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종말론에 빠지지 않는 4가지 신앙 자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독교포털뉴스 ‘바른 종말론 세미나’

1. 시한부 종말론적 해석 배격
2. 세대주의적 성경 해석 배격
3. 음성 듣기나 직통계시 경계
4. 미래적·재림 중심 균형 변화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독교포털뉴스 설립 11주년 기념 ‘바른 종말론 세미나’가 ‘인터넷에 떠도는 파괴와 공포의 종말 현상에 대한 비평과 대안’을 주제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층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윤석 대표기자(기독교포털뉴스)가 ‘기독교 역사 속에 나타난 10대 종말론 해프닝’, 진용식 목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대표회장)가 ‘다니엘 70이레에 대한 바른 해석과 이스라엘 회복의 참 의미’, 김주원 교수(침신대)가 ‘이단들의 14만 4천, 짐승의 표 666, 아마겟돈 전쟁 해석과 성경적 반론’을 각각 발표했다.

첫 강의에서 정윤석 기자는 “2천 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사이비 종말론은 끊이지 않고 함께 호흡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종말론은 이처럼 종교인뿐 아니라 다니엘과 요한계시록에 심취해 종말 날짜를 2060년으로 계산한 아이작 뉴턴 등 과학자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155년 뒤 종말이 온다고 믿은 콜럼버스 같은 탐험가, 주식투자자와 소위 영매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갖는 주제로, 다름 아닌 그리스도인들이 관심을 갖고 바르게 정리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정 기자는 “시한부 종말론에 빠지지 않으려면, 먼저 이를 가능하게 한 성경 해석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니엘에 나오는 ‘한 때 두 때 반 때, 1,260일, 2,300주야, 70이레 등은 영원할 것처럼 보이는 제국의 권력이 영원하지 않고, 오히려 영원한 것은 하나님과 그의 나라라는 데 있다”며 “여기에 더해 그 영원한 하나님을 믿는 그 나라 백성들은 소망을 품고 이 땅 위에서 존엄하고 존귀한 존재로 ‘살아가야’ 함을 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둘째로 세대주의적 해석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19세기 이후 시한부 종말론은 세대주의 해석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며 “시한부 종말론을 파고들면 7년 대환란과 문자적 천년왕국 등을 변형한 지구 종말 사기 시나리오들에 지나지 않는데도, 종말론을 좀 더 드라마틱하게 구성하고 싶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러한 종말론을 고수 중이다. 결국 시한부 종말론은 이단으로 규정됐지만, 이를 가능하게 한 교리는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정윤석 기자는 “셋째로 직통계시 유행도 경계해야 한다. 시한부 종말론이 눈길을 끈 가장 큰 이유는 소위 기도한다는 사람들, 신령하다는 사람들, 천국과 지옥을 오가며 환상과 계시를 받는다는 사람들의 체험 때문이었다”며 “지금 한국교회에는 ‘하나님의 음성 듣기’, ‘하나님이 이렇게 내게 말씀하셨다’ 등의 워딩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어느 때보다 시한부 종말론을 비롯한 비성경적 주장과 흐름이 대유행할 기반이 닦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우려했다.

▲정윤석 기자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윤석 기자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 기자는 “끝으로 요한계시록의 미래적 관점과 재림 중심의 해석 간 균형을 조금 바꿔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당장 재림을 부정하느냐는 질문이 나오겠지만, 그런 의미는 아니다”며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는 역사의 마지막에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지만, 관점과 해석의 무게추를 조금 다양화하자는 것이다. 미래적 접근보다는 과거적·상징적·초월적 접근으로, 재림 중심보다는 교회론·구원론 등 복음 중심으로 해석의 폭을 넓히자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요한계시록의 결론을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일곱 머리 열 뿔 달린 용·짐승·사탄 세력을 만왕의 왕이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따르는 백성이 승리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핵심 주제”라며 “요한계시록 전체를 아무리 읽고 또 읽어도, 재림보다 더 많이 등장하는 주제는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최종 승리”라고 뒷받침했다.

그는 “대환란이 언제 일어나고 언제 끝나는지, 그리스도께서 언제 어떻게 재림하시는지는 요한계시록의 핵심에서 벗어난 주제들임에도, 한국교회 성도들은 유독 마귀·사탄·음녀, 짐승의 표 666, 아마겟돈 전쟁 등에 집착하는 문제를 보여왔다”며 “그 관점을 벗어나지 않는 한, 유사 시한부 종말론은 끊임없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이러한 종말론을 벗어나지 못하면, 시한부 종말론은 언제고 다시 나오고 그곳에 미혹된 사람들은 종말 사기에 또 속게 돼 있다”며 “사이비 시한부 종말 사건은 사기로 끝나도, 그것을 이어받아 또 다른 신흥 종교가 탄생하는 모습은 역사 속에서 더러 발견된다. 시한부 종말 해프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이름과 간판을 바꿔 단 ‘종말 사기꾼들’에게 지속적으로 미혹되는 이유를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기자는 “전쟁과 기근, 지진과 테러 등은 예수님 시대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인류사에 중단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금은 그런 재난 소식이 빨리 전해지니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며 “최근에도 코로나 팬데믹, 끊이지 않는 원숭이 두창 등 역병의 공포, 경제적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두려움과 공포가 다시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2·3차 시한부 종말론이 유행할 조짐을 보이는 때”라고 경고했다.

정윤석 기자는 “교회에 다닌다는 성도들이 ‘재림’이란 글자만 나오면 그리스도인들이 갖추고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와 본분을 망각한 채, 사회 혼란을 부추기고 혹세무민하는 사이비 세력으로 변모해서야 되겠는가”라며 “그리스도의 재림이 가까워올수록,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의 비문에 쓴 것처럼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으로 우리의 본분을 하나님 앞에서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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