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다시 보기 17] 스마트폰 (2) 디톡스 시작
하나님 더 깊이 생각할 기회로
흥분되는가, 아니면 답답할까?
성경 더 깊이 읽을 수 있게 돼
기쁨 넘칠까, 아니면 불안할까?
#디톡스, 교사가 먼저 빼야 할 것은 살이 아니다
“선생님! 이거 맛이 독특하네요.”
“목사님! 이거 디톡스 주스니까 남기지 말고 다 드세요. 몸에 좋아요.”
교사 한 분이 ‘디톡스 주스’라는 것을 내밀었다. 비트와 사과, 그리고 당근을 갈아 만들었다는 디톡스 주스는 그동안 필자가 접해보지 못했던 맛이었다. 달콤하면서도 뭔가 쌉싸름한 맛. 그래도 몸에 좋다고 하니 즐거운 마음으로 마셨다. 그런데 몸 어디에 좋은 걸까?
한때 ‘디톡스’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위키피디어’에 보면 디톡스(detoxification, detox)는 인체 내에 축적된 독소를 뺀다는 개념의 대체의학적 제독 요법을 말한다. 우리 말로 표현하면 ‘해독’이다.
해독은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디톡스 주스는 우리 몸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여 건강한 몸을 가꾸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부기나 살 빠짐에 직방(直放)이라 하여, 여전히 다이어트족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모 협회에서는 ‘디톡스 주스 마스터’ 과정을 운영하고 자격증도 준다고 하니, 여전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빼야 할 것은 우리 몸에 있는 살이 아니다. 지난번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그리스도인은 영적 삶을 위한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하다.
왜 우리에게는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할까?
왜 다음세대 아이들, 특히 교사들에게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할까?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성경도 설교도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즉 성경을 보아도, 설교를 들어도 이해가 잘 안된다. 흔히 이러한 현상을 ‘팝콘 브레인’이 된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다음세대 셧다운》에서는 말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여러 모로 위험하다. 전자파로 아동과 청소년의 뇌가 팝콘 브레인 상태가 된다. 팝콘 브레인 상태가 되면 사고력은 길러지지 않고, 글이나 말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팝콘 브레인’이 되면 영적 사고력을 기를 수 없다. 성경을 읽어도 그냥 읽게 된다. 읽으면서 동시에 생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설교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설교 문맥을 이해하지 못한다. 한 마디로 교사 직분을 제대로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럼 나의 상태는 어떨까? 정확한 나의 상태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디톡스, 교사가 먼저 잡아야 할 것은 말씀이다
지난 8월 MBC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수 코드 쿤스트(코쿤) 편이 화제가 되었다. 그는 방송에서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다음은 방송에 나왔던 문항이다. 스스로 한번 체크해 보자.
-스마트폰 중독 테스트
1. 없으면 손이 떨리거나 불안하다
2. 잃어버리면 친구를 잃은 느낌이다
3. 하루에 2시간 이상 사용한다
4. 설치한 앱이 30개 이상이고 대부분 사용한다
5. 화장실에 가져간다
6. 운전 중에도 틈틈이 폰을 검색한다
7. 자판 입력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다
8. 식사 중 알림이 울리면 바로 확인한다
9. 나의 보물 1호라고 생각한다
10. 잠들기 전에 사용하느라 잠을 늦게 잔다
0-3개 정상 / 4-6개 중독 초기 / 7-10개 중독
당신은 몇 개나 해당되는가? 테스트 결과 코쿤은 중독이었다. 그는 하루 8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고백했다. 코쿤은 자신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를 결정한다. 대안으로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어 봉인했다. 금욕상자는 앞으로 10시간 열리지 않는다. 스마트폰 없는 10시간은 어땠을까?
우왕좌왕, 아비규환. 그는 전화를 사용하지 못해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콜렉트콜’로 전화를 받은 지인들은 그 전화를 거절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내비게이션을 사용하지 못해 1시간 거리를 3시간 걸려서 갔다. 스마트폰에 알림 메시지가 뜨자 너무도 궁금해하며 금욕상자를 해체하려고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그는 말했다. “모든 게 그때부터 마비되기 시작했다.”
코쿤의 일은 남의 일이 아니다. 동일하게 방송을 하나 찍는다고 가정해 보자. 스마트 디톡스를 이유로 당신 역시 10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상태는 어떻게 될까?
10시간 동안 하나님을 더 깊이 생각할 기회로 흥분될까, 아니면 답답할 것 같은가?
10시간 동안 성경을 더 깊이 읽을 수 있어 기쁨이 넘칠까, 아니면 불안할까?
솔직히 필자는 후자일 것 같다. 필자는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10시간이라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일단 마음이 답답할 것 같다. 왠지 불안할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 없으면 불안해하는 것도 이해는 된다. 우리는 저마다 여러 이유로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욱 분명하다. 우리에게는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하다. 특별히 다음 세대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손에서 스마트폰을 좀 놓을 줄 알아야 한다. 토니 라인키(Tony Reinke)는 책 《스마트폰, 일상이 예배가 되다》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들려오는 음성은 그 지역의 맛집이 어디인지 알려줄 수 있고 교통 체증을 피하려면 언제 출발해야 하는지도 말해 줄 수 있다. 하지만 폰은 절대 내 삶의 가장 큰 필요는 절대 충족시켜 주지 않는다. 폰은 내가 왜 존재하는지 설명해 주지 못하며, 내 삶의 목적이나 목표를 규정해 주지 못하고, 내가 혹시 길을 잃은 건지도 알려주지 못하고, 내 삶의 우선순위를 지시하지 못하며, 인생의 어떤 선택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도 말해 주지 않는다.”
라인키의 대답에 따르면 오늘 교사인 우리가 손에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말씀이다. 스마트폰은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없다. 삶의 목적이나 우선순위를 가르쳐 줄 수도 없다. 이것은 오직 말씀으로만 가능하다.
오늘 우리 교사들이 손에 잡고 있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이 아니라 말씀이다.
바로 그 말씀을 듣고 잡고 이해하기 위해 오늘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스마트폰 디톡스가 필요하다.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