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1일간 기독교 유적지 방문
이탈리아-스위스-프랑스-독일 등
1년 동안 학습 후 체험학습 떠나
카타콤에서 선조들 발자취 되새겨
중앙예닮학교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매년 겨울방학마다 ‘유럽 비전투어’를 떠난다.
올해는 지난 1월 20일부터 30일까지 9박 11일간 유럽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위스와 프랑스, 독일 등을 돌아봤다.
시작은 2천 년 역사를 품은 도시 로마. 그리스도인들이 핍박받았던 콜로세움을 방문하고, 카타콤베(지하 무덤)와 바울 참수터에서 끝까지 믿음을 지킨 믿음의 선조들의 발자취를 찾아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국가이자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에서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천정화와 최후의 심판을 두 눈에 담았다.
이어 르네상스의 중심지인 피렌체에서는 성경을 중시하며 교황을 4명 배출한 가문 메디치가 사무실로 쓰였던 우피치 미술관에서 전문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라파엘로, 카라바조 등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한다.
밀라노를 지나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간 스위스 리기산에서는 하나님의 진정한 걸작품인 대자연을 바라보며 큰 소망을 품었다. 이후 츠빙글리의 도시 스위스 취리히에 들러 종교개혁의 배경과 역사를 배웠다.
국경을 넘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존 칼빈(장 칼뱅)의 ‘피난민을 위한 교회’에 들러 종교개혁이 당시 사회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봤다. 다시 독일 보름스로 넘어가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를 만나고, 끝으로 독일 마인츠 구텐베르크 박물관 금고 속에 보관된 구텐베르크 인쇄 독일어 성경 원본을 직접 감상했다.
유럽 비전투어를 떠난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미술, 역사, 음악, 종교 등의 수업 연계를 통해 유럽으로 떠나기 전 기독교 역사와 문화, 건축과 예술 등을 미리 학습해 왔다.
사도행전과 종교개혁에 대해 배우는 것은 물론, 피렌체 두오모, 콜로세움 등 중세 시대 건축물을 미리 조사하고 작은 모형으로 만들어 봤다. 또 바울의 선교, 교황 제도, 르네상스, 구텐베르크 인쇄술, 메디치가 등의 주제로 연구 발표하고, 로마 공화정과 제국 탄생, 기독교 핍박, 기독교 공인과 국교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 등 연대별 주제 특강을 통해 기초 지식을 쌓아 왔다.
중앙예닮학교 이사장인 고명진 목사(수원중앙침례교회 담임)도 학생들과 유럽 비전투어에 동행했다. 고 목사는 로마의 바울 참수터에서 달려갈 길을 마치고 죽음을 준비하면서도 끝까지 서신들을 남긴 바울의 삶을 조명했다.
고명진 목사는 “디모데후서는 펜으로 쓴 서신이 아니라 쇠사슬로 쓴 사랑의 편지다. 바울을 떠난 사람, 끝까지 함께한 사람, 필요한 사람, 방해한 사람이 있었다”며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라고 도전했다. 바울 참수터 앞에서는 둥글게 두 손을 잡고 원을 만들어 함께 끝까지 믿음을 지키자고 다짐하며 기도하기도 했다.
고 목사는 “피렌체의 귀족, 메디치 가문이 금융업으로 돈을 번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은 성경을 중요시했다.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은 미켈란젤로도 성경을 잘 알았기에, 성경을 주제로 한 수많은 작품을 남길 수 있었다”며 “메디치가는 4명의 교황을 배출했다. 성경을 아는 것, 그리고 성경을 중심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발견하고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예닮학교는 청소년 시기 기독교 역사의 현장을 찾아 보고 느끼는 경험을 통해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적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매년 유럽 비전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저녁 숙소에 도착하면 조별로 모여 일정을 돌아보며 관련 성경 구절을 묵상하는 모둠 활동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11일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탐방, 설명과 나눔, 예배 등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깊이 있게 느끼고 있다.
팀장으로 참여한 이지수 학생은 “고2 수험생이라는 압박감이 너무 컸지만, 크고 넓은 세상을 경험해 보니 대학이 전부가 아님을 깨달았다”며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서 또래 친구들과 말씀 나눔 시간을 통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막연하게 알던 기독교 역사가 뚜렷해졌고, 신실하게 믿음을 지켰던 모습을 보며 많은 도전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주희 교사는 “학생들은 이번 여행을 통해 기독교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신앙의 기초를 정립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숙소에서 나눔을 하면서, 학생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