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학자들이 선정한 ‘2023 올해의 성경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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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교파·연령 망라 신학자들이 성경으로 돌아보는 2023년

▲‘2023 올해의 성경구절’ 선정에 참여한 신학자들. ⓒ크투 DB
▲‘2023 올해의 성경구절’ 선정에 참여한 신학자들. ⓒ크투 DB

올해 가장 많은 일반 교수들이 선정한 ‘2023 올해의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였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올해 전국 대학교수 1,31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견리망의’가 30.1%(396표)의 지지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2위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25.5%(335표), 3위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 틈에 끼어 인원 수를 채운다’는 뜻의 ‘남우충수(濫竽充數)’가 24.6%(323표)의 추천을 각각 받았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政=正)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오늘 우리나라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2023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해당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직접 쓴 글자다. ⓒ교수신문
▲2023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해당 사자성어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직접 쓴 글자다. ⓒ교수신문

그런가 하면 영국 옥스퍼드 영어 사전(OED)은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를 선정했다. 이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을 뜻하는 신조어다. 올해 영미권 Z세대에서 선풍적으로 유행했으며, 강한 매력을 뜻하는 ‘카리스마(charisma)’에서 파생됐다고 한다.

옥스퍼드 사전 ‘올해의 단어’는 전 세계 영어권 국가의 뉴스 자료 등에서 수집한 220억 개 이상의 단어나 문구로 활용도를 판단해 선정한다.

‘리즈’와 함께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덤을 뜻하는 ‘스위프티(Swiftie)’, 특정 제품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뜻하는 ‘디-인플루언싱(de-influencing)’,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작업 지시나 명령을 뜻하는 ‘프롬프트(prompt)’ 등이 후보에 올랐다.

이 ‘올해의 사자성어’나 영국 옥스포드 사전이 선정하는 ‘올해의 단어’처럼, 교단과 교파, 연령대를 망라해 대한민국 신학계를 대표하는 학자들도 2023년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올해의 성경구절’과 그 이유를 고르고 담았다.

신학자 17인은 연말을 맞아 본지 요청으로 지난 1년 간 한국 교계와 사회를 상징하는 성구를 선정했다. 교수신문처럼 사자성어 보기를 주고 설문하는 방식이 아니고 성경 자체가 너무 방대하기에, 17인 모두 다른 성구를 선택했다.

하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 등 말세의 징조를 주제로 삼거나, 창세기 마지막 요셉에 대한 성구를 동시에 고르는 등 일부 유사점도 발견됐다. 구약 8인, 신약 9인이며, 창세기와 이사야, 고린도전서는 2인씩 선택했다. 전체적으로 이 세상은 악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하늘을 바라보며 절망 속 희망을 찾자는 권면이 담겼다.

17인 외에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명예회장)는 매일 암송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성구로 시편 23편 1절, 요한복음 14장 1절, 데살로니가전서 5장 22-23절을 매년 꼽는다. 다음은 신학자 17인이 돌아본 2023년, 기대하는 2024년, 그리고 성경구절.

▲김영한 박사. ⓒ크투 DB
▲김영한 박사. ⓒ크투 DB

1. 김영한 박사
기독교학술원 원장, 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명예교수

베드로전서 1장 15·17절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
“너희가 나그네로 있을 때를 두려움으로 지내라”

한 해가 또 저물고 새해가 오고 있다. 우리의 본향은 하나님 품이다. 이 세상은 잠깐 왔다 가는 순례지다. 한 해가 가는 만큼 본향이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코람데오’의 삶을 살아가자. 순례자로서 성령 안에서 날마다 거룩한 행실로, 주님의성품을 닮아가자. 세상의 명예와 자랑, 부귀 영화에 미혹되지 말고, 의와 거룩함과 진실을 추구하자. 주님만이 지고의 가치이시며, 영원하시기 때문이다.

▲정장복 박사. ⓒ크투 DB
▲정장복 박사. ⓒ크투 DB

2. 정장복 박사
한일장신대 명예총장, 장신대 명예교수

이사야 12장 2-3절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

‘나의 삶의 근본과 현장에 누가 주어가 되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 앞에, 그 답은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그리스도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사고와 생활과 언어에 주어로 품고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 이유는 백발이 되어서야 내가 의지하고 신뢰할 구원의 주님이 나의 노래가 되고 기쁨이 되어야 함을 진지하게 깨닫기 때문이다.

