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집권당의 종교 자유 침해 지적
미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가 인도를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에서 제외시킨 미 국무부의 결정이 “정의를 희롱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인터내셔설크리스천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의 제프 킹 회장은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민당(BJP) 소속 돌격대원들과 바즈랑 달(Bajrand Dal, 힌두 민족주의 무장 조직)이 2023년에 목회자와 평신도, 교회 건물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 723건의 공격이 기록됐으며, 그 외에도 기록되지 않은 많은 공격이 있었다”며 “모디와 인민당은 민주주의와 종교적 자유를 믿는 것으로 위장한 과격한 힌두교도들”이라고 비판했다.
미 연방정부 산하 초당적 독립위원회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3년 연례 보고서에서 인도와 다른 여러 국가에 대한 특별우려국 지정을 권고했다.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국가들은 통상 분야 등에서 국제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
USCIRF는 미 국무부가 인도와 나이지리아를 종교 자유 침해의 증거에도 불구하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결정에 대해 의회 청문회를 요구했다. USCIRF의 에이브러햄 쿠퍼 의장과 프레드릭 A. 데이비 부의장은 공동 성명에서 “인도에서는 국내에서 심각한 종교 자유 침해를 저지르는 동시에 국제적으로 종교적 소수자와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초국가적 탄압 활동을 증가시켰다”고 했다.
두 사람은 “우리는 국무부와 여러 차례 만나 이들 국가에 대한 경고를 촉구했지만 모든 권고를 따르지는 않았다”며 “우리는 단념하지 않고 앞으로도 미국 정부가 종교적 자유를 외교 정책의 핵심 요소로 우선시하도록, 의회가 위임한 파수꾼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킹 위원장은 인민당과 그 산하 단체인 바르장 달을 종교 자유 침해를 주도하는 배후로 지목했다. 킹은 모디 총리와 인민당에 대해 “민주주의와 종교적 자유를 믿는 척하는 급진주의 힌두교도”라고 비판했다.
인도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연합기독교포럼(United Christian Forum, UCF)은 2023년 마지막 주에만 23건의 기독교인 대상 공격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크리스마스 예배를 개최한 인도 목회자 5명의 체포, 차티스가르주의 기독교인 매장 권리 거부, 펀자브 주에서 발생한 여성 목회자 학대 사건 등이 포함된다.
ICC의 연례 ‘올해의 박해자’ 보고서는 이러한 공격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인민당의 기독교 탄압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킹은 특히 모디 총리의 침묵과 인민당 지도부의 기독교 혐오 발언이 공격을 조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인구의 약 2.3%를 차지하는 기독교인들은 점점 더 심한 탄압에 직면해 있다. UCF는 인민당이 전국 총선에서 승리한 2014년 이후 기독교인에 대한 공격이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인도 내 23개 주에서 폭력이 급증했으며, 400건의 사건이 신고됐다. 이는 전년도 274건에서 증가한 수치다. UCF는 강제 개종에 대한 거짓 비난과 자경단의 집단 폭행에 대한 불처벌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인도의 종교 자유 상황이 악화된 데는 ‘기독교인과 기타 종교적 소수자는 진정한 인도인이 아니며, 이들은 외세에 충성하므로 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힌두트바(Hindutva) 이념이 배후에 있다”고 지목했다.
일부는 미 국무부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인도를 주요 동맹국으로 부상시키기 위해 CPC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현지 기독교인들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