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정신분석, ‘영혼’ 인정하지 않는 것 한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독교학술원 100회 영성학술포럼

동성애 운동, 교묘히 자리잡아
네오마르크시즘 성정치서 유래
인간 정신의 고유한 역할 부정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100회 영성학술포럼이 2월 16일 오후 서울 양재동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화평홀에서 ‘프로이트, 비판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김영한 박사(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초대 원장)가 ‘프로이트 정신분석이론과 문화 마르크시즘’을 제목으로 개회사를 전했다. 이후 박종서 목사(양지평안교회)가 ‘프로이트의 기독교 비판, 정당한가?’, 서충원 교수(샬롬누리영광교회)가 ‘프로이트의 기독교 본질의 오해와 왜곡’을 각각 발표했고, 예현숙 박사(상담심리사)와 이상원 박사(전 총신대 부총장)가 각각 논평했다.

김영한 박사는 “동성애 인권운동은 네오마르크시즘(neo-marxism)의 ‘성 정치학(sex-politics)’에서 연유한다. 동성애 운동은 포스트모던 분위기에 힘입어, 소수자 인권운동의 탈을 쓰고 교묘히 자리잡았다. 오늘날 유행하는 네오마르크시즘은 마르크스 사상과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정신분석 이론이 결합된 것”이라며 “네오마르크스주의자들은 당시 최고 이슈였던 휴머니즘(humanism)을 마르크시즘(marxism)에 결합시켰다. 유럽 공산주의자들은 문화혁명을 통해 기존 사회체제를 전복해야 한다고 각성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프로이트는 19세기 정신분석이론(Psychoanalysis)을 제시해,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성 문제를 공론화시켰다. 성욕이 억압되면 큰 문제가 야기되므로, 억압된 욕망은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는 두 종류의 억압(repression) 가설을 세웠다. 개인 내부의 억압된 욕망 처리와, 사회적 억압과 금기에 대한 저항의 문제였다. 그는 개인적으로 욕망을 보다 솔직하게 드러내야 하고, 이런 태도가 사회적 금기를 무너뜨리는 데 이바지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이트 정신분석이론의 한계는 인간 마음을 생물학적 욕망의 메커니즘으로 봄으로써, 인간 정신이 지닌 하나님의 형상, 즉 생물학적 본능에 해소될 수 없는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던 점”이라며 “특히 모든 인간 행동을 성욕으로 해석하려는 범성욕주의(Pansexualismus)에 빠져, 성욕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기능하는 인간 정신의 고유한 역할을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1897–1957)는 오스트리아 출신 반기독교 유대인으로서, 프로이트에게 정신분석학을 배워 미국으로 건너간 급진적 정신분석가”라며 “그는 성혁명과 성정치가 사회주의 혁명 완성을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마르크스의 사회비판과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연결시킨 ‘프로이트-마르크시즘(Freudian Marxism)’을 정립하고 ‘성 정치학(sex-politics)’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김영한 박사는 “유대계 독일인 마르쿠제(Herbert Marcuse)는 네오-마르크시즘의 중심인물로, 헤겔과 마르크스, 프로이트 이론들을 통합해 현대 선진 산업사회와 문명에 대한 변증법적 부정 철학 이론을 전개했다”며 “그의 주저 <이성과 혁명(Reason and Revolution)>은 1960년대 프랑스 좌파 학생운동의 교과서 역할을 했다. 성적 쾌락이 행복의 근원이므로, 모든 종류의 성적 행위를 인정하는 ‘에로스(Eros) 사회 건설’이란 성매매 합법화, 포르노 합법화 뿐 아니라 동성 간 성행위, 소아성애, 수간(獸姦), 기계 성애, 시체성애 등 50여 종의 성적 취향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로스 사회’ 구현을 위해 동성애를 제도적으로 허용하고자 하는 성 정치학의 차별금지법은 문명적 초자아로서 과학과 유물론에 토대를 둔 자연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지배를 보여주고 있다. 성 정치학은 버클리대 페미니스트 철학자이자 레즈비언인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 1956- )에 의해 ‘젠더 이데올로기(Gender Ideologie)’로 진화했다”며 “오늘날 성경적 신앙을 가진 신자들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자신을 경건과 성화 가운데 지키고, 사랑과 긍휼과 인내로써 범성욕주의와 동성애에 물든 사람들을 잘못된 사상과 생활관습에서 구해야 할 것(유 1:20-23)”이라고 강조했다.

▲박종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박종서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프로이트의 기독교 비판, 정당한가?

