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 출판 북콘서트
‘시인 소강석 목사 시집 출판 북콘서트’가 12월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세빛섬 마리나파크에서 개최됐다. 소강석 목사는 최근 샘터사에서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를 출간했다.
현악 5중주로 시작된 북콘서트는 이동준·차유주 아나운서 사회로 시인에 대한 영상 소개, 샘터사 김성구 사장의 북콘서트 소개 이후 시 낭송과 노래 공연, 북토크 등이 빈틈없이 오가는 시간이었다.
김성구 사장은 “샘터사는 53년째 잡지와 단행본, 어린이책을 만들고 있다. 소강석 목사님과의 인연은 2017년 ‘별빛 언덕 위에 쓴 이름’과 ‘다시 별 헤는 밤’으로 시작돼, 2019년 ‘사막으로 간 꽃밭 여행자’ 이후 4년 만”이라며 “이번 책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제게 봄이 확 왔다. 예전 시들과 차원이 완전히 달라져서 몹시 놀랐다”고 말했다.
북콘서트에서는 배우 김예령 성도와 배우 겸 성우 기연호 씨를 비롯한 새에덴교회 성수현 성도와 박승혁 목사, 이경희 전도사 등이 시집 속 봄3, 봄7, 여름2, 여름8, 소나기6, 무지개4, 가을4, 가을7, 겨울4, 눈송이2 등 시 작품들을 낭송했다.
시인의 시로 작사하고 제갈수영이 작곡한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봄을 알리는 듯 설레는 박자와 멜로디로 “눈 한번 돌리면 봄이다”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봄의 왈츠’는 박은석 뮤지컬 가수, 시원시원한 청량감의 ‘여름의 사랑’은 제갈수영 작곡 테너 박주옥 교수, 쓸쓸하고 서늘한 느낌의 ‘오시리’는 소프라노 임경애 교수가 각각 노래했다.
이후 문학평론가 김종회 교수와 정호승 시인, 소강석 목사의 토크가 진행됐다. 김 교수는 “소 목사님의 시집은 기독교 사상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절제에 사유를 더해, 이전의 시 세계에보다 진일보·등일급한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김종회 교수는 “직접적 표현을 쓰지 않음에도 하나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용서와 평화가 느껴지면서, 목회자 시인들의 카테고리를 벗어나 있다”며 “마치 고전 영화 <벤허>가 예수님 얼굴을 한 번도 안 보여주면서 더욱 성스럽게 보이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정호승 시인은 “인생도 계절이 있는데, 또 하나의 계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너라는 계절”며 “목사이면서 시인인 경우는 시문학사에서 많지 않다. 목사님의 시가 짧다는데, 인생이 짧으니 시도 짧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정 시인은 “예수님도 시인이시라고 생각한다. 1989년 백두산 천지를 보는 순간, 하나님이 쓰신 시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통해 다시 되짚어 보고 생각해 보니 이 사회는 하나님이 쓰신 한 권의 시집이고, 우리 각자는 한 편의 시”라며 “시의 본질은 은유다. 예수님께서 침묵으로 쓰신 시들을 소 목사님께서 받아 적으셨다”고 밝혔다.
창작 비결에 대해선 “시의 비밀은 인생의 비밀과 같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비밀은 출생이다. 탄생과 사랑과 죽음, 이 3가지를 인생의 비밀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의 비밀도 마찬가지로 우리 삶 속에 있다. 각 개인의 삶 속에 있다. 마더 테레사께서 모든 인간에게서 신을 본다고 했듯, 사랑의 마음이 없으면 시를 쓸 수 없다. 인간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소 목사의 시집 중 낭독하고 싶은 시로 ‘너에게 가는 길(120쪽)’을 꼽은 후 “여기 시적 화자가 있는데, 예수님이 아니실까”라며 “예수님 사랑을 전하고 싶으신 마음이 깔려 있는 것 같다. 시인이 뭐라고 썼듯, 시를 이해하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강석 목사는 “시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길을 걷는다면, 그 자체가 시이고 노래이고 음악일 것이다. 시인은 스스로 고통의 산실에서 외로움을 갖고 사랑의 꽃으로 피워내야 한다”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포이에마, 하나님의 시적 걸작품”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목사님들의 시 작품들에는 문학적 함축성과 은유, 낯설게 하기와 역설 등이 다소 부족해서 현대문학계에서 배제하는 경향이 다소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예전에는 봄을 좋아했지만, 지금은 겨울을 좋아한다. 제 시가 모쪼록 따뜻한 등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시가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하겠는가. 시가 없는데 어찌 음악이 있고 사랑이 있겠는가. 인생이 있는 곳에는 시가 있어야 한다”며 “시란 길 가다 주울 때도 있지만, 오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게 밤을 지새고 고독의 시간을 통해 시가 찾아 온다. 시를 쓴다는 것은 저만의 안식처일 수도 있고, 새로운 저 자신이 다시 태어나고 거듭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고 고백했다.
이후 북콘서트는 관객과의 질의응답, 소강석 목사 작사 ‘비가 꽃잎에게’ 축하연주 이후 소강석 목사의 인사말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