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다시 보기 18] 스마트폰 (3) 건강한 디톡스
다음 세대 아이들 마음 얻기부터
부모도 사용 시간 줄여 함께해야
디톡스 이유로 거래 하지 말아야
함께 운동하고, 부모는 인내해야
#아이들 마음을 얻으면 변화가 시작된다
스마트폰 디톡스가 가장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다음 세대다. 일단 사용량만 보더라도 압도적이다. ‘메디컬 타임즈’ 8월 11일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은 하루 평균 주중에는 4.7시간, 주말에는 6.7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투자하고 있다. 다른 기사를 보면 주말에 최대 10시간까지 사용한다고 한다.
심각하다. 10시간은 엄청난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청소년 적정 수면시간은 8-9시간이다. 그런데 스마트폰 사용에 10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어떤 관점에서든 문제다.
교회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교회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에 전부 다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입구에서 잠깐 인사할 뿐, 이내 스마트폰을 본다. 예배가 시작할 때까지 눈을 떼지 않는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예배가 시작했음에도 시선은 여전히 스마트폰에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 디톡스가 절실하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것은 다음 세대 담당자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물론 부모님들의 바람도 동일하다. 문제는 어렵다는 것이다. 마치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과 같다.
예전 유치부를 하면서 이런 일이 있었다. 쥐와 고양이 동화를 이야기하다, 이런 질문을 했다. “어떻게 하면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을까요?” 그때, 한 아이가 대답했다. “고양이랑 친해지면 돼요!”
‘친해지면 방울을 달 수 있다.’ 아이다운 대답이었지만, 정확한 대답이기도 하다. 일단 친해지면 된다. 실제로 친해지면 어려운 부탁을 해도 거절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이미 서로의 마음을 나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런 접근은 어떤가?
스마트폰 디톡스에 접근하는 첫 번째 걸음은 ‘마음’이다.
아이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부터 변화는 시작된다.
마음은 많은 질문들에 대한 공통 대답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나? ‘마음’이 먼저 통하면 된다.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로 고통받지 않을 수 있나? ‘마음’을 다스리면 된다.
어떻게 하면 오늘 하루 행복할 수 있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
마찬가지다. 다음 세대 아이들의 마음을 잡으면 그들은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는다. KBS <시사기획 창> 제작팀의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 것이 《중학생의 뇌가 달라졌다》이다. 이 책은 교회학교 교사와 부모들에게 추천한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불가능해 보이는 높은 벽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이것이 ‘자녀들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 문제로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팁’ 중의 하나다. 스마트폰으로 인한 갈등을 해결하고자 한다면, 부모가 아이들의 마음을 감싸고 안아주는 편안한 ‘사람’이 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 아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나 교사라는 권위로 억압하는 방식은 청소년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끌어내지 못할 뿐더러 효과가 없다.”
스마트폰 디톡스, 불가능한 변화, 여기에 대한 첫 번째 걸음은 바로 마음을 얻는 것이다. 다음 세대 아이들의 마음을 얻으면 변화가 시작된다.
#디톡스, 이런 방법을 써 보라
무려 3개월이었다. 앞서 언급한 ‘10대 스마트폰 절제력 프로젝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정한 기간은 무려 3개월이다. 과연 3개월 동안 스마트폰 사용을 중단할 학생들이 있을까 우려했지만, 놀랍게도 처음 지원자는 16명이었다. 이후 개인 사정과 초기 진행 과정 등에서 9명이 포기하고, 최종 7명이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프로젝트를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님들을 모시고 ‘스마트폰 3개월 안 쓰기 선포식’을 진행한 것이다. 선포식의 핵심은 가족 간 대화였다. 가족이 모여 프로젝트의 성공을 두고 함께 이야기했다.
함께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마음’이다. 아이들은 부모님이 자신과 함께 한다고 느꼈기에, 스마트폰 절제 프로젝트를 다짐한 것이다. 힘들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한 것이다. 마음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들 속에서 몇 가지 유용한 내용들이 있어서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교회나 가정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함께 마음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
1. 부모도 역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임으로써, 아이들의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주변에서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라고 말하면서, 부모나 교사는 계속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그러면 안 된다. 아빠가 1시간 사용하면, 아이도 1시간 사용해야 한다. 함께 도전하고, 함께 줄이는 것이 스마트폰 디톡스의 시작이다.
2. 스마트폰 디톡스를 이유로 다른 거래를 하지 않도록 한다
종종 스마트폰을 적게 쓸테니 ‘용돈을 올려달라’거나 ‘무엇을 사달라’고 협상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때는 디톡스 자체가 이미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 일이니, 다른 대가를 바랄 수 없음을 명확하게 인지시켜야 한다. 한 번 거래가 성사되면, 계속해서 거래를 하려고 한다.
3. 반드시 함께 운동의 시간을 가져라
이 프로젝트에서 모든 가정이 선택하고 계획한 항목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뇌신경 세포를 건강하게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한다. 스마트폰을 하며 잔뜩 움츠려 있던 몸과 정신이 운동을 통해 새롭게 된다.
단! 운동의 조건은 함께 하는 것이다. 함께 운동할 시간과 여력이 안 될 때는 그저 30분이라도 가족이 함께 거실에 머무르면서 이야기를 한다. 이때 신앙의 이야기도 살짝 하는 것도 좋다. 단, 무겁지 않게!
4. 부모가 조금 더 인내해야 한다
실험 초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짜증을 냈다. 일단 갑자기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니 답답해했다. 마땅히 부모와 대화를 지속할 주제도 없었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조금 더 인내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사실 부모에게도 인내는 쉽지 않다. 자신도 모르게 빵! 터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내해야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열매다. 성경을 보더라도 확실하다. 엘리가 인내했기에 사무엘을 키울 수 있었다. 바울이 인내했기에 디모데를 키울 수 있었다. 부모도 역시 인내해야 결실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 나오는 부모들도 결실을 보았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횟수가 늘었고 이전보다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들이 오가게 되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 식사 시간에는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과제들은 컴퓨터로 하기 등 여러 방법들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자꾸 시도해 보아야 한다. 그 시도를 위해서라도 아이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쓸 수 있다.
이제 무조건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올바른 사용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훨씬 더 의미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의미 있는 일의 시작은 마음을 얻는 일이다. 스마트폰 디톡스!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마음을 얻고 함께 시작하라!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