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중앙예닮학교, 신앙과 문명 되새기는 ‘유럽 비전투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9박 11일간 기독교 유적지 방문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독일 등
1년 동안 학습 후 체험학습 떠나
카타콤에서 선조들 발자취 되새겨

▲고명진 목사가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예닮학교

▲고명진 목사가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예닮학교

중앙예닮학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매년 겨울방학마다 ‘유럽 비전투어’를 떠난다.

올해는 지난 1월 20일부터 30일까지 9박 11일간 유럽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위스와 프랑스, 독일 등을 돌아봤다.

시작은 2천 년 역사를 품은 도시 로마. 그리스도인들이 핍박받았던 콜로세움을 방문하고, 카타콤베(지하 무덤)와 바울 참수터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킨 믿음의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아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국가이자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천정화와 최후의 심판을 두 눈에 담았다.

이어 르네상스의 중심지인 피렌체에서는 성경을 중시하며 교황을 4명 배출한 가문 메디치가 사무실로 쓰였던 우피치 미술관에서 전문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라파엘로, 카라바조 등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한다.

▲고명진 목사가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예닮학교

▲고명진 목사가 유적지를 설명하고 있다. ⓒ중앙예닮학교

밀라노를 지나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간 스위스 리기산에서는 하나님의 진정한 걸작품인 대자연을 바라보며 큰 소망을 품었다. 이후 츠빙글리의 도시 스위스 취리히에 들러 종교개혁의 배경과 역사를 배웠다.

국경을 넘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존 칼빈(장 칼뱅)의 ‘피난민을 위한 교회’에 들러 종교개혁이 당시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봤다. 다시 독일 보름스로 넘어가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만나고, 끝으로 독일 마인츠 구텐베르크 박물관 금고 속에 보관된 구텐베르크 인쇄 독일어 성경 원본을 직접 감상했다.

유럽 비전투어를 떠난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미술, 역사, 음악, 종교 등의 수업 연계를 통해 유럽으로 떠나기 전 기독교 역사와 문화, 건축과 예술 등을 미리 학습해 왔다.

사도행전과 종교개혁에 대해 배우는 것은 물론, 피렌체 두오모, 콜로세움 등 중세 시대 건축물을 미리 조사하고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 봤다. 또 바울의 선교, 교황 제도, 르네상스, 구텐베르크 인쇄술, 메디치가 등의 주제로 연구 발표하고, 로마 공화정과 제국 탄생, 기독교 핍박, 기독교 공인과 국교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등 연대별 주제 특강을 통해 기초 지식을 쌓아 왔다.

▲학생들이 손을 잡고 둥그렇게 모여 기도하는 모습. ⓒ중앙예닮학교

▲학생들이 손을 잡고 둥그렇게 모여 기도하는 모습. ⓒ중앙예닮학교

중앙예닮학교 이사장인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도 학생들과 유럽 비전투어에 동행했다. 고 목사는 로마의 바울 참수터에서 달려갈 길을 마치고 죽음을 준비하면서도 끝까지 서신들을 남긴 바울의 삶을 조명했다.

고명진 목사는 “디모데후서는 펜으로 쓴 서신이 아니라 쇠사슬로 쓴 사랑의 편지다. 바울을 떠난 사람, 끝까지 함께한 사람, 필요한 사람, 방해한 사람이 있었다”며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고 도전했다. 바울 참수터 앞에서는 둥글게 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함께 끝까지 믿음을 지키자고 다짐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고 목사는 “피렌체의 귀족, 메디치 가문이 금융업으로 돈을 번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은 성경을 중요시했다.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은 미켈란젤로도 성경을 잘 알았기에, 성경을 주제로 한 수많은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며 “메디치가는 4명의 교황을 배출했다. 성경을 아는 것, 그리고 성경을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함께한 모습. ⓒ중앙예닮학교

▲학생들이 함께한 모습. ⓒ중앙예닮학교

중앙예닮학교는 청소년 시기 기독교 역사의 현장을 찾아 보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적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매년 유럽 비전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저녁 숙소에 도착하면 조별로 모여 일정을 돌아보며 관련 성경 구절을 묵상하는 모둠 활동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11일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탐방, 설명과 나눔, 예배 등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깊이 있게 느끼고 있다.

팀장으로 참여한 이지수 학생은 “고2 수험생이라는 압박감이 너무 컸지만, 크고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니 대학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며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또래 친구들과 말씀 나눔 시간을 통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알던 기독교 역사가 뚜렷해졌고, 신실하게 믿음을 지켰던 모습을 보며 많은 도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주희 교사는 “학생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기독교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신앙의 기초를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숙소에서 나눔을 하면서, 학생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루터의 유적지에서 기도하는 학생들. ⓒ중앙예닮학교

▲루터의 유적지에서 기도하는 학생들. ⓒ중앙예닮학교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월드와치리스트, 기독교 박해지도

오픈도어선교회, 2025 기독교 박해국 목록 발표

오픈도어선교회가 15일 서초동 사랑의교회 국제회의실에서 ‘2025년 기독교 박해국 목록’(World Watch List)을 발표했다. 이날 오픈도어 김경일 사무총장은 “기독교 박해국 목록이 기독교인들에게 영적인 도전을 주고, 오늘날 더욱 적대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선교 환…

한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한기총 “공수처, 무리한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 불법 멈추라”

대통령 기소, 절차·방법 모두 적법해야 불법 기반 결과, 결코 신뢰할 수 없고 불합리하고 불법적 행위만 양산할 뿐 적법 절차와 과정 통해 수사·기소·재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에서 15일 ‘수사권 없는 공수처의 무리한 대…

세이브코리아, 수기총

“카톡 계엄령 즉각 해제하고, 현직 대통령 국격 맞게 대우해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선규 목사, 사무총장 박종호 목사, 수기총) 등 1200개 단체들이 15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즉각 카카오톡 계엄령을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들은 민주당의 최근 온라인 플랫폼 ‘민주파출소’를 설치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영세 국힘 비대위원장, 한교총 김종혁 대표회장 예방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월) 취임 인사차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을 방문해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와 환담했다. 김종혁 대표회장은 “나라와 민족을 섬기는 귀한 사명에 하나님의 은혜가 함께하길 바란다”며 “한국교회는 전통적으로 새벽…

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 첫날

“북, 코로나 후에도 계속 교회 성장… 말씀은 매이지 않는다”

‘내 민족을 내게 주소서’ 주제로 첫 3일 동족구원 위해 금식기도 전국과 해외에서도 유튜브 참석 제33차 복음통일 컨퍼런스(북한구원 금식성회)가 파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1월 13일 오후 5일간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성회 주제는 ‘분단 80년, …

김동식 피랍 순교

“순교 못할망정, 순교자 잊는 죄 범하지 말자”

美 국적 한인 선교사 돌아왔는데 대한민국 선교사들만 못 돌아와 기도하는 한국교회, 잊어선 안 돼 故 김동식 목사 피랍 25주기·순교 24주기 추모 및 납북자 송환 국민촉구식이 지난 1월 13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