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20] 컨닝이 하나님 뜻?
맨 뒷자리에서 몰래 문제집 봤지만,
걸리지 않은 것이 하나님 함께하심?
하나님 말씀 우선순위 두고 따라야
아무리 좋아도 뜻 아니면 내려놓길
몇 년 전 모 방송에서 <주먹이 운다>는 프로그램을 방영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격투기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리얼 격투 프로그램이었다. 진행 방식은 프로 격투기 선수와 스파링을 해서 3분을 버티면 통과하는 시스템이었다.
많은 일반인들이 격투기 오디션에 참가했다. 그중에는 온몸에 문신을 한 사람, 태권도 관장, 고등학교 짱, 길거리 싸움을 잘하는 일반인, 산 속에서 무술을 연마한 사람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많은 참가자 중 눈에 띄었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아주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그 학생은 격투기를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혼자 무려 1년 동안 방 안에서 영상을 보면서 격투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 학생은 프로선수와 대결을 앞두고, 인터뷰를 할 때 아주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혼자 열심히 훈련한 결과를 보여주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필자는 그 고등학생이 어떤 격투기 실력을 보여줄지 상당히 궁금했다.
드디어 프로격투기 선수와의 스파링이 시작됐다. 어떻게 됐을까? 싱겁게 끝났다. 그 고등학생은 1분 동안 격투기 선수에게 얻어맞기만 하다, 심판이 말려서 경기가 끝나 버렸다. 그 고등학생은 1년 동안 방 안에서 격투기 훈련을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프로 선수에게 제대로 된 공격 한번 못해 보고 얻어맞기만 하다 끝났다.
그 고등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나 혼자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1년 동안 아무리 집에서 격투기 영상을 보면서 훈련했더라도, 격투기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격투기를 잘하려면 체육관에 가서 체계적으로 훈련을 받고, 어떻게 주먹을 내는지, 발차기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배워야 한다. 그런 동작들이 몸에 익을 때까지 연습도 계속 해야 한다. 그런데 그 고등학생은 혼자 열심히 연습하면 프로격투기 선수만큼 잘할 수 있다고 착각했던 것이다.
그 고등학생 이야기를 통해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우리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하나님에 대해 스스로 착각하고 오해할 때가 많이 있다. 나는 하나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님 말씀과 전혀 다르게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하나님을 위해 이렇게 순종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건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그런 사실도 모른 채 혼자서 열심히 하나님 앞에 살아가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 뜻을 바르게 알려면, 내 입장에서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 편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에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뜻을 혼자 마음대로 착각해서 행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과연 아브라함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아브람의 아내 사래는 출산하지 못하였고 그에게 한 여종이 있으니 애굽 사람이요 이름은 하갈이라 사래가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내 출산을 허락하지 아니하셨으니 원하건대 내 여종에게 들어가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창 16:1-2)”.
아브라함은 75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가나안 땅에 왔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반드시 자녀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네 자손들이 하늘의 별과 같이 많아질 것이라고 엄청난 축복을 약속하셨다.
하지만 아브라함이 가나안 땅에 도착한지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자녀는 태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자 아브라함과 사라는 점점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가나안 땅에 들어온 지 10년이 지나도 아기가 생기지 않자, 사라는 아기를 낳을 다른 방법을 생각했다. 그것은 사라의 여종인 하갈을 아브라함의 첩으로 주어, 하갈을 통해 아들을 낳게 하는 방법이었다.
아브라함이 살던 시대에는 자신의 여종을 남편에게 주어 아기를 낳게 하는 일들이 흔했다. 그래서 사라도 고민 끝에 자신의 여종을 아브라함에게 주어 아기를 낳게 하고자 했다. 아내 사라는 그렇게라도 자녀를 낳는 것이 하나님 뜻일 수도 있다고 나름 해석했던 것이다.