새해 역시 평화와 안녕이 인간의 힘으로 이룩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새해에도 나의 힘과 능력, 수단과 방법으로 ‘구원의 우물’을 찾아 물을 긷기 힘들 것이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을 나의 힘과 구원으로 섬기고 내 삶 주어의 권좌에 모실 때,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복된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상규 박사. ⓒ크투 DB
▲이상규 박사. ⓒ크투 DB

3. 이상규 박사
백석대 석좌교수, 고신대 명예교수

창세기 50장 20절

“당신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

창세기를 마감하는 본문이자 결론이라 할 수 있는 50장 20절 말씀은 깊은 교훈으로 남아 있다. 뒤돌아보면 하나님은 언제나 나를 지켜 주셨고 인도해 주셨다. 강원도와 인접한 경상도 끝자락 농촌 교회에 다니면서 주님을 만나게 된 후, 주님은 오늘까지 변함없이 나의 여정을 인도해 주셨다.

때로는 사방이 꽉 막혀 앞이 보이지 않았고, 어디로 갈지 몰라 ‘산을 향하여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시 121:1)’라고 탄식한 일도 있으나, 역경 중에서도 나를 선한 곳으로 인도해 주셨다. 요셉이 형들의 미움을 받고 애굽으로 팔려가고,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이국 하늘 아래 고통당하고 애매히 감옥에 갇히기도 했으나, 그 모든 일들은 선민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섭리였다. 하나님은 인간의 악행을 통해서도 선한 목적을 위하여 요셉을 인도하신 것이다.

아, 이 놀라운 하나님의 인도! 칠십 고개를 넘고도 몇 년 지나 또 한 해를 마감하게 되니,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에 감격하게 된다. 하나님 새해에도 나의 여정을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박명수 박사. ⓒ크투 DB
▲박명수 박사. ⓒ크투 DB

4. 박명수 박사
서울신대 명예교수,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

사도행전 2장 45절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며”

공산주의자들 주장처럼, 초대교회는 소유권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소유를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사용했다.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축복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우리를 통해 어려운 이웃이 우리 주님의 사랑을 맛보도록 하자.

▲최덕성 박사. ⓒ크투 DB
▲최덕성 박사. ⓒ크투 DB

5. 최덕성 박사
브니엘신학교 총장, 기독교사상연구원 원장

고린도전서 1장 21절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제4차 로잔대회 서울 2024를 한국대회를 환영하면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선교학계가 선호하는 ‘통전적 선교’는 영혼구원(복음전도)과 사회봉사를 의미한다. 세계복음연맹(WEA)과 로잔대회도 이것들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4차 로잔대회 서울 2024를 환영하면서, 영혼 선점이 교회 선교의 우선과제임을 지적하고 싶다. WEA나 로잔대회에 대한 우리의 걱정은 이 단체들이 WCC의 실패를 따라가지 않는가 하는 것이다. 복음전도와 영혼 구원을 무시하고 세상사 해결을 선교로 여겨 매진하는 선교는 무의미하다. 교회의 제한된 에너지를 소진하여 정작 영혼 구원은 소홀히 하게 만든다.

한국 복음주의자들은 WEA와 로잔대회가 WCC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지 걱정한다. 영혼구원-복음전도와 사회봉사가 모두 교회의 1차 선교 과제라 할지라도,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이 우선순위는 복음주의 선교단체가 유지해야 할 마지막 방어선이다.

바울이 말하는 ‘전도’는 일반적인 선교나 ‘아무나 와도 좋소’ 하는 교회 초청 활동이 아니다. WCC 개념의 ‘미시오 데이’ 활동은 더더욱 아니다. 전도는 복음진리를 전하는 행위, 곧 케리그마 선포이다.

