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교사 교재 펴낸 김정준 목사 (下)
“하나님은 교사가 한 아이를 향한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기를 바라신다. 세상은 조건을 붙이고, 세상은 이유를 찾을 때, 오직 교사는 조건 없이 한 아이를 사랑하길 바라신다. 교사인 우리가 이미 그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교사의 길에서 종종 힘이 들고, 흔들릴 때마다 기억하고 다짐했으면 좋겠다.”
교사의 그 사랑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꾼다. 김정준 목사가 교사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다. 교사는 사랑을 가르치는 존재다. 그래서 교사인 당신이 위대한 존재라고, 김 목사는 강조한다. 오랜 기간 교사를 했더라도, 지금도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점검할 것을 권면하면서. 다음은 김 목사의 두 번째 이야기.
아이들과 만나려는 시도 계속해야
심방, 드라마틱한 변화 기대보다
처음엔 5분 간 잠깐 만나고 오기
조금씩 시간 늘리면서 방법 찾길
한 권으로 끝내는 교사 교육 이론편
김정준 | 글과길 | 224쪽 | 12,000원
한 권으로 끝내는 교사 교육 실전편
김정준 | 글과길 | 104쪽 | 3,000원
-이번 책에 대한 반응이 궁금합니다.
“지난 책 《다음 없는 다음 세대에 다가가기》에 대한 피드백 중 하나가 ‘그래, 그럼 네 답은 뭔데?’ 였습니다. 문제제기에 비해, 답이 약하다는 피드백이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적용되는 뾰족한 대답은 없습니다. 제가 제시한 여러 방법들을 하나의 대답으로 삼아, 각 교회에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 책은 교사 교육에 대한 내용이라, 대답을 찾아보라고 하기보다 여러 대답들을 제시했습니다. 일례로 교사들이 어려워하는 심방에 대한 3가지 솔루션, 3S를 제시했습니다. 스토리, 실없음, 솔직함입니다. 솔직함으로 시작하고, 실없음으로 다가가서, 스토리로 무르익는 것입니다.
책이 나온지 1주일도 안 됐을 때 누군가 온라인 서점에 적은 평을 봤습니다. 20대에 교회학교 교사를 하다 그만뒀는데, 이 책처럼 조금만 친절하게 가르쳐줬다면 아직 교사를 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집필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신 분입니다.
이처럼 교사를 하다 떠났던 분들 중에, 돌아오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교사 때의 희열과 열정을 생각하면, 힘들어도 그때가 그리우실 겁니다. 수련회 때는 밤도 새면서 아이들을 돌보는데, 교회 내에 그런 부서는 없지 않습니까? 시간이 지나니 그립지만, 돌아오기도 겁날 수 있죠. 다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는 분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이 책은 중고등부와 청년부 교사들에게 좀 더 적합합니다. 공저를 통해 현장 사역자들의 경험도 추가하고 싶었지만, 마음 맞는 분이 많진 않습니다. 요즘엔 책이 잘 팔리지 않다 보니 재정적 어려움도 있습니다. 작은교회들을 염두에 둬 가격을 3천 원(실전편)으로 책정해서, 많이 팔아도 자칫 마이너스가 될 수 있거든요(웃음).”
-마지막 8번째가 말씀하신 ‘심방’입니다.
“보통 중요한 내용일수록 앞에 놓는데 심방을 맨 뒤에 놓은 것은, 심방이 모든 사역의 확장판이기 때문입니다. 요리로 비유하면 구절판 같습니다. 구절판이 9가지 재료 모두를 한곳에 집중시키듯, 심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교사가 아이와 일대일로 만나 소통도 돼야 하고, 인내심도 확신도 있어야 하고, 감사의 자세와 교사의 성장도 있어야 하기에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심방입니다. 그렇다 보니 교역자들에게 떠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역자들의 심방에는 맹점이 있습니다. 책에서 철새와 텃새 이야기를 했는데, 교역자는 언젠가 떠나야 하는 철새로, 교사는 한 자리를 지키는 텃새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교역자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소통하면 당장은 괜찮지만, 그 교역자가 떠나면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굉장히 동요하고, 교사들까지 흔들릴 수 있어요.
결국 가장 좋은 것은 특별히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은 교역자가 맡되, 일반적인 소통과 깊은 관계를 위해 나머지 아이들에 대해선 교사들이 심방을 해야 합니다. 보통 교사가 아이들을 1년씩 맡는데, 그때 대화가 돼야 해요. 고등부는 총 3년입니다. 1년째 소통이 안 되는데 2년째 된다 해서 좋아지지 않습니다. 1학년 때 좋으면 2학년 때 더 좋아지고, 3학년 때 더 좋아집니다.
고교 시절 교사에 대한 너무 좋은 기억 때문에, 제대하고 바로 고등부 교사로 온 청년이 있었습니다. 고등부 시절 선생님이 보낸 문자를 다 갖고 있더라고요. 힘들고 어려울 때 보내주신 문자였습니다. 보통 힘들고 어렵다 해도 기프티콘 하나 달랑 보내고 마는데, 그것도 좋지만 기프티콘만으론 관계가 진전되지 않습니다.
