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송 3%뿐? 길거리 캐럴도 사라졌다는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오히려 캐럴 이용 장려

캐럴 안 들리는 건 소음 규제 때문
매장 내부는 모든 음악 사용 가능
15평 이상, 월 2천-1만 원만 납부

▲지난해 새에덴교회 '천사의 소리 합창단'의 성탄송 모습. ⓒ크투 DB

▲지난해 새에덴교회 '천사의 소리 합창단'의 성탄송 모습. ⓒ크투 DB

성탄절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 골목과 이웃을 찾아다니며 예수 탄생 소식을 전하던 ‘새벽송’을 한다는 교회가 3%에 불과하다는 설문 결과가 최근 나온 가운데, 길거리에서 저작권 이슈로 크리스마스 캐럴 음악이 사라진 지도 꽤 오래 됐다.

그러나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이하 한음저협)에 따르면, 연말에 캐럴 음악이 거리에서 들려오지 않는 것은 소음·에너지 규제가 주요 이유이지, 매장 안 즉 실내에서는 캐럴을 포함한 모든 음악을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음저협은 “캐럴을 비롯해 길거리에서 들리던 각종 음악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것은 생활 소음 규제와 관련이 있다. 현행 소음·진동관리법에 따르면, 매장에서 외부에 스피커·확성기 등을 설치할 경우 발생하는 소음이 기준치(주간 65㏈, 야간 60㏈ 이하)를 초과할 시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일상적인 대화 소리가 60dB, 스마트폰 벨소리가 70dB 정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릴 정도로 음악을 틀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 내에서 노래를 틀고 문을 열어 길거리까지 들리게 하는 방법 역시 난방 효율 저하에 따른 에너지 규제 정책으로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

한음저협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거리에서 캐럴 음악이 사라졌다고 오해하고 계신 시민들이 아직 많다. 하지만 캐럴 음악에만 저작권료가 별도로 책정돼 있는 것이 아니다. 저작권법에 따라 대부분의 매장은 저작권과 무관하게 음악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며 “다만 저작권료 납부의무가 있는 특정 업종(카페, 대형마트, 피트니스 센터 등)은 기존처럼 저작권료를 납부하면 걱정 없이 캐럴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현행 저작권법상 공개된 장소에서 음악이 사용되는 행위는 ‘공연’으로 간주되지만, 관련 법에 저작권료 납부 의무를 부과한 업종(커피 전문점, 기타 비알코올 음료점업, 생맥주 전문점, 기타 주점업, 대규모 점포-전통시장 제외, 체력단련장 등 저작권법 시행령 11조 참고)이 아닌 대다수 매장은 저작권료 납부 의무가 없어, 캐럴 등 각종 음악을 저작권료 납부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카페, 주점 등 저작권료 납부 대상 영업장의 경우에도 50㎡ 미만(15평 미만) 소규모 매장은 납부가 ‘면제’되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음악을 사용하는 데 별도 제약이 없다.

저작권료 납부 기준은 최소 면적 50-100㎡(15-30평)는 월 2,000원부터 최대 1천㎡(약 300평) 이상 매장도 월 1만 원 월정액만 납부하면 음악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추가열 회장은 “대부분 영업장은 저작권료 납부 의무가 없는 것이 현행 저작권법이므로, 소음 규제와 정부 에너지 정책 등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실내 캐럴 음악을 적극 사용하시면 된다”며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음악으로 작은 위안을 얻어, 따뜻한 연말을 보내시길 바란다”는 말로 매장 내 음악 사용을 장려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 이후인 지난 2020년과 2021년 성탄 시즌에 맞춰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은 유튜브용 영상 캐럴 30곡을 공개하며 서울시와 ‘크리스마스 캐럴 나누기 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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