우리는 케리그마 활동을 어느 정도로 성실하게 하고 있는가? 한 해에 단 한 명의 영혼이라도 구원했는가? 케리그마(전도) 활동으로 한 명의 영혼도 구원해 본 적이 있는 자가 신학교수 사역을 하고 목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제4차 로잔대회 서울 2024에 참석하는 세계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고 싶다. “당신은 올해에 몇 명의 영혼을 그리스도께 인도했습니까?” “내년에는 몇 명의 불신자를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할 것이며, 그렇게 할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김재성 박사. ⓒ크투 DB
▲김재성 박사. ⓒ크투 DB

6. 김재성 박사
국제신대(현 수도국제대) 전 부총장, 한국복음주의신학회·한국개혁신학회 전 회장

히브리서 10장 10절

“이 뜻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이 구절을 뽑은 이유는 세상에 더 이상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선하고 참된 예수 그리스도만이 세상과 사람의 유일한 소망이다.

우리는 또 한 해를 보내면서, 혹독했던 순간들을 뒤돌아본다. 인간 사회의 근원적인 모순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 세계 도처에서 비참한 전쟁과 거짓으로 뒤덮인 날들이었다. 다가오는 새해를 바라보는 마음도 어둡다. 오직 때를 따라서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의 경륜에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다.

고운 것도, 청춘의 꿈 같은 것도 잠시 지나가는 바람과 같은 것이다. 오직 우리 주 예수님만이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 변함없는 진리를 붙잡고 승리하는 새 해를 기원드린다.

▲정일웅 박사. ⓒ크투 DB
▲정일웅 박사. ⓒ크투 DB

7. 정일웅 박사
한국 코메니우스 연구소 소장, 총신대 전 총장

고린도전서 13장 13절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3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이 말씀은 우리 모두 다 잘 아는 대로, 하나님이 바울의 입을 통하여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특별한 말씀으로 여겨진다.

중요한 것은 믿음, 소망, 사랑 이 3가지가 항상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에 제일이 사랑이라 했으니, 믿음·소망·사랑의 중요성과 그 가운데서도 사랑의 중요성을 느껴보게 된다.

더욱이 이 말씀을 고린도전서 13장 8절과 10절을 연관해 읽으면 왜 이 3가지(믿음·소망·사랑)가 항상 있어야 하는지, 왜 사랑이 제일이라 했는지 그 의도를 깨닫게 된다.

온전한 것이 올 때는 부분적으로 하던 것이 폐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언도, 방언도, 지식도 폐해진다는 것이다. 결국 그리스도가 다시 오시는 종말의 역사 시간에는 남아 있는 것이 믿음·소망·사랑 이 3가지이며, 또한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믿음·소망·사랑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Essenz)로서, 성령에 의한 신앙의 3가지 모습(요소)을 가리킨다. 믿음·소망·사랑은 원래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의 본성을 말해준다. 즉 인간은 믿고 의지하며, 바라고 소망하며, 행하며 사랑하는 존재인 것이다. 생각하면 하나님은 그 본래 모습을 견지하도록 사도 바울을 통해 이 3가지가 항상 있어야 할 것임을 일러준다.

그것은 하나님의 인간에 대한 요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새해는 특히 우리 각자 자신을 향하여 이 3가지가 우리 안에 약동하고 있는지 되묻고 확인했으면 한다. 이 3가지는 하나님 나라에 부름받은 일꾼의 참여(자격)를 확인하는 의미이며, 동시에 그 나라의 일을 계속 행하게 되는 신앙의 역동성이기도 하다. 역사의 마지막 날, 우리의 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날 침체된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일도 바로 믿음·소망·사랑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 간절하다.

