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디오서 ‘동성결혼식 참석’ 조언한 목사, 프로그램 퇴출돼

뉴욕=김유진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교회의 알리스터 배그 담임목사.  ⓒ알리스터 배그 유튜브 캡쳐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교회의 알리스터 배그 담임목사. ⓒ알리스터 배그 유튜브 캡쳐

미국의 한 보수적인 기독교 라디오 방송국이 “동성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문화적인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목회자의 프로그램을 방송에서 제외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올해 71세인 알리스터 배그(Alister Begg) 목사는 전국 1,800개 방송국에서 전파되는 라디오 팟캐스트 ‘트루스 포 라이프’(Truth For Life)의 진행자이자, 클리블랜드 소재 파크사이드 교회의 담임이다.

이 논란은 지난해 9월 배그 목사가 그의 팟캐스트에서 자신의 새 책 <기독교 선언문>(The Christian Manifesto)에 관해 토론하던 중 한 발언에서 발생했다. 배그 목사는 팟캐스트에서 “한 할머니가 자신의 손자가 트랜스젠더와 결혼할 예정이라며, 해당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자주 이런 전화 질문을 받는다. 여기에는 엄청난 책임이 따른다”며 “불과 며칠 전에 그런 대화를 나눴는데, 사람들은 이 답변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할머니와 ‘손자께서 예수님에 대한 당신의 신앙을 알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손자 분이 삶에서 내린 선택을 예수님을 믿는 당신이 어떤 식으로든 긍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합니까?’ ‘그렇습니다’라는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그렇다면 좋습니다. 손자께서 그 사실을 안다면, 당신이 그 결혼식에 참석해서 그들에게 선물을 사 주길 제안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배그 목사는 “기독교인들이 동성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문화가 교회에 대해 가진 ‘비판적인 고정관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 문제는 이렇다. 당신의 사랑이 그들을 당황하게 할 수 있겠지만, 당신의 불참은 그들로 하여금 ‘이(기독교인)들은 내가 항상 생각했던 대로다. 판단하고, 비판적이며, 어떤 것도 인정할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을 강화할 뿐”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말로 미묘한 차이다. 사람들은 두렵고 떨림으로 자신의 구원을 이뤄야 한다. 하지만 내 생각엔 우리가 그런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고 본다”며 “예수님과 그분이 어떤 왕이신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삶에 다리를 놓으려면, 훨씬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배그 목사의 발언은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가족협회(American Family Association)의 라디오 사역인 ‘미국가족라디오’(AFR)는 10년 이상 송출한 팟캐스트 ‘트루스 포 라이프’를 더 이상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FR은 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는 배그 목사가 비성경적인 발언을 했으며, 그 발언이 수십 년간 청취자들이 기대해온 그의 성경적 충실성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했다”며 “동성애자 두 명 간의 성경에 어긋나는 결혼식에 가족이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 배그 목사는 기독교인들에게 참석하고 선물을 가져가도록 조언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가족협회는 ‘한 남자와 한 여자 간의 결혼’이라는 성경적 모델을 벗어난 어떤 결합을 기념하는 의식이라도 참석하는 것이 하나님에게 불성실한 행위라고 믿는다”며 “우리의 지도부 팀은 알리스터 배그의 팀과 통화했지만, 그의 실수를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2022년에도 배그 목사는 로마서를 강의하며 동성혼 문제에 대해 다뤘다. 그는 ‘하나님이 그들을 내어버려 두사’라는 제목의 동성애에 관한 2부작 설교 시리즈에서 동성결혼이 성경과 양립할 수 있다는 개념에 반대했다. 당시 그는 “이것은 대안적인 생활 방식이 아니다. 부자연스러운 결정”이라며 “이것(동성혼)은 하나님에 대한 반역의 표시”라고 강하게 반대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