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협박받던 수단 성도 가정, 미국으로 망명

뉴욕=김유진 기자     |  

ⓒADF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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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에서 살해 위협을 받아온 한 기독교 가정이 미국으로 망명한 뒤 첫 번째 성탄절을 맞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나다와 하무다 부부는 아랍 무슬림 국가 수단에서 형사 처벌과 살해 위협을 피하고자 최근 자녀들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 부부의 법률대리를 맡은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은 2020년 수단에서 ‘배교’가 범죄에서 제외됐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개종자들이 심각한 박해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 부부는 결혼이 개종으로 인해 무효로 선언된 후 ‘간통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국제 자유수호연맹에 따르면, 당시 재판은 이 부부에게 즉각적이고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을 드러냈다. 그 후 이 단체는 ‘샤이 펀드’(Shai Fund)와 앰배서더 서비스 인터내셔널(Ambassador Services International)과 공조해 이들 부부의 망명을 지원했다.

국제 자유수호연맹의 세계 종교 자유 수호 이사인 켈시 조르지는 이들의 안전에 대해 안도와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나다와 하무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 이제 생명에 대한 두려움 없이 신앙을 실천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국제법과 수단법 모두 나다와 하무다가 그들의 신앙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실천할 권리를 보호하지만, 수단의 기독교 개종자들은 정부와 지역사회로부터 계속해서 심각한 위협과 적대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 부부의 시련은 2018년 남편 하무다가 기독교로 개종한 것으로 시작됐고, 2021년에는 나다가 이를 따랐다. 개종 이후 이 부부는 무슬림 여성이 기독교인 남성과 결혼하는 것이 불법인 샤리아 법에 의해 결혼이 파기되고, 근거 없는 간통죄를 적용받았다.

조르지는 20일 온라인에 게시한 영상에서 “그들은 법정에서 승소하면 그들을 죽이겠다고 맹세한 나다의 형제의 손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패소할 경우에는 사형 선고를 받을 수도 있었다”며 “이러한 끔찍한 상황 때문에 그들은 긴급히 미국으로 이주해야 했다”고 말했다.

나다와 하무다는 어릴 적부터 서로를 알고 지냈으며, 결혼한 지 3년 후 남편의 개종은 나다와 그녀의 가족을 놀라게 했다. 처음에 나다는 남편의 개종에 분개했고, 가족들은 그를 떠나라고 촉구했다.

하무다는 영상에서 “우리 가족은 나를 버렸고, 심지어 내 부족도 나를 증오했다. 실제로 그들이 나와 내 아내를 이혼시키고 자녀들을 빼앗아 갔기에 매우 비통했다”며 “하지만 나는 그리스도께 헌신했다”고 말했다.

3년간의 생이별 뒤, 나다는 기독교로 개종하고 하무다와 재회했다. 그 후 2주 만에 그녀의 형제가 당국에 신고했고, 이 부부는 구금돼 처형 위기에 놓였다. 이때 하무다의 교회 친구 중 한 명이 그를 국제 자유수호연맹에 소속된 두 변호사와 연결시켜 줬다.

수단의 4,460만 인구 중 4.4%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은 다양한 형태의 차별과 폭력에 직면해 있다. 2023년 오픈도어(Open Doors)의 세계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수단은 기독교 박해국 중 10위에 해당한다. 특히 기독교로 개종한 여성과 소녀들은 강간, 강제 결혼, 가정 폭력에 취약하며, 종종 상속 권리를 거부당하고 결혼한 경우 남편과 강제로 이혼될 수 있다.

2019년 4월 전 대통령 오마르 하산 아마드 알바시르의 퇴진 이후 수립된 과도정부는 일부 샤리아(Sharia, 이슬람법) 조항을 철폐했지만, 2021년 10월 군부 쿠데타가 권력 분점으로 이어지면서 종교 자유는 다시 퇴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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