▲정상운 박사. ⓒ크투 DB
▲정상운 박사. ⓒ크투 DB

8. 정상운 박사
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 성결대 전 총장

시편 44편 5-6절

“우리가 주를 의지하여 우리 대적을 누르고 우리를 치러 일어나는 자를 주의 이름으로 밟으리이다 나는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하지 아니할 것이라 내 칼이 나를 구원하지 못하리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아직도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에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그리고 북한의 군사위성 발사 성공 등 2023년 한해도 여전히 우리는 국내외적으로 불안하고 위태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올해로 정전협정 70주년을 맞이한 한반도에 아직도 전쟁의 먹구름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가 평화통일을 노래하고 종전선언과 전쟁 불가를 아무리 큰소리쳐도, 평화의 본질은 힘의 우위에 있다. 힘이 없으면 우리의 주장은 아무런 의미없는 공연한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핵무장한 군사강국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과 같이 공포의 힘의 균형을 갖지 못하고 남과 북으로 나누어져 대치하는 가운데,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산적한 경제 문제 이전에 국가안보를 생각하면, 잠시도 평안할 수 없다.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정치를 잘해서, 외교와 안보를 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손이 우리나라를 붙드시고 보호해 주셔서 6.25전쟁의 불구덩이와 폐허 가운데 극심한 가난 속의 보릿고개를 지나며 여기까지 왔다.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 가사와 같이 지난 1953년 정전협정을 맺고 휴전 후 70년간 하나님의 각별하신 은총으로 붙잡아 주시고, 차고 넘치는 복을 주셨기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있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의 경제적 번영이, 기독교 신앙의 자유와 교회 부흥이 주어지게 되었다.

시편 기자는 시편 44편 5-7절에서, “우리가 주를 의지하여 우리 대적을 누르고 우리를 치러 일어나는 자를 주의 이름으로 밟으리이다. 나는 내 활을 의지하지 아니하지 아니할 것이라. 내 칼이 나를 구원하지 못하리이다. 오직 주께서 우리를 우리 원수들에게 구원하시고 우리를 미워하는 자로 수치를 당하게 하셨나이다” 고백하고 있다.

이 엄중한 믿음의 고백을 새롭게 하고, 2023년을 마감하는 이 시간 우리는 말씀을 바로 깨닫고 하나님 앞에 두 손 들고 회개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나가야 한다. 인간의 생사화복도 국가 간의 전쟁도, 평화도 천지만물을 만드시고 역사를 주관하시는 만군의 하나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2024년 한 해도 세상을 바라보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며 믿음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상원 박사. ⓒ크투 DB
▲이상원 박사. ⓒ크투 DB

9. 이상원 박사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 총신대 신대원 전 부총장

데살로니가전서 4장 11절

“또 너희에게 명한 것 같이 조용히 자기 일을 하고 너희 손으로 일하기를 힘쓰라”

기독교인은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면서 사는 자들이다. 주님의 재림을 맞이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일상의 삶을 정리하고 기도원에 들어가 기도에 전념하는 것일까?

바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예고 없이, 그리고 도적같이 임하는 재림의 때를 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조용히 자기 일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주께서 현재 우리에게 부여하신 업무를 충성스럽게 수행하는 것이, 최선의 재림 준비라는 말이다.

회사 업무에 집중하다, 설거지에 집중하다, 예배 설교에 집중하다 갑자기 온 하늘에 번쩍이는 섬광과 천둥과 같은 소리가 나서 눈을 돌려보니 예수님이 오신 것 아닌가! 깜짝 반가운 얼굴로 “예수님, 언제 오셨어요?” 하고 예수님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최선의 재림 준비다. 2024년 한 해는 이런 모습으로 재림을 준비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되자!

▲안명준 박사. ⓒ크투 DB
▲안명준 박사. ⓒ크투 DB

10. 안명준 박사
평택대 명예교수, 한국성서대초빙교수, 한국장로교신학회 전 회장

창세기 45장 8절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를 바로에게 아버지로 삼으시고 그 온 집의 주로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통치자로 삼으셨나이다”

우리는 삶의 여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일을 만나게 된다. 고난의 사람 요셉은 형들의 손을 통하여 애굽으로 팔렸고 심지어 감옥까지 억울하게 살았지만, 하나님의 섭리로 애굽에서 최고의 권위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하나님이 주신 계시의 말씀을 굳게 믿고, 드디어 바로에게 아버지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런 요셉의 고난의 여정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을 통해 미리 알려주시고 그와 함께 하셨다. 칼빈은 <기독교 강요> 1권 17장에서 섭리를 모르는 자는 궁극적으로 비참하지만 섭리를 아는 자는 최고의 축복된 자라며,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이 인간사를 돌보시는 섭리를 확실한 믿음으로 이해한다고 한다.

요셉의 고난이 우리에게 교훈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 말씀에 굳게 서서, 험하고 외롭고 힘든 삶의 여정을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의 섭리의 뜻을 바로 알고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요셉처럼 그의 섭리의 선한 도구로 사용하셔셔, 모든 것들이 협력하여 하나님의 선을 이루게 하시고 만민들의 생명을 구원하시기를 원하신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고 그의 백성으로, 그의 사역자로, 말씀의 종으로, 섭리의 도구로, 지금도 이 역사 속에서 사용하고 계신다.

