 생애와 사업’, ‘원주제일교회 80년사’, ‘한국감리교회 외국인선교사’ 등 윤춘병 목사의 주요 작품들을 열거한 뒤 “윤 목사는 제1세대 역사가로서 지나온 130년 한국 감리교 역사를 복원하는 사명의 초석이 됐다. 이제 그의 전기(傳記)를 여러분들이 쓸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회는 한국선교유적연구회 회장 서만철 교수를 좌장으로 서산시기독교역사문화연구원 이인복 사무차장이 ‘이태선 목사의 목회와 문학활동’, 지규숙 전문위원이 ‘윤춘병의 한국사 연구’에 관해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서만철 교수는 “충남 서해안은 성경과 선교사가 제일 먼저 전해진 곳으로, 기독교 역사에서 중요한 지역”이라며 “늦은 감이 있지만 기독교 역사적 인물들의 업적과 정신을 찾아내 전기를 쓰고 기념관을 만들고 관광지로 개발한다면, 침체되고 있는 한국교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최장희 목사 사회로 백종석 목사의 기도에 이어 이구일 목사(서산시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가 ‘사랑’에 대해 설교하고, 충남기총 김종우 총회장이 축도했다.
이구일 목사는 “이태선·윤춘병 목사님은 마음 속에 예수님의 사랑이 있었기에 아동들을 위한 시를 쓰시고 사랑을 전할 수 있었다”며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 유익이 없다. 사랑하는 마음 가운데 하나님께서 좋은 시와 곡을 주시고, 세상을 이기고 견딜 힘을 주신다”고 말했다.
구상 서산시청 부시장은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이태선 윤춘병 목사님이 서산에서 활동하셨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그런 의미에서 깊은 업적을 기리고 재조명하는 이번 학술세미나가 큰 의미가 있다”고 축사했다.
구 부시장은 “아동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삶을 뒤돌아보는 귀한 시간 되시길 바란다”며 “서산시에서도 문학가로서 존경받는 부분이 세대와 지역을 넘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충남기독교총연합회 총회장 김종우 목사는 환영사에서 “충남의 훌륭한 역사 전문가들, 기독교 역사 전문가들과 학술 세미나를 갖게 됐다”며 “하나님의 역사와 흔적들을 알고 보존하고 이루는 일들을 위해 연대할 수 있어 감사하다. 아동문학가이자 목회자로서 물려주신 문화유산에 대해 연구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충청남도는 초창기 한국교회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던 지역이다. 1816년 한국 최초 개신교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충남 보령시 고대도에 상륙해 선교사역을 시작했다.
충남 15개 시군에는 믿음의 선진들의 신앙과 시대적으로 선교 사명을 감당한 많은 인물과 기독교 유적지들이 분포해 있다. 서산 지역에는 이태선·윤춘병 목사의 어린이 교육과 사랑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최연범 목사는 “가치와 역사에 비해 연구 및 홍보 활용이 저조하여 문화유산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며 “이번 학술세미나는 기독교 문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독교 문화의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충남의 관광자원과 연계하려는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안준호 목사(충남기독교유적연구위원장)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가장 먼저 전해진 충청남도의 땅에 복음의 위대한 역사와 숨결들이 곳곳에 묻어 있다. 반드시 우리가 찾고 간직하고 보존해야 할 위대한 유산, 위대한 가치를 더 늦기 전에 집중하고, 세상에 알리고 다음 세대에게 전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서산 지역 기독교 전래와 의미를 찾는 자리에 협력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