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 때 신앙 자유 찾아 홀로 월남… 故 김명혁 목사의 삶과 신앙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명혁 목사가 생전 작은 교회를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며 격려하던 모습. ⓒ크투 DB

▲김명혁 목사가 생전 작은 교회를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 주며 격려하던 모습. ⓒ크투 DB

18일 소천받은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 예장 합신 증경총회장, 한복협 전 회장)는 목회자이자 신학자로서 오랫동안 한국교회의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김명혁 목사는, 신의주제2교회와 평양서문밖교회에서 목회하다 공산당에 의해 투옥된 부친 김관주 목사 밑에서 철저한 신앙생활을 했다. 만 11세 되던 해인 1948년 8월, 가족들을 두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홀로 38선을 넘어 서울로 넘어왔다. 당시 옥고를 치르던 그의 아버지는 끝내 순교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고교 3학년 때도 주말이면 전도를 나갔다고 한다. 결국 그는 교회를 개척했고, 100명 가까운 성도들을 모이게 했다고. 주일마다 학교에서 오라고 했지만 가지 않아, 결국 월요일마다 벌을 받았고 끝내 정학까지 당했다고 한다.

이 경험은 훗날 김 목사가 주일시험 반대운동을 전개하게 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김 목사의 주일 성수관은 북한 시절 주일학교 교사들로부터 비롯됐다. 그는 “이인복·최병목·명선성 선생님들에게서 주일성수 신앙과 새벽기도, 순교신앙을 물려받았다”고 회고한다.

그 후 김 목사는 한경직, 명신홍, 김치선 목사 등 많은 믿음의 선진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목회의 길을 걸었다. 한경직 목사의 조언으로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B.A)를 수학한 후 용산 총회신학교에서 1년 공부하고 미국 필라델피아 훼이스신학교(B.D)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 후 웨스터민스터신학교(Th.M)와 예일대 신학원(S.T.M.), 아퀴나스 신학원(Ph.D)에서 역사신학을 전공한 후, 풀러신학교, 튀빙겐대 등에서 연구와 학문활동을 이어갔다.

한국에 돌아온 김 목사는 후암교회 교육목사를 시작으로 총신대 강사, 조교수, 부교수, 영안교회 담임목사, 강변교회 담임목사, 합동신학교 부교수·교수·교장을 거쳐 한기총 공동회장, 한복협 회장, 합동신대 교수, KWMA 공동회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한복협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한국교회와 사회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 성경적·복음적 시각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강변교회 은퇴 후에는 주님이 부르는 곳이면 작은교회든 외딴 섬이든 외국이든 달려가 복음을 즐겁게 전하는 ‘나그네’ 인생을 살아 왔다. 또 한국 사회의 건강성 회복과 평화적 통일을 위해 범종교계 지도자들 모임을 이끌어 왔다.

김 목사는 평생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을 강조하며, 기독교계가 겸손한 모습으로 사회를 섬겨야 한다고 부르짖어 왔다.

그는 서울 강남구에 소재한 강변교회를 개척해 28년간 목회하면서 그 중 10년간 사례비를 받지 않았다. 은퇴 후에도 사례비를 받지 않고 작은 교회들을 순회하며 격려해 왔다. 소천 당일에도 직접 운전해 춘천으로 작은 교회를 격려하러 가던 중 사고를 당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총회

“퀴어신학 이단 규정, 감리교 회복 단초… NCCK·WCC 탈퇴 보류는 안타까워”

행정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 지적 녹색·여성 신학 주창 실체 드러내 예문집 등 통한 사상 설파 막아야 기독교대한감리회 동성애대책통합위원회(위원장 김찬호 목사, 이하 위원회)가 지난 10월 30-31일 교단 제36회 총회 중 발견된 문제점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7…

남경필

전두환 전 대통령 손자와 함께한 남경필 집사 “마약 중독, 사랑이 답이다”

11월 6일 다니엘기도회 간증에서 남경필 집사는 아들의 마약 중독 문제와 가족이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공개하며, 마약 중독 문제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강조했다. 남 집사의 고백은 단순한 개인의 이야기 이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도회

美 기독교 지도자들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위해 기도하자”

11월 6일 새벽(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그를 지지해 온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건넸다.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BC)의 총회장이자 노스캐롤라이나주 히코리그로브침례교회의 담임인 클린트 프레슬리(Clint Pressley)…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탈북민 정유나 자매의 간증과 북한 MZ세대

북한 사람들 설득하기 위해서는 이념이나 정치적 방법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과 빛 통해서만 가능 대한민국이 헬조선? 북한은 ‘헬’ 北 MZ세대 한국 드라마 보면서 탈북 꿈꾸는 현상, 北 체제 붕괴 시사 동시에 자유 대한 향한 갈망 남북한 통합의 중요한 다리…

순교자의소리, 중보기도

中 경찰, 교회 세례식 급습해 고령 신자들까지 체포

중국의 존 차오(John Cao) 목사가 지난 10월 15일 원난성 전슝현에서 사역하는 창 하오(Chang Hao) 전도사를 방문해 새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푼 후 경찰에 연행됐다. 한국순교자의소리(이하 한국 VOM)와 그 중국 사역 파트너인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창 하오 전도사가 …

저스틴 웰비

英성공회 보수 지도자들, 동성혼 옹호 대주교에 회개 촉구

세계성공회미래회의(The Global Anglican Futures Conference, GAFCON) 지도자들이 종교개혁기념일을 맞아,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저스틴 웰비(Justin Welby) 영국성공회 캔터베리대주교를 질책하고 공개 회개를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캔터베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