2024년도 모든 일과 사건들의 통치자이신 우리 주님을 찬양하며, 감사하며, 기뻐하며 살아가는 축복된 인생 여정이 되시길 기원한다.

▲최대해 총장. ⓒ크투 DB
▲최대해 총장. ⓒ크투 DB

11. 최대해 박사
대신대 총장,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대교협 이사

디모데후서 4장 7-8절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은 처음과 끝이 있는 신비를 알아야 한다. 하나님은 끝이 있다는 사실을 말씀하신다.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는 주님이 부르실 때가 있다는 시실을 알기에 순종한다.

우리 예수님은 세우심과 끝냄이 분명하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제자들에게 종말의 신비를 전하셨다. 사도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르심을 받았다. 로마 감옥에서 종말을 맞을 때, 종말의 신비를 알고 받아들이는 데까지 그의 믿음을 지켰다.

사도 바울의 종말의 믿음은 위대하다. 목회자는 물론이고 성도들 역시 종말의 신비를 알아야 위대해진다. 종말을 아름답게 끝내지 못한 목회자는 일생 동안 수고한 목회가 빛나지 않는다. 특히 지도자가 종말을 아는 것이 가장 큰 공부다.

우리는 일하라는 종치는 소리를 듣는 것과, 끝내라는 소리를 듣는 것 둘 다 소명이다. 그래서 이 소명을 인식한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는 죽음도 위대했다.

▲최더함 목사. ⓒ크투 DB
▲최더함 목사. ⓒ크투 DB

12. 최더함 박사
마스터스세미너리 책임교수, 바로善개혁교회 담임, 개혁신학포럼 전 책임전문위원(Th.D., 역사신학)

사무엘상 20장 17절

“다윗에 대한 요나단의 사랑이 그를 다시 맹세하게 하였으니 이는 자기 생명을 사랑함 같이 그를 사랑함이었더라”

많은 젊은이가 상실의 세계에 갇힌 듯하다. 이 세계는 어둡고 스산하고 비운의 그림자에 휩싸인 슬픔의 세계이다. 친구 하나 없는 쓸쓸한 곳이다. 한 청년은 생의 의미를 상실한 듯 자신을 두고 ‘잉여인간’이라 하여 놀라게 했다. 그의 고백은 사랑받지 못하고 버림당한 현대인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는 표지 아닐까?

사랑이 사라진 곳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어느새 한국 사회는 반목과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를 향한 삿대질만 가득하다. ‘편견’과 ‘확증편향’과 ‘내로남불’은 기본이고, 자기 편이 아니면 무조건 비난하고 조롱하고 저주하고 부관참시한다. 수틀리면 자기 편이라도 역적으로 몰아 추방한다.

가끔 고향에 거주하는 죽마지우가 그리워 연락한다. 친구 사이엔 어떤 이해관계를 따지거나 허물을 들추거나 서로 이익을 탐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나이 들수록 서로 안부를 챙기고 인생 담론으로 서로 위로하고 격려한다. 겨울철 따뜻한 아랫목처럼 친구는 인생의 훈풍이다. ‘인생성공 단십백(한 명의 스승, 열 명의 친구, 백 권의 책)’이라 했다. 비록 열은 채우지 못했지만, 마치 요나단이 다윗을 사랑하듯 어릴 때 친구 하나만 있어도 미소짓는 얼굴이 된다.

세상이 험악하고 적막하고 비열할수록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땅에 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과연 세상에게 좋은 친구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과연 우리는 사마리아인에게 좋은 이웃인가?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홀로 외딴 섬에 갇혀 사는 이웃과 세상을 향해 진심으로 위로하고 함께하는 좋은 친구가 되기를 소망한다. 아멘.