쉽진 않지만, 발을 떼지 않을 순 없지 않습니까. 아이들 만나기를 계속 시도해야 합니다. 교사들에게 부탁드리는 것은, 심방을 하면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먼저 잠깐 5분 정도 아이만 보고 오세요. 갑자기 밥 먹으면서 1시간 동안 대화하려면 어색해요(웃음).
그냥 기프티콘 주고 마는 대신, 처음이라면 5분만 만나고 오세요. 단 처음부터 5분이나 허락하는 아이는 없습니다. 방법을 찾아야 하겠죠. 조금씩 시간을 늘리면서 방법을 찾아나가십시오.
제게도 아이들이 곧바로 다가오진 않습니다. 저는 교회에 오는 아이들에게 한 명씩 다가가 말을 겁니다. 그렇게 하다가, 바쁘니 딱 1시간만 밥먹자고 이야기합니다. 아쉬울 만큼만 대화하고 오는 것입니다. 각자 자신들만의 노하우를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심방을 반대하는 부모님들은 없나요.
“믿는 집 부모님들이 거부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요즘 부모님들도 아이들 케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기 초에 부모님들이 오히려 찾아오십니다. ‘우리 애 좀 잘 부탁드린다’고 오히려 심방을 장려하십니다. 무슨 만남인지 알기 때문에 반대하거나 하시진 않아요. 단 때와 장소를 분별할 지혜가 필요합니다. 시험기간에 심방한다며 찾아가서는 안 되겠죠(웃음).
안 믿는 부모님들이 교회 출석 등을 반대하는 전화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말씀하신 대로 하겠다고 명확히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야기합니다. 부모님과 싸우라는 게 아니라, 네가 이 문제를 명확히 해결해야 한다고요. 함께 신앙생활 하길 원한다면, 부모님께 달라진 모습을 한 가지라도 보이고 나서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좋은 시선으로 주일 하루 정도는 봐 달라’고 솔직히 말하라고 합니다.
아이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주일 교회 출석마저 반대하는 부모는 이제까지 없었습니다. 변하지도 않고 공부도 안 하면서 교회 간다고 하면 반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안 믿는 집 아이는 확신이 부족합니다. 모임이 좋아서 오는 건지, 자신에게 신앙이 있는 건지 헷갈린다고 말해요. 중고등부 때 다니다 보니 다른 아이들과 친해져서 교회에 나오는 것 같다고 합니다. 잘 설명해야 합니다.”
-부모의 신앙이 역시 중요하네요.
“요즘 아이들은 무언가를 주체적으로 선택하지 못합니다. 식당에서 메뉴판 앞에 한참을 서 있습니다. 마음대로 선택해 본 적이 없어서 그래요. 부모가 학원을 가라고 해서 갔고, 스케줄도 모두 짜 줍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뭘 먹어야 하는지도 잘 몰라요. 그러다 보니 시험 때도 주일이면 학원에 가 있어야 불안을 느끼지 않는 것입니다.
주도적으로 여러 가지를 묻는 아이들도 있는데, 대부분 부모가 신앙이 좋은 아이들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뭔가 선택해 왔고 선택의 중요성을 아는 부모님이라면, 아이들도 그렇게 키우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부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이도 그렇게 가기 마련입니다.
신앙생활 잘 하는 아이들은 주일 아침 교회에 오면 해맑게 웃으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부모님들도 비슷하게 신앙생활을 잘 합니다. 부모님이 담당 교역자에게 묻듯, 아이도 저한테 묻는 거예요. 예의도 바릅니다.”
-끝으로 분투중인 각 교회학교 교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늘 드리는 말씀 중 한 가지가 참 잘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포기하고 싶고,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습니까. 저도 그럴 때가 있는데요(웃음). 책 서문에서 말씀드렸지만, 교사는 평생 단 한 번 하는 직분이지 않습니까.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은 정말 변해야 하는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변하지 않으면, 교사 여러분들이 너무 힘들어지십니다. 지금이 변화의 적기입니다. 내 그릇이 종지인데, 큰 물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스스로 변하면서 그릇을 넓히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릇 크기를 키울 때, 그릇을 계속 때린다고 합니다. 그릇은 아프겠지만, 때리지 않으면 커질 수 없겠죠. 교사도 교역자도 끊임없이 부족한 부분들을 때려 가면서 넓혀가야, 삶 가운데 아이들을 품을 수 있고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존 해왔던 것들은 좋은 기억과 추억으로 남겨두시되, 변화하는 모습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2024년에는 새로운 부대에 모든 것을 담아내자는 것입니다. 2025년에는 또 새로운 부대에 새롭게 담아야겠죠. 그래야 힘들고 어려울 때 ‘라떼는 말이야~’ 하지 않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교사도 아이들도 모두 힘듭니다. 구체적인 부분들은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