이후 박종서 목사는 “프로이트의 종교분석 논점 안에는 정신분석 핵심이 모두 깔려 있어, 그의 정신분석 도구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의 기독교 비판에 반사적(reactive)으로 분노하다 투박한 방어로 일관할 수밖에 없다”며 “프로이트 정신분석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유아성욕’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이다. 프로이트는 아이가 엄마와의 원초적 경험을 후일로 미루고 아버지의 명령(초자아)를 내면화하면서 세상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통과 과정이고 이 기반 위에 인류 문명이 건설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박종서 목사는 “프로이트는 삶의 욕동(에로스)과 죽음본능(공격본능)의 긴장에서 죄책감이 만들어지는데, 기독교인들이 이러한 죄책감에 가장 취약하고 이로 인해 계속 같은 의례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강박신경증 환자라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같은 요일·시간·장소에서 같은 의식을 반복하는 것은 강박이 아니다. 기독교인들은 매번 예배 중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고 그 의식을 통해 성장한다. 반복적 의례 안에서 삶의 균형과 권위에 순종하는 법도 배운다. 변화는 결국 우리 내부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목사는 “프로이트는 계몽주의 철학의 현대적 상속자로, 과학적 통찰을 이용해 정신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도 과학의 직무라고 믿었다”며 “프로이트는 과학뿐 아니라 인간의 죄성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리비도 발달에서 파생된 공격본능에서 죽음본능이라는 독립된 실체를 눈치채고도, 더 이상 개진하지 않았다. 이는 기독교의 죄성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서구 문명은 히브리와 헬라 사상의 큰 흐름 안에 있다. 두 흐름은 대극 또는 변증 관계를 갖는다. 이 둘과 어떻게 관계 맺느냐에 따라 신학과 시대의 성격이 드러난다. 프로이트는 갈등 없이, 19-20세기 시류에 따라 히브리인이면서 그리스 사상의 편에 섰다”며 “그러나 그의 학문적 모델 오이디푸스는 욕망을 추구하기보다 앎을 추구했다. 그러나 탁월한 지성 덕분에 전혀 예측 못했던 지식의 재난에 휩쓸렸다. 이는 현대과학이 만들어낸 예측하지 못한 재난과 유사한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은 대가”라고 전했다.

박 목사는 “기독교 경건주의 신앙은 오이디푸스보다 영과 육을 나누고 이승에서 저승으로 도망가게 하는 ‘오르페우스 신화’와 비슷하다. 이에 비하면 오히려 비극 신화가 기독교에 더 가까운 희망적인 불신앙”이라며 “프로이트 친구인 피스터 목사가 프로이트의 <환상의 미래>를 읽고 ‘무가치한 신자 천 명의 글을 읽느니 프로이트 같은 분별력 있는 불신자 한 명의 글을 읽겠다’고 한 의미가 여기 있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서충원 목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서충원 목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프로이트의 기독교 본질 오해와 왜곡

서충원 교수는 “과거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이 심리치료에 적용돼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서 건졌다. 정신분석은 환자들에게 억압에서 풀어주는 공감적 환경을 제공해, 감춰진 심리 내면의 진실에 직면하게 하고 부당한 억압에서 나오게 하며 과도한 것은 적절히 제어하도록 도와 정상적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며 “프로이트의 심리학적 통찰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고 넓게 했다. 그의 기독교 비판도 현실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병든 정서와 신앙을 점검하게 만드는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의의를 전했다.

서 교수는 “기독교 신앙은 신경증을 낳는 경우가 있다. 하나님을 두려운 심판자로 보고 그를 만족시키려는 것이 원인이다. 이때 하나님은 사실상 억압하는 아버지와 같다. 오늘날 많은 신자들은 정신분석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정서를 지니고 있고, 이를 왜곡된 신학으로 정당화하고 있다”며 “개신교회는 가톨릭보다 이원론적 요소가 많고, 유아적 환상에 머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자들 중 이런 병증을 드러내는 것과 그런 경향이 기독교 안에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프로이트의 유아성·초자아 비판은 수용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그는 “보이는 교회나 신자들에 대한 프로이트의 비판은 경청하고 수용할 부분이 많지만, 그가 성경에서 말하는 기독교 진리 자체를 신경증적·유아적 환상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해와 왜곡이다. 그는 병든 기독교, 진리에서 이탈한 영성을 기독교 신앙과 동일시해, 기독교에서 벗어나는 것이 현대 서구문명이 처한 위기에서 벗어나는 일이라는 아주 왜곡된 결론에 이르렀다”며 “그는 신경증자의 유아성과 진정한 영성의 본질로서의 유아성을, 초자아의 억압으로서의 죄책감과 도덕성의 증거로서의 죄책감을 각각 혼동했다”고 지적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서 목사는 “프로이트는 문명에 역기능적 역할을 한 기독교 도덕과 진정한 문명의 토대로서의 기독교 도덕을 혼동했다. 프로이트의 이런 왜곡이 단지 아마추어의 기독교 이해에 그친다면 심각하게 다룰 필요가 없겠지만, 문제는 그가 탁월한 사상가로 인정돼 기독교적 서구 문명을 파괴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데 있다”며 “그의 무신론과 유물론적 인간론은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도덕폐기론 흐름과 무관하지 않음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서충원 목사는 “기독교는 진리를 독점하지 않는다. 우리는 성경 진리를 수호한다는 이유로 무신론적 세속 이론들을 다 부정해서는 안 된다. 프로이트의 과학적 인간 이해에는 우리가 경청하고 교회에 적용해야 할 일반은총 진리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철저히 성경의 계시에 바탕을 두고 사고해야 한다. 성경의 기준을 넘어설 어떤 이성적·경험적 논리는 없다”며 “프로이트 무신론 철학은 문명의 토대에 대한 도덕적·영적 공격이다. 영적 공격에 대항하려면 먼저 교회가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하고, 거룩해야 한다. 우리 도덕성이 신경증적 초자아의 산물이 아니라, 깊은 영성의 산물임을 보여야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따르는 교회 외에 문명을 바르게 보존할 기관은 없다. 교회는 세상의 빛이고 세상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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