▲서창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서창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연구원

13. 서창원 박사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이사장, 전 총신대 교수

마가복음 7장 37절

“사람들이 심히 놀라 이르되 그가 모든 것을 잘하였도다 못 듣는 사람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하게 한다 하니라”

교회의 영적 힘을 내세울수 없을 만큼 영적 퇴보와 질병이 심화된 세상에 살고 있는 자로서, 주님의 지상 사역을 묵상한다. 그가 병자들을 고치신 일들을 통해 보지 못했던 자들이 보게 되었고, 듣지 못했던 자들이 듣게 되었고, 말하지 못했던 자들이 말을 하게 되는 일들을 나타내셨다.

우리는 복음 진리를 가지고 있고 전한다고 하는데도, 왜 영적 소경이 마음 눈이 밝어져 우리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 안에서 그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이 무엇이며, 그의 힘의 강력으로 역사하심을 따라 믿는 우리에게 베푸신 능력의 지극히 크심이 어떤 것을 알게 하는 역사를 경험하지 못할까?

주님의 약속은 광야에 물이 나고 사막에 샘물이 흐르게 할 것이라고 했는데…, 기도 외에는 이같은 유가 나갈 수 없다고 하신 주님 말씀처럼 기도와 말씀 전하는 일에 전무하지 못해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식어가는 기도의 열기, 송이꿀보다 더 단 진리의 말씀을 앙망하는 열정이 새해에는 강력히 회복되기를 열망한다. 아멘!

▲정성욱 교수. ⓒ크투 DB
▲정성욱 교수. ⓒ크투 DB

14. 정성욱 박사
미국 덴버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 국제 커피선교회 C-Connection 이사장

요한계시록 21장 5절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시고 또 이르시되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니 기록하라 하시고”

2023년 한 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됐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했다. 튀르키예에서 엄청난 지진이 있었다. 모로코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지진이 일어났다. 리비아에서 수십 만의 희생자를 낸 홍수 참사가 있었다. 대한민국은 출산율 최저국가로 전락되었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나라 자체가 사라질 지경이다.

한국교회는 여러 차원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K-이단들의 급성장은 한국교회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국교회 회복율은 60% 정도에 머물고 있다. 목회자와 성도들의 도덕적 타락과 영적 혼란이 심각하다.

이 상황에서 우리의 유일한 소망은 주 예수 그리스도뿐이다.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뿐이다. 그분이 영광 중에 다시 오셔서 악과 비진리의 세력을 공의로 심판하시길 고대한다. 선과 진리의 영원한 승리를 확증하는 그날을 간절히 기대한다.

그때에 만물은 새롭게 될 것이다. 그때에 그리스도의 신부인 교회는 완전히 영광스러운 존재로 변화될 것이다. 오늘도 “마라나타”를 외치며 신실하게 좁은 길을 걸어가는 모든 지체들을 위로하소서, 주여!

▲김구원 박사. ⓒ크투 DB
▲김구원 박사. ⓒ크투 DB

15. 김구원 박사
단국대 사학과 고대문명연구소 연구원

사사기 3장 10절

“여호와의 영이 그에게 임하셨으므로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어 나가서 싸울 때에 여호와께서 메소보다미아 왕 구산 리사다임을 그의 손에 넘겨 주시매 옷니엘의 손이 구산 리사다임을 이기니라”

구산 리사다임은 실제 이름이 아니라, ‘매우 악한 자’라는 뜻의 별명이다. 그의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려 오는 그런 무시무시한 인물이 구산 리사다임이다. 그가 메소포타미아 왕이었다는 사실은 세상의 악이 역사적 인물을 통해 구현됨을 보여준다.

2023년은 ‘절대 악’이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실재한다는 것을 보여준 한 해였다.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의 민간인들을 추격해 납치, 강간, 살해한 사건은 선악에 대한 상대주의적 인식에 사로잡힌 세태에 강한 경고를 준다.

하지만 기억하자. 옷니엘이 악의 화신 구산 리사다임을 무찌를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님의 영이 그와 함께 하셨기 때문이다. 아무리 악이 무섭고 커 보여도,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정의와 진리가 승리한다. 이 마음으로 2024년을 맞았으면 좋겠다.