아내 사라의 말을 들은 아브라함은 놀랍게도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아브라함도 첩을 들여서 아들을 낳는 것이 하나님 뜻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아브라함과 사라의 선택은 틀린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계획은 반드시 사라를 통해 아들 이삭을 낳게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말씀을 통해,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리도 기도할 일이 생겨서 간절히 기도하다 보면, 하나님의 응답이 더딜 때가 있다. 우리는 그럴 때 하나님의 응답이 없는 것 같아 초조해하며, 혹시 다른 길은 없는지 찾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찾다가, 하나님의 뜻과는 반대되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면 오히려 더 큰 혼란과 죄악에 빠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겠다. 예전에 남학생 한 명의 연락이 왔다. 그 남학생은 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 남학생을 만나러 학교 앞으로 갔고, 태워서 집으로 데려다 줬다. 차 안에서 그 남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나: 이제 고3 내신 들어가는 마지막 기말고사 다 끝났지? 시험 친다고 너무 수고 많았어.
남학생: 목사님, 감사합니다.
나: 그래, 이제 남은 기간 동안 기도하면서 수시 준비 잘해보자.
남학생: 네. 목사님. 이번에 시험 치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무사히 잘 끝나서 감사하고 있어요.
나: 그래. 네가 시험 준비하고 치면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나 보구나. 고생했어.
남학생: 목사님. 저 이번에 영어 시험 치는데 모르는 문제들이 많았는데요. 정말 극적으로 맞췄어요.
나: 그래?
남학생: 네. 목사님. 문제들이 제가 저번에 풀어봤던 것들인데, 기억이 잘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다 문제집을 살짝 펼쳐 봤어요.
나: 시험 시간에 문제집을 봤다고? 선생님한테 안 걸렸어?
남학생: 네. 다행히 안 걸렸어요. 제가 맨 뒷자리에 앉았거든요. 선생님이 마침 앉아서 책을 보고 계셨어요. 그래서 문제집을 살짝 꺼내봤어요. 시험 끝나고 마음이 좀 그랬는데…, 그래도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나: … OO아, 그건 기회가 아니라 컨닝이야….
그 남학생이 고3 내신이 들어가는 마지막 기말고사를 쳤다. 고등학교 내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험이라,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 시험 둘째 날 가장 중요한 시험이 연속으로 있었는데, 바로 수학과 영어였다.
그 남학생은 밤을 새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수학시험을 먼저 쳤는데, 문제가 너무 어렵게 나와서 잘 못쳤다. 남학생은 크게 실망하고 다음 영어 시험지를 봤다. 영어 객관식은 어느 정도 풀었는데, 서술 문제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 시험에 나온 서술 문제를 자세히 보니, 얼마 전 문제집에서 풀었던 문제와 비슷했다.
앞을 보니 반 선생님이 앉아서 책을 보고 계셨다고 한다. 남학생은 맨 뒷자리에서 문제를 풀고 있었다. 책상 안의 문제집을 살짝 봐도 아무도 모를 것 같아, 책상 안에 있는 문제집을 살짝 꺼내 봤다고 한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다시 문제집을 집어넣고, 서술 문제를 잘 풀 수 있었다.
그 남학생은 선생님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들킬까 조마조마했는데, 아무에게도 걸리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번 시험에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신 것 같다고,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했다.
당신은 남학생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하나님께서 그 남학생과 함께 하셔서 영어 시험을 잘 볼 수 있었던 것일까?
꼭 기억하길 바란다. 하나님은 죄를 통해 역사하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를 통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방법대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즉 하나님께서 원하시지 않는 방법임에도, 오히려 하나님께 기도했으니 괜찮다고 말하면서 밀어붙인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말씀을 살펴보면서, 고민하며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 말씀을 내 삶의 우선순위에 두고, 그 말씀을 따라야 한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방법이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아니면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아무리 어렵더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라면 그 길을 따라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항상 일어난다. 그런 문제들 속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찾아가는 일이다. 그런데 만약 내 인간적인 생각을 하나님의 뜻으로 착각해 잘못된 길로 간다면, 하나님 앞에 옳지 못한 행동임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모를 때는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무엇인지 기도하며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다 보면, 때로는 어려워 보이는 길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이 될 수도 있다.
그럴 땐 핑계대지 말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야 한다. 인간적으로 쉬워 보이는 길이 하나님 뜻이 아닌 내 뜻일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그럴 땐 반드시 멈춰 서서 돌아가자. 언제나 하나님 편에서 생각하는 당신이 되길 바란다.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