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지도자인 조니 무어(Johnnie Moore) 목사가 올해 베들레헴에서 성탄절 행사가 취소된 책임이 이스라엘을 침공한 하마스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폭스뉴스 디지털을 인용해, 기독교지도자회의(Congress of Christian Leaders) 의장인 무어 목사가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 조명을 차단한 것은 이스라엘이 아닌 하마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위원이기도 한 무어는 “하마스는 성지에서 전 세계 20억 명의 기독교인들을 위한 성탄절을 방해하려 했다”며 “예수님은 평화의 왕이시다. 하마스는 평화를 증오한다”고 말했다.
무어는 “라말라와 베들레헴의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베들레헴에서 평화의 왕이신 예수님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축하 행사를 개최하는 대신, 하마스에서 교훈을 얻어 종교를 더욱 정치화하는 길을 택했다”고 했다.
무어는 예수의 탄생지에서 성탄 기념행사가 없었던 것을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예루살렘 인근에서 열리는 축제 분위기와 비교했다.
그는 “단 1마일만 차로 운전하면 예루살렘으로 갈 수 있다. 이곳은 크리스마스가 살아 있고 건재하다”며 “이스라엘은 지금도 테러와 전쟁의 시기에 자신들의 신성성을 맹렬히 지키고 있기에, 예루살렘은 명절 기념 분위기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평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올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싶다면 북쪽으로 차를 몰고 아름다운 하이파를 가 보라”며 “유대인과 기독교인, 무슬림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며 단지 나란히 살 뿐만 아니라, 함께 삶과 희로애락을 나누는 도시”라고 덧붙였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베들레헴에서 올해 성탄절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더 차분했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국경 지역까지 공격해 최소 1,400명의 민간인과 30명 이상의 미국인을 학살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들레헴은 성탄 시즌에 보통 수만 명이 몰리며, 2019년에는 방문자 수가 15만 명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이 도시의 거리들은 대부분 어둡고 텅 비었으며, 상점들은 문을 닫고, 전통적인 퍼레이드나 예수 탄생 장면 대신 전쟁의 잔해들로 채워졌다.
예루살렘의 총대주교와 교회 수장들은 11월 10일 성명을 통해 “여성과 아이들을 포함해 수천 명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며 “불필요한 축제 활동을 삼가고, 그러한 고통을 겪는 이들과 단합하며 성탄절의 영적 의미에 더 집중할 것”을 권면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옥스에 따르면,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2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통제 지역의 기독교인 수는 최근 몇 년간 약 1,000명으로 감소했다. 2014년 YMCA 조사에 따르면, 가자지구 기독교인의 대부분은 그리스정교회, 일부는 로마가톨릭, 침례교 및 기타 교파에 속해 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 대다수는 공습으로 손상된 성 포르피리우스 그리스정교회(St. Porphyrius Greek Orthodox Church)와 성 가정 가톨릭교회(Catholic Holy Family Church)를 대피처로 삼았다.
이달 초, 성 가정 가톨릭교회는 인근 건물을 겨냥한 이스라엘군(IDF)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은 “IDF의 저격수가 전쟁이 시작된 이래 대부분의 기독교 가족들이 피난해 온 가자지구의 성 가정 교구에서 2명의 기독교 여성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총격을 입은 피해 여성은 나히다(Nahida)와 그녀의 딸 사마르(Samar)로 확인됐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가톨릭 자선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ACN)에 따르면, 지난 11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기독교 및 무슬림 학생 1,250명이 재학한 로자리 수녀회 학교(Rosary Sisters School)가 파괴됐다. 또한 가자지구의 한 ACN 프로젝트 파트너는 최소 53채의 기독교인 가정의 주택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