▲박욱주 박사. ⓒ크투 DB
▲박욱주 박사. ⓒ크투 DB

16. 박욱주 박사
연세대 기독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 좁은문은혜교회

에스겔 22장 29절

“이 땅 백성은 포악하고 강탈을 일삼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압제하고 나그네를 부당하게 학대하였으므로”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의 말석에 올라선지 불과 몇 년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 우리 사회에는 헛된 자긍심에 취해 자기 분수를 지키지 못하는 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회에 넘치는 자본과 권력의 쪼가리를 맛본 이들 가운데 여럿이, 그들보다 빈곤하고 사회적 영향력이 낮은 이들에게 각양각색의 저열한 갑질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권력 최고위층 인사들이나 재벌가 후계자들 사이에서만 드물게 볼 수 있었던 하급자나 관계자에 대한 행패를 이제는 여러 졸부들이나 방송인, 심지어 학부형들에게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게 됐다. 교회의 사정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때 인권을 강조하는 진보좌파 세속 윤리가 득세하면서, 우리 사회는 보다 화목하고 조화로운 인간관계의 장이 열리리라는 헛된 기대감을 품었다. 하지만 실제 우리에게 닥친 현실은 어떠한가? 약간의 성공을 맛본 이들이 무책임한 권리지향적 이기주의와 자기애에 취해, 열악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부당하게 물어뜯는 압제와 학대의 현실일 뿐이다.

이는 기독교 신앙과 윤리가 힘을 잃은 곳에서 목격되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리고 이는 또다른 악순환을 낳는다. 갑질 행패의 형태로 자행되는 압제와 학대는 타인의 영혼과 인격을 존중해야 할 인간 본연의 책임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세태를 조장한다.

이는 복음화를 밑바탕을 이루는 일반 양심을 칩식시키는 행태로서 교회의 전도 노력과 선한 영향력의 확산을 정면으로 훼방한다. 이런 압제와 학대의 현실은 자본의 규모만 선진국 수준으로 팽창시키는 데 급급해 정신과 의식의 퇴락을 방치한 우리 사회의 암울한 자화상이다.

▲민경배 박사. ⓒ크투 DB
▲민경배 박사. ⓒ크투 DB

17. 민경배 박사
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전 서울장신대 총장, 전 연세대 신학대학장

이사야 42장 6절

“너를 세워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게 하리니”

지난 11월 한국 대통령이 영국 찰스 3세 국빈 초청으로 영국에 다녀왔다. 찰스 왕 최초의 국빈 초청이었다고 한다. 그 환영 모습은 대단했다. 황홀했다. 황금마차에 찰스 국왕과 함께 한국 대통령이 동석하고 있었다. 버킹검 궁전에서의 환영 만찬도 눈부셨다. 우리 다들 영상으로 직접 봤다. 한때 영국 국기 유니온 잭에는 해질 날이 없다는 나라에서 된 일이다.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거기 비취고 있었다.

주기철 목사가 순교하기 전 “한국의 사명은 세계에 있다”고 말한 일이 있다. 올 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학 석좌교수 할 브랜즈는 “한국은 이제 인도양과 태평양에 진출하라”고 권한 일이 있다. 한국 세계사적 역할에 대한 진지한 요청이었다. 유럽 연합 탈퇴 직후 영국 수상이던 보리스 존스는 영국의 갈 길이 한국에 있다는 말을 대놓고 한 일이 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의 오꼬노기 마사오 교수는 한국이 세계의 표준 유전자를 가졌다고 부러워했다. 6.25 전란으로 5백 만이 희생된 나라, 그런 한국에 세계가 갈 길을 묻고 있다.

1906년 을사늑약 직후의 일이다. 미국 선교사 존 무어는 한국이 하나님께서 구원의 횃불을 들게 하시는 날이 올 터인데, 그 때 세계 문제는 해결되되 제대로 해결되고 만국을 구원할 수 있다고 선언한 일이 있다.

선교사들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우리나라 이름이 조선(Chosen)이었다. 그들은 무릎을 쳤다. 소명 위해 ‘택함 받은’ 백성! 백성의 언약과 이방의 빛이 되도록 부름 받은 나라!

우리는 하나님 소명으로 세계를 위해 부름받았다. 1934년 김교신은 한국 지도를 놓고, 한국이 세계 대륙을 등 뒤에 걸머지고 일어서기 위해 허리를 펴는 모습으로 보았다. 계묘년이 지나가고 있다. 우리 한국, 백성의 언약, 이방의 빛